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박경리, 박경리, 박경리....
통영, 박경리, 박경리, 박경리....
  • 김종수 인턴기자
  • 승인 2011.05.0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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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연두에 물든 날 작가 박경리 3주기 추모제 엄수

지난 5월 4일 작가 박경리 선생 3주기 추모제를 기리기 위해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박경리의 생애, 그리고 통영’을 주제(통영문인협회 주관)로 김정자 부산대 국문학과 명예교수를 초청해 세미나를 열었다.

박경리 선생 3주기 추모제의 시작을 연 세미나에는 통영문인협회와 생전에 기거하던 원주지역 문인들, 김정자 교수를 위시한 부산지역 문인들이 대거 참석해 선생의 문학과 어머니로서, 여자로서의 삶과 고향 통영이 작품속에 남긴 그리움의 여운을 되짚어 보는 뜻 깊은 자리였다.

▲박경리 선생 3주기 추모 문학 세미나(강사 김정자 부산대 국문학과 명예교수)
박경리 선생은 지난 1955년 고향 통영을 등진 이후 49년 동안 통영을 찾지 않았다.
2004년 11월 4일, 고향을 떠난 지 49년이라는 세월 동안 고향에 오지 못한 선생의 사연들이 이번 세미나에서 소개 되었고, 선생의 작품에 나타난 향수들을 함께 추억해보는 시간이 됐다.

추모제 이튿날, 선생의 기일인 5월 5일 오전 9시에는 선생의 묘소가 있는 박경리 기념공원에서 통영, 고성, 거제 지역 청소년 백일장과, 오전 11시 선생의 추모식이 진행됐다.

▲헌화를 하고 있는 딸 김영주 토지 문화관장
통영 문인회 회원 강재남 시인의 박경리 선생의 시 '우주만상 속의 당신’ 낭독과 생전에 선생이 고향에 오지 못하고 49년 만에 다시 찾게 된 사연을 녹취한 대담을 청취하며 선생이 객지에서 고향을 그린 애틋한 마음을 함께 나누었다.

추모제엔 선생의 딸 김영주 토지문화관장과 원주문인협회, 전날 세미나에서 강연을 한 김정자 부산대 국문학과 명예교수와 부산문인회원들도 함께해 선생이 한국 근대 문학사에 남긴 족적을 함께 기렸다.

▲함께 헌화하고 있는 통영, 원주, 부산의 문인들
김영주 토지문화관장은 "통영 박경리 기념관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한 미안함을 느낀다. 올해 10월 제정될 박경리 문학상을 원주에서 개최하게 되었지만 통영시 문인들과 기념관의 협력을 바란다"며 "어머니의 유품들을 전해주지 못해 아쉬웠다. 3년간 대여 형식으로 원주와 통영에서 순환 전시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어머니 박경리를 통영, 원주의 작가가 아닌 “한국 문학의 어머니 박경리”로 기리고 추모하는데 두 지역이 협력해 달라고 말했다.

▲"한국 문학의 어머니 박경리"로 기리고 추모해달라며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어 고인에 대한 묵념과, 헌다, 헌화로 마친 추모제엔 문인들 외에도 문상객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선생의 빈자리를 새삼스레 느끼고 돌아갈 추모객들의 허전할 마음을 미리 알았는지 추모제 깃발에 쓰여 있는 선생의 시 한편이 돌아가는 추모객들의 마음을 위로하듯 나부끼고 있었다.

일 잘하는 사내 - 박경리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은가
젊은 눈망울들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다시 태어나면
일 잘하는 사내를 만나
깊고 깊은 산골에서
농사짓고 살고 싶다
내 대답

돌아가는 길에
그들은 울었다고 전해 들었다
왜 울었을까

홀로 살다 홀로 남은
팔십 노구의 외로운 처지
그것이 안쓰러워 울었을까
저마다 맺힌 한이 있어 울었을까

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않을 거야
누구나 본질을 향한 회귀본능
누구나 순리에 대한 그리움
그것 때문에 울었을 거야

-작가 박경리 선생 3주기 추모제-

▲ 헌화하는 고동주 전 통영시장
▲ 김영주 토지문화관 관장이 어머니인 박경리 선생에게 헌화하고 있다.
▲ 눈먼 말 시비에 꽃이 만발했다.
▲ 박경리 묘소에서 바라본 산양읍 영운리 앞 바다.
▲ 박경리 선생의 3주기 추모제 참배객.
▲ 작가 박경리 선생을 위한 묵념에 임한 유족인 김영주 토지문화관 관장과 내빈들.
▲ 초록이 연두에 문든 날 박경리 선생의 마지막 산문 중에서
▲ 통영과 원주와의 순환 유품 전시를 밝힌 김영주 토지문화관 관장
▲ 통영시의회 서국현,문성덕,이지연 시의원이 헌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