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 ‘아름다운 우리 강산 展’
이한우 ‘아름다운 우리 강산 展’
  • 권대섭 기자
  • 승인 2011.04.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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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 고향’이 그림으로 왔네...

6월 29일까지 서초동 화이트홀갤러리서
                
바다가 보이는 어느 시골마을...초가집과 기와집이 듬성듬성 있는 굽은 길 따라 밭들이 펼쳐졌다. 낯익은 밭들이다. 그 밭에 흰 옷 입은 농부 가족이 오순도순 얘기하듯 일하고 있다. 밭 사이 길 위엔 새참 광주리를 머리에 인 아낙이 보인다. 아들인지 딸인지 그 뒤를 한 아이가 따르고 있다. 마을은 온통 나무들로 무성하다.

 작가의 고향 통영 바닷가 마을 풍경을 그린 것일까? 어린 시절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어느 시골에서나 볼 수 있었던 낯익은 모습.  그 풍경이 한없이 정겹다. 아마도 그림에 나온 풍경은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우리나라 농촌모습일 것 같다. 작가의 연배로 보아 그리 생각된다.

이한우 작가. 1927년생으로 우리나라 화단의 대원로 이시다. 프랑스 의회 초청으로 파리 룩상부르그 오랑쥬리에서 전시회를 열어 세계화단의 극찬을 받은 작가다. 한국 전통회화 양식을 고수하면서도 음률이 흐르는 듯 시적 화면을 실현시킨 현대적 기법으로 독보적 미술세계를 창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파트리쓰 드 라 뻬리에 미술평론가)

 이한우 화가의 전시회가 4월 21일(목)부터 6월 29일(수)까지 서초동 ‘화이트홀갤러리’(대표 윤학)에서 진행 중이다. 

 독특한 유화기법으로 한국적 정서를 구현한 ‘아름다운 우리 강산’시리즈로 프랑스에서 문화기사훈장을, 대한민국에서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한국의 대표적 작가의 전시회다.

85세의 연세에 이른 그의 열정은 어떤 경지일까? 앞으로의 꿈을 묻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화가로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베토벤이 귀가 안 들리게 된 후로도 수많은 명곡을 만들어낸 것처럼,  나이가 들어도 신체적인 불편함을 잊고, 그저 무아지경에 빠져 그림을 그려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는 일생을 더듬으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부잣집 출생도 아니고, 이른바 좋은 학교를 나와 동료들의 어깨너머라도 보면서 공부한 것도 아니라고 한다.

물동이 이고 가는 동네 아낙들의 살짝 나온 젖가슴과 배꼽을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각인된 정서, 고향 길을 거닐며 왜 논두렁보다 밭두렁이 많을까를 생각했던 소년이었기에 이토록 한국정서가 온전한 그림, 우리네 삶이 200% 투영된 그림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말하지 않아도, 굳이 이름 붙이지 않아도 전시회는 절로 <아름다운 우리 강산 展>이다. 그림을 보는 순간 토착적이며, 한국적인 정취에 금새 빠지고 만다. 그림만 보고도 시가 나올 것 같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봉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이원수 선생이 쓴 <나의 살던 고향은>노래를 만약 그림으로 표현하라면 바로 작가의 <아름다운 우리 강산 展>이 아닐까 한다.

오는 6월 29일까지 서초동 화이트홀 갤러리에서 작가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전시회 문의 : 화이트홀갤러리 02-535-7119 www.whitehall.kr

<이한우 화가 약력>
1927년 경남 통영 출생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역임
예술의전당 개관 기념전
중국 북경 남북미술합동전
프랑스 파리 MB화랑 초대전
프랑스 아르코 싸롱전 초대전
프랑스 파리 CMCOINARP 화랑 기획초대전
프랑스 유네스코 미로미술관 초대전
한불수교 120주년 기념초대전 (몽마르트미술관)
프랑스 상원의장 초청초대전 (룩상부르그 오랑쥬리전시관)

<수상경력>
국전 문화공보부장관상
서울시 문화상
통영시 문화상
프랑스 앙드레 말로 문화공로상
프랑스 문예기사훈장
대한민국 문화훈장 (은관)
한국미술협회 대한민국 미술인상 본상
한국언론인연합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