문화유산국민신탁-아름지기 <이상 기념관> 건립
문화유산국민신탁-아름지기 <이상 기념관> 건립
  • 김창의 기자
  • 승인 2011.03.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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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의 대화 Conversations with Yi Sang”

[서울문화투데이=김창의 기자]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과 재단법인 아름지기(이사장 신연균)는 통인동 154-10번지에 위치한 이상의 집터에 시인을 위한 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

▲ 이상
그에 발맞춰 <이상과의 대화> 라는 이름으로 오는 6월까지 시인을 위한 퍼포먼스와 설치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조선 예술의 원천 중 하나로 꼽히는 서촌일대는 근대 문학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통인동 154-10번지는 이상이 3세부터 23세까지 살았던 백부 김연필의 집터 중 일부로, 지난 2009년부터 문화유산국민신탁과 (재)아름지기가 공동으로 <이상의 집> 건립사업을 진행 중이다.

2011년 6월 이후 착공해 연내 완공을 목표로 진행될 프로젝트는 기존의 기념관 형식을 탈피하고 인물을 기념하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며, 더불어 서촌 일대의 풍부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증폭시키기 위해 준비됐다.
 
이와 같은 취지는 기념관 착공 이전 올 1월부터 5월 말까지 현재 집터에 남아있는 가옥을 중심으로 “이상과의 대화” 라는 표제를 걸고 박제가 아닌 현재형으로 살아 숨 쉬는 이상을 만나기 위한 한시적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본 프로젝트는 두 개의 축으로 펼쳐지는데, 하나는 신화화 된 이상을 해체하면서 한국의 근대와 예술의 관계를 묻는 문화인류학적 접근이며 다른 하나는 일상에 침투해 주변과 함께 공생하는 진화하는 기념비/기념관(memorial/monument)을 실험하는 예술의 공공성에 대한 것이다.

“이상과의 대화”는 기념관의 안과 밖을 채워줄 수 있는 ‘내용(contents)'을 배양하려는 시도로서 예술과 일상의 문턱이 사라진 문화의 순환성을 추구한다. 또한 이러한 시도는 비록 이상이 직접 살지는 않았으나 1930년대 이후부터 70년 이상 한 자리를 지켜온 도시 한옥의 가치에 대해 던지는 질문이다.

▲ 이상의 집터 사진작가-황효철 출처-아름지기

 이상의 집터에 남아있는 가옥 자체를 WISE건축이 공간화 시키고, 그 공간을 밑바탕삼아 조형예술가 유영호는 가옥을 가로질러 전망대가 연상되는 축적 설치작업을 통해 식민시대와 근대의 접점을 보여주는 이상 문학의 근대적 시점을 공간화 한다.

이 작품은 서촌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막다른 골목의 연장의 의미를 지니며, 안팎이 열린 구조로 이뤄져 관람객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서로가 서로를 관찰하는 주체이자 객체인 양면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이상 가옥의 여러 필지를 조망할 수 있으며 근대 이후 개발된 서촌 일대의 무질서한 모습이 낯선 풍경으로 펼쳐진다.

또한 작가는 가옥 지붕 위에 설치되는 텍스트 작업을 통하여 비가해적이고 난해하기로 유명한 이상의 텍스트에 대한 시각적 메타포와 더불어 다양하고 풍부한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현대 도시 속 모더니티의 흔적을 좇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 온 작가 이주영은 미술작품이 된 가옥 내부를 작품 속에 숨어버린 이상의 일상을 만나기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한다. 이상이 운영했던 제비 다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공간은 다방, 작업실, 워크숍, 공연장 및 스크리닝을 위한 장소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이주영은 포르투갈 작가 페드로 라고아(Pedro Lagoa)와 함께 서촌 지역 주민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서촌 저널”과 어린이들과 함께 서촌 일대를 걸으면서 우러러보는 기념비가 아닌 일상 속에 공존하는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기념비를 발견하는 "기념비 투어”와 같은 진행형 프로그램(Program in Progress) 통해 작가와 참여자가 상호 교감을 시도하는 장소-특정적 미술(site-specific art)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줄 것이다.

미술비평가 정현은 이상 문학의 난해함과 언어적 이중성 덕분에 다양한 해석을 양산한다는 점을 착안해 이상 문학의 키워드 풀이와 응용, 출간된 관련 서적 목록 등을 정리하는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 과정은 이후 출판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 이상의 집 내부 사진작가-황효철 출처-아름지기

건축사진가 황우섭과 임진영 기자는 사진과 글로 이상의 집 프로젝트 과정 전체를 기록하는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오는 6월, 새로운 이상의 집 건립을 위해 해체되기 전까지 진행될 계획에 있다.

4월 6일을 오프닝을 시작으로 매주 정해진 시간에 두 달간 격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스케줄과 내용은 재단법인 아름지기 홈페이지와 프로젝트 블로그 ‘다방’ 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통인동 154-10번지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 국민은행의 후원을 받아 지난 2009년 매입했으며, 재단법인 아름지기에서 건축계획과 시설조성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문의 아름지기 www.arumjig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