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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룡 통영시 향토역사관장, 고집과 애향심으로 세운 향토역사관
"수집도 제대로 하려면 알아야 할 수 있다" 보여주는 것보다 가르치는게 중요
2011년 06월 06일 (월) 10:41:30 김종수 기자 cnk@sctoday.co.kr

지역의 향토자료를 전시하는 박물관, 역사관은 전국 각 지역에 건립되어있다. 이 중 유일무이하게 한 개인이 수집한 소장품만으로 역사관을 개관한 곳이 있다. 수집한 향토유물과 사료가 3천여 점에 이른다. 애향심과 향토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관심 없이는 힘들다.

통영을 무대로 촬영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하하하' 속의 다소 생뚱맞은 고집을 가진 향토역사관장(기주봉 역)을 기억하며 김관장을 만났다. 홍상수 감독도 김관장의 고집과 고향에 대한 애착에 반해 향토역사관장을 극중에 넣었다한다.

김일룡 통영시 향토역사관장의 첫인상은 온화하고 친근했다. 직접 향토역사관 안내를 했다. 전시품들에 대한 자세하고 재밌는 설명을 듣다보니 고향 통영에서 30여년을 살아온 필자도 몰랐던 통영과 통제영, 이충무공에 대한 사실들을 알게 됐다. 수집도 제대로 하려면 알아야 한다는 김관장은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시원하게 대답해줬다. 통영과 통제영, 이충무공에 관한 김관장의 지식은 끝을 알 수 없었다.

향토역사관 안내를 받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꿋꿋이 향토유물을 수집해 전시하고 관광객들에게는 통영을 알리고, 시민들에게는 향토역사교육을 해온 김관장의 고집과, 뿌리를 제대로 알아야 애향심과 문화에 대한 자긍심도 생겨난다는 그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통영시 향토역사관이 위치한 세병로 일대는 통제영지 복원공사가 한창이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향토역사관 관람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우려와는 달리 향토역사관 내부는 조용했다. 마침 찾아간 날이 월요일이었는데 휴관인줄 알고 찾아오는 관람객이 적다한다. 다른 박물관 미술관 등과 달리 통영시 향토역사관은 월요일은 개관하고 국경일과 매주 목요일이 휴관일이다.

김일룡 향토역사관장의 안내로 향토역사관을 관람 후, 본지 김충남 경남본부장과 향토역사관과 통제영지 복원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김일룡 통영시 향토역사관장

-개인 소장품들로 향토역사관을 개관한 걸로 안다. 수집할 때 박물관 개관을 염두에 두었나?

자그마한 향토역사관을 만들어볼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고려화랑(高麗畵廊)을 운영하며 통영과 관련된 유물들을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수 천점을 수집해 개인적으로 15차례의 ‘통영 향토사료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오직 통영과 관련된 사료들만 모았다. 수집유물들이 늘어가면서 시대별로 분류하고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1996년 내무부에서 각 시군에 향토 사료를 전시하고 연구할 지역별 향토역사관의 설립을 권장하고 국비지원을 약속한다는 시책이 발표되었다. 이에 통영시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었으나, 사실 처음에는 내가 동참하기를 꺼려했다. 내 스스로 독립된 공간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결국 통영시에 협조하여 그 다음해(1997년) 10월, 이곳에 통영시 향토역사관을 열게 됐다. 당시 이러한 정부 시책에 의해 개관한 지역 향토역사관으로는 전국에서 유일했다.

향토역사관 내의 전시품들 대다수가 그 뿌리를 캐보면 통제영으로 귀결된다. 전시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통제영12공방’도 통제영이 있었기에 발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전시품들도 통제영과 관련된 자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향토역사관내 관람객 안내 외에 통제영지 일원에서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향토역사교육을 하고 있는데, 어떤 연유로 하게 되었나?

수집을 하면서 많은 유적과 유물들이 훼손되어지는 걸 보았다. 향토사 연구 자료로써 그 사료적으로 가치가 큰데 이를 잘 알지 못해 본의 아니게 유실되는 경우가 많았다. 자기 고장의 역사에 대해 무관심해서 그랬다. 통영의 뿌리와 그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게 되면 전통문화와 통영의 정신도 자연히 보존되고, 계승된다고 하겠다.

향토역사관을 찾는 관람객에 대한 안내만으론 부족함을 느껴 10여 년 전부터  통제영 복원지 일원을 찾는 관광객들에 대한 안내와, 청소년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450여회에 걸쳐 1만8천여명을 대상으로 강좌를 했다. 대상도 방학기간중인 청소년들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향토스쿨, 민방위, 새마을을 비롯해 시민 봉사단체 등 다양하다. 지금도 년 2~3회 정도 꾸준히 하고 있다.

박물관은 전시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 아니다. 유물을 발굴, 수집해 연구하고,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정리하는 교육기관이다. 전시중인 수집품과 수집 도중 알게 된 관련 사실들을 관람객들과 함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지식의 공유가 향토역사관에 한정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필요하면 찾아가서 알리는 것이 당연하다. 이제 나이가 들어갈수록 혼자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관련 모형재현과 영상실 등의 시설확충이 필요한 이유이다.

   
▲전시관 내 전시품들에 대한 안내를 해준 김일룡 관장 
-통제영지 복원과 판옥선 건조 등 통제영, 이충무공 관련 유적들이 복원중이다. 이에 대한 단상은?

이충무공을 브랜드로 내세우는 지역은 통영을 비롯해 남해, 여수, 해남, 목포, 아산 등 여러 곳이 있다. 이제 이충무공만으로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다. 통영의 경쟁력은 이충무공 신화와 함께 '통제영'에 있다. 이충무공과 통제영이 통영의 경쟁력이고 그 통제영의 중심이 바로 세병관이 아닌가 싶다. 민족적 자긍심과 함께 극일혼을 일깨우는 통제영지의 복원이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통제영지를 복원하고 거북선과 판옥선을 복원해 강구안에 띄우는 것만으론 관광객들을 만족시키기엔 부족하다. 그건 일종의 세트일 따름이다.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 같은 때 관광객들은 많은 정보를 검색하고 온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만 하면 관광객들은 실망하고 다시 찾지 않게 될 것이다. 관광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복원된 유적에 걸 맞는 보고 듣고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관광객들에게 역사와 문화의 이야기가 엮어져 살아 숨 쉬는 체험적 현장이 되어야 한다.

-통제영지 복원이 거의 끝나가는데 향후 향토역사관은 어떻게되나?

통제영 복원지내의 건물들이 전통 기와의 목조 건물인데 반해, 콘크리트로 지어진 향토역사관 건물은 이질감과 위화감이 느껴지고 조망권도 막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기존의 건물을 임시로 리모델링하여 역사관으로 개관 될 때부터 예견되었다. 이제 통제영지 안으로 이전하여 새롭게 정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통제영 일대의 주변경관을 복원해 조망권을 살리고 공원을 조성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야간 조명을 설치해 옛 통제영의 위용을 되살려야 한다. 이렇게 통제영지의 복원이 이루어지면, 이충무공과 통제영 및 통제영12공방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체계적으로 소개할 '통제영 역사박물관'(가칭)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통영의 정체성 확립에 대한 통영시의 보다 장기적 계획이 입안되기를 기대한다.

향토역사관과는 별개로 향토자료에 대한 채록과 수집은 계속하고 있고, 관련 논문도 여러 편 집필했다. 현재도 논문과 시나리오를 집필중이다. 역사관의 거취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수집과 연구 활동은 계속하고 싶다. 후세에 남겨줄 유산은 단순히 전시를 위한 유물이 아니라 그 안에 깃든 정신과 역사이다. 그 정신과 역사는 전시만으로 물려줄 수 없다. 더 많은 연구자료를 모아 가르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조선 수군조련도 앞에서 관람과 안내중인 김관장과 김본부장
수집도 제대로 하려면 알아야 한다는 김관장의 말처럼 그의 향토역사에 대한 지식은 끝을 알 수 없었다. 지역의 향토사에 관한 자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음에 손수 수집하고 연구해온 김관장이 자신의 수집품들로 향토역사관을 개관하고, 직접 안내와 강좌를 할 정도의 지식을 얻기 위해 배우고 연구했을 시간들과 고집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3천여 점의 유물들보다 그만큼의 유물을 수집하며 연구한 그의 지식들이 더 귀중한 향토사적 가치를 가진 자료일 것이다. 비록 지역의 작은 향토역사관에 지나지 않지만, 그의 근성과 애향심, 문화에 대한 자긍심만은 여느 대형박물관에 뒤지지 않았다.


통영시 향토역사관은 통영시 세병로 통제영지 복원지에 위치해있으며, 관람료는 무료, 휴관일은 국경일과 매주 목요일이다.

문의 전화: 055)650-4593  통영시 향토역사관 인터넷 홈페이지: http://history.tongyeon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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