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국제음악제호 선장 알렉산더 리브라이히'순항'
통영국제음악제호 선장 알렉산더 리브라이히'순항'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1.04.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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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TIMF 알렉산더와 그의 좋은 친구들부터 연광철 TIMF 앙상블 협연까지 브라보 만발.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홍경찬 기자]'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 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들이던 그날 생각 하시리' 김상옥 '봉선화' 시조에 윤이상 선생이 곡을 붙인 '편지(봉선화로도 불림)' 구절이다.

 '편지'는 독일서 '차세대 3대 베이스'로 인정받은 연광철과 TIMF 앙상블 협연 폐막공연으로 선보인 곡 중 하나이다.

▲ 2011 통영국제음악제 베이스 연광철과 TIMF 앙상블이 협연으로 폐막됐으며 내년 2012년 통영국제음악제를 기약했다.
 시조시인 초정 김상옥(1920~2004,통영)의 넷째 누님 김부금. 누님은 머나먼 함경북도 청진에서도 기차를 갈아타고 나진과 웅기를 거쳐 두만강 구역에서 내려 걸어서 최북단 두만강변의 변 씨 집성촌에 시집을 가서 살고 있었다.

 이곳은 북녘 땅에서도 오지다.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열입곱 살의 초정은 그곳에서 머물 때 이방에서 온 사람들로 비쳤을 것이다.

 두만강 인근서 누님과 함께한 초정은 고향 통영의 따스한 날씨며 고향 사람들의 정겨운 말씨와 바닷가 고향 음식이 무척이나 그리웠고 향수병에라도 걸렸을 것이다. '편지'(봉선화)는 이런 연유로 세상에 탄생했다.

 먼 땅 독일서 영면한 윤이상 선생의 동서양을 잇는 음악적 업적은 '편지'에 내재된 향수와도 비슷하다.

 리브라이히 예술감독과 팀프 사무국은 14일간의 통영국제음악제기간 동안 이런 세대와 장소를 뛰어넘고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기획력으로 '전환' 주제에 충실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공연 불발로 그의 좋은 친구들이 개막공연을 대신했지만 성공적이었다.

 요술당나귀,늦은 봄,한반도 등 프린지 공연으로 통영시민과 관광객 품으로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또 나이팅 게일 어린이 콘서트와 하이너 괴벨스,진은숙과의 심포지엄,레지던스 작곡가 렉쳐,서예리와 이고르 레비, 진은숙과 하이너 괴벨스 아티스트 레지던스 제도 등 새롭고도 신선한 시도로 음악제를 무르익게 했다.

 월간 객석의 창간 27주년 기념식,독일문화원,수원시청 문화과,수원예총,의정부 예술의 전당 사무국 관계자 등이 통영을 찾았다. 이번 통영행 방문객은 살아있는 윤이상 스토리텔링이다. 통영국제음악제 위상에 발맞춰 대한민국 완연한 봄과 함께 클래식 향연에 발걸음을 함께 했다.

 특히 'TIMF 심포지엄'은 알렉산더 리브라이히가 좌장을 맡아 작곡가 진은숙, 하이너 괴벨스가 토론자로 나서 윤이상 선생과의 인연,음악적 방향,공통점과 차이점, 후진 양성에 대한 자기만의 색깔 등을 솔직 담백하게 설명했다.

 심포지엄에서 리브라이히 감독의 손엔 루이제 린저와의 대담 '상처 입은 용'이 들려 있었으며 이 책으로 인해 통영에 왔다고 밝혔다.

 게다가 독일서 온 현악 4중주 '쿠스 콰르텟'과 재즈 보컬 나윤선, 한국의 작곡가들,아카펠라 중창단 '힐리어드 앙상블'의 공연 하이너 괴벨스의 음악극 '그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등 통영국제음악제 특유의 무대를 선사해 2012년 공연 기대감도 불러 일으켰다.

 또 매해 가을에 열리는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입상자 시리즈 중 김재영과 윤홍천의 공연은 젊은 연주자를 위해 레드카펫을 선물했다.

 선장의 매력적인 기획과 섬세함으로 통영과 통영국제음악제 곳곳에 적극적인 활기를 불어 넣었다. 통역을 대동한 관객과의 3일간 커피타임은 소통의 장으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좋은 입소문을 탔다.

 개막공연 뮌헨 앙상블과 TIMF 앙상블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는 일본 대지진에 내재된 비극성이라 밝혔지만 전쟁을 겪은 독일과 대한민국과도 뗄 수 없는 아픔이다.

 선장 알렉산더 리브라이히와 함께 '전환'으로 열 돌을 넘은 통영국제음악제호는 통영 바다와 세계 대양을 잇는 순항중이다. 나침반은 윤이상의 음악 정신이며 목표는 통영의 세계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