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산 팔각정 옆 ‘니콘 벚나무’ 서울 숲으로 옮겨
서울시, 남산 팔각정 옆 ‘니콘 벚나무’ 서울 숲으로 옮겨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1.04.0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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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지적 후 시민들 항의…수난사 기억하는 국민정서 표출에 ‘화들짝’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기자] 지난 달 28일자 본지 <서울문화투데이>에서 지적했던 ‘니콘 이미징 코리아’의 남산 팔각정 벚나무 식수에 대해 서울시가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서울시는 지난 달 25일 남산 정상 팔각정 광장에 식재했던 벚나무 1주를 서울 숲으로 옮겨 심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1일 ‘니콘 이미징 코리아’가 창립 5주년을 기념해 남산 정상에 위치한 팔각정 광장에 심은 지 두어 달 만이다. 서울시는 당초 니콘 측의 제의에 한 달여간 심사 끝에 식수 허가를 내리고, 니콘과 공동 관리 책임을 맡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는 즉각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니콘 측에선 창립 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였다지만 시민들은 식민지 기억의 재생이라며, 굳이 남산에 벚나무를 심은 것에 반발감을 드러냈다. 특히 당시 3.1절을 앞둔 시점이었다.

이에 본지는 남사모(남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시민들과 함께 이의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서울시도 신속히 대응, 지난달 25일 문제의 벚나무를 서울 숲으로 옮겼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벚나무의 서울 숲 이식 시 니콘 측 고객지원과장 1명도 참석했으며, 나무 납품업체에서 따로 제공한 4주의 다른 벚나무와 함께 서울 숲 33구역에 옮겨 심어졌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조금만 더 생각했어도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지적으로 서울 역사와 문화의 메카인 남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