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통(通)한 남창(男唱)의 득음(得音)!!
피를 통(通)한 남창(男唱)의 득음(得音)!!
  • 김창의 기자
  • 승인 2011.05.3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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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보호재단, 명창 5인의 연속공연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이세섭)이 <피를 통(通)한 남창(男唱)의 득음(得音)!!>을 주제로 천하 5대 남창 판소리 눈대목 - 득음(得音) 공연을 준비했다.

이번 공연은 판소리인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적벽가, 수궁가의 ‘눈대목’을 최고의 소리로 만나볼 수 있는 무대로 특별히 기획됐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남자 명창 5분이 모두 출연하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판소리’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중요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세계적 무형문화유산이다. 특히 ‘득음(得音)’은 피나는 노력과 연마로 세상만물의 소리를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경지를 말한다.

득음의 경지에 오른 소리꾼은 ‘완창’을 발표하며, 완창을 성공적으로 공연한 명창은 판소리 ‘눈대목’을 골라 연창한다.

눈대목은 판소리 각 바탕에서 가장 백미(白眉)로 꼽는 대목을 말한다. 보통의 판소리 공연이 3시간에서 10시간에 이르는 ‘완창 발표’로 진행되다 보니 일반인들이 편하게 즐기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이번 공연은 각 판소리의 대표가 되는 <눈대목>을 중심으로 남녀노소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공연 보기

○ 6월 13일 - 박초월제 수궁가 (조통달 명창)

조통달 명창이 박초월에게 배운 수궁가를 유태평양, 이재영과 함께 부른다. 박초월이 전수한 수궁가는 정광수에게 배운 유성준제 수궁가이다. 유성준은 송흥록-송광록-송우룡으로 이어온 동편제 수궁가를 부르던 명창인데 임방울, 김연수, 정광수 세 사람에게 수궁가를 가르쳤다.

 박초월은 25세경에 정광수에게, 30세경에 임방울에게 배웠기 때문에 정광수나 임방울의 수궁가를 조화롭게 접목해 박초월만의 소리를 제자들에게 가르쳤다. 조통달은 어려서부터 박초월을 사사해 수궁가와 흥보가를 잘 부르는 명창으로 유명하다.

이 날 고수로는 현재 최고의 명성과 예능을 자랑하는 김청만 명고와 그의 제자 정준호가 출연한다. 김청만은 여러 음악가를 사사했지만 그의 고법은 김동준을 사사한 것인데 한 배가 정확하고 소리의 맥을 잘 살리면서 맺어주기 때문에 명창들이 제일 선호하는 명고수이다.

○ 6월 14일 - 박봉술제 흥보가 (송순섭 명창)

송순섭 명창이 제자 박명언, 이소연과 박봉술바디 흥보가를 부른다. 박봉술은 송광록-송우룡-송만갑으로 내려온 동편제 소리를 그의 형인 박봉래에게 배웠다. 박봉술은 목을 다쳐 고음이 제대로 나지 않았지만 학습이 좋아 가장 실력 있는 명창으로 자타가 인정하던 판소리의 대가였다.

그는 많은 사람을 가르쳤지만 그 중 송순섭이 적벽가의 예능보유자로 인정돼 홍보가와 수궁가를 전승하고 있다. 송순섭은 적벽가와 수궁가, 흥보가의 사설집을 책으로 내고 제자들에게 동편소리를 가르치고 있는데 그에게는 남자 제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송순섭의 판소리에는 박근영과 그의 제자 최광수가 출연한다. 박근영은 김명환의 제자였던 아버지 박오용의 고법을 전수받아 대전무형문화재 제17호 판소리고법의 예능보유자가 됐다.

○ 6월 15일 - 김세종제 춘향가 (최영길 명창)

최영길 명창이 딸 최진숙과 제자 송문경과 함께 김세종 바디의 춘향가를 부른다. 최영길이 부르는 춘향가는 정응민에게 배운 성우향을 사사한 것이다. 정응민은 정재근을 사사했는데 정재근이 박유전의 서편제소리와 김세종에서 김찬업으로 내려오는 동편제소리를 사사했기 때문에 흔히 보성소리라고 하는 정응민의 소리는 서편바닥에 동편의 진중한 창법이 가미돼 한층 업그레이드된 작품성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제일 널리 보급된 춘향가인데 성우향 예능보유자 뿐만 아니라 성창순과 조상현은 물론이요 김수연, 김영자, 정춘실, 오비연 등도 김세종제 춘향가를 가르치고 있다. 최영길의 딸 최진숙도 최영길에게 춘향가를 배운 다음 성우향을 직접 사사해 김세종제 춘향가를 부르고 있다. 고수로는 김규형과 이태백이 수고하게 된다.

   ○ 6월 16일 - 강산제 심청가 (김일구 명창)

김일구 명창이 김금미, 이연정과 함께 강산제 심청가를 부르게 된다. 이 심청가는 박유전-정재근-정응민으로 내려오는 심청가인데 박유전의 호가 강산이었기에 강산제 심청가라 부른다. 작품성이 높아서 예능보유자로 성창순과 조상현이 지정됐는데 성우향, 장영찬 등도 이 심청가를 부르고 가르쳤다.

김일구는 박봉술의 제자로 적벽가의 전수조교로 지정됐지만 심청가만은 보성소리를 이어받은 장영찬에게 배웠기 때문에 강산제 심청가를 하고 있다. 고수로는 서울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인 정화영이 제자 강형수와 번갈아 수고하게 된다.

 정화영은 김동준의 고법을 전수받았는데 다양한 가락을 적재적소에 구사하는 고수로 유명하다. 지금은 서울 판소리고법의 예능보유자일 뿐만 아니라 국립국악원 민속악분야 원로단원으로 노익장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 6월 17일 - 임방울제 적벽가 (정철호 명창)

정철호 명창이 제자 이일규, 박정아와 함께 임방울 바디 적벽가를 부른다. 정철호 하면 많은 사람이 판소리고법의 예능보유자를 떠올린다. 하지만 그는 본래 판소리 명창이고 판소리 작곡가이다.

누대 음악을 전승한 예능인 가정에서 태어나 10대부터 배운 것이 판소리인데, 처음 정식으로 판소리를 배운 분이 바로 아버지의 친구였던 임방울이기 때문에 그는 늘 임방울의 제자임을 내 세운다.

마음 같아서는 임방울바디의 소리로 판소리 예능보유자가 되면 임방울의 소리를 제도적으로 전승할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무척 원했지만 세월만 자꾸 가면서 그 소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어떻게 보면 이번 무대가 정철호에게는 판소리 명창으로 거듭나는 무대가 될지 모른다

. 다시 얻은 목으로 오래 오래 숙성시킨 임방울바디 적벽가를 불러 줄 것이기 때문이다. 고령이기 때문에 정철호 명창은 핵심 대목만 하고 긴 대목은 공들여 가르친 제자 박정아가 연창한다. 고수도 본인의 제자인 조용수와 박정철이 맡게 된다.

 

무형문화재 다섯 분과 판소리 다섯 바탕의  ‘천하 5대 남창 판소리 눈대목 - 득음(得音)’은 과거와 현대를 연결하는 소통(疏通)의 소리판이며, 현대인들의 가슴에 추임새 한 가득 움켜줄 감동의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공  연 : 천하 5대 남창 판소리 눈대목 - 득음(得音)
  ○ 일  시 : 2011. 6. 13.(월) ~ 17.(금) 오후 8시, 총 5회
     - 6. 13. (월) : 조통달(판소리 예능보유자후보)의 수궁가
                   * 국악신동 유태평양 동반출연
     - 6. 14. (화) : 송순섭(판소리 예능보유자)의 흥보가
                  * 박봉술 국창(國唱)의 손자 박명언 동반출연
     - 6. 15. (수) : 최영길(판소리 이수자)의 춘향가
                  * 최영길 명창의 딸 최진숙 동반출연
     - 6. 16. (목) : 김일구(판소리 예능보유자후보)의 심청가
                  * 김일구 명창의 수제자 김금미 동반출연
     - 6. 17. (금) : 정철호(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의 적벽가
                  * 임방울 국창(國唱)의 손자 제자 박정아 동반출연
  ○ 장  소 :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