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전국 차인 발길 잡은 대표 프로그램
하동, 전국 차인 발길 잡은 대표 프로그램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1.05.09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6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의 정수…차인 한마당․섬진강 달빛차회 성황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홍경찬 기자]‘왕의 녹차 녹색 풍류’를 슬로건으로 한 제16회 하동야생차문화축제의 대표 프로그램 ‘대한민국 차인 한마당’과 ‘섬진강 달빛차회’가 전국의 수많은 차인들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 인산인해 이룬 축제 현장
 지난 7일 오후 2시 차 시배지 하동 화개면 야생차문화축제 주무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차인 한마당은 왕에게 차를 올리고, 왕이 차를 하사하는 궁중의 차 문화가 재연돼 관광객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재)명원문화재단과 (사)한국다도연합회가 공동주관한 차인 한마당은 장엄한 궁중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무대 중앙에 위치한 왕에게 차를 올리는 진다의식(進茶儀式)을 시작으로, 왕이 손님들에게 차를 접대하는 접빈다례(接賓茶禮),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다양한 차를 맛보게 하는 들차 체험 순으로 진행됐다.

  왕에게 차를 올리는 진다의식과 왕이 차를 내리는 접빈다례는 궁중의식의 하나로 현재 궁중기록에 많이 남아있지만 일반인이 접하기는 어려운 풍경이다.

▲ 하동에서 열린 왕의 녹차 축제를 찾은 전국 관광객

  이날 행사에서는 차를 진상 받은 왕이 하동지역 차 생산농가 대표 10명에서 직접 차를 내리는 퍼포먼스를 재연해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차인 한마당에서는 전국의 유명차회 회원 3000여명과 경주․대구․목표 등 전국의 각지에서 참여한 200여석의 들차회가 마련돼 다양한 차와 다식을 맛보는 색다른 체험기회가 되기도 했다.

  특히 들차회는 들이나 강․산 등 아름다운 자연에서 찻자리를 펼쳐놓고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차를 함께 나누는 우리나라의 전통 차 문화의 하나다.

  이날 들차회에서도 전국 각지에서 온 차인회가 ‘왕의 녹차’ 명품 하동녹차를 비롯해 경주의 송화차․잎차․매화차․표고버섯차, 대구의 보이차․발효차․가루차, 목포의 잎차․황차, 구례의 잎차 등 다양한 차를 선봬 차 체험과 함께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수원의 한 다도반에서 회원 40여명과 함께 차인 한마당을 찾았다는 이원희씨(32)는 “왕에게 차를 올리고 하사하는 궁중의 차 의식을 직접 보게 돼 이채로웠다”며 “들차회에서는 대구의 보이차 맛을 봤는데 차 맛도 차 맛이지만 차 시배지 화개동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차를 마시니까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후 7시 악양면 평사리공원 은빛모래밭에서는 물과 불과 바람이 있는 ‘섬진강 달빛차회’가 펼쳐져 장관을 연출했다.

  섬진강 달빛차회에는 전국의 차인과 국내․외 관광객 1000여명이 참석해 은은한 달빛 아래에서 남녀노소가 하나 되는 차의 향연이 펼쳐졌다.

▲ 하동 달빛차회
 무대 위에서는 감미로운 가곡과 시낭송, 25현금의 이중주가 흐르고, 때론 열정적인 사물놀이와 환상적인 샌드 애니메이션, 서예 퍼포먼스가 펼쳐져 관광객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또한 무대 아래 드넓은 은빛 사장에서는 모래방석 위에 다반을 펼쳐놓고 조각달을 벗 삼아 차 한 잔 가득 마셔보는 풍류의 시간을 즐겼다.

  달빛 차회에 참석한 박대영씨(49․창원시 용호동)는 “많은 축제를 다녀봤지만 이렇게 강변의 달빛 아래에서 자연을 벗 삼아 모든 관광객이 차를 나누며 하나 되는 광경은 처음”이라며 “야생차축제의 대표 프로그램답게 축제의 정수를 보여주는 품격을 높은 행사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