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기행]우리가 슬프게 만나야할 역사 <자유수호역사박물관>
[박물관기행]우리가 슬프게 만나야할 역사 <자유수호역사박물관>
  • 현창섭 기자
  • 승인 2011.06.13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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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고 기념할 것 많던 5월이 지나면 6월이 되면 좀 쓸쓸해지는 것 같다. 북적되던 잔치가 끝나고 반가웠던 손님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뒤에 혼자남아 정리할 때의 그런 느낌 같은 것이 6월에는 있는 것 같다.박물관 기행이 6월에 찾아간 곳은 동두천 소요산 자락에 위치한 ‘자유수호평화박물관’ 이다.

1호선 끝 ‘소요산’역에서 등산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수 있다. 소요산은(587m)로 해발은 별로 높지 않지만 수목과 폭포, 봉우리가 줄지어 있어 가볍게 다녀볼 수 있는 곳이다. 역전 앞은 유원지의 느낌이 많이 나며 깨끗하게 정비된 ‘맛의 거리’를 구경하며 올라가자. ‘자유수호평화박물관’은 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가벼운 등산을 각오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실제로 소요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지나가며 많이 들르는 곳이고 특히 6월은 각 학교에서 단체로도 많이 온다고 한다.

‘자유수호평화박물관’은 잊혀져 가는 6.25전쟁에 대한 이해와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뜻을 기리고 유엔 참전국과의 우호 증진을 위해 건립된 박물관으로 6.25전쟁 참전 21개국 유엔군 활약상과 관련 유물 및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둘러보기

자유수호평화박물관은 하나의 박물관이라기보다 공원이라는 느낌이 먼저 든다. 매표소를 지나 본관에 들어가기까지 넓은 마당은 야외전시장으로 꾸며져 있다. 야외 전시장은 6.25전쟁부터 최근까지 군에서 사용하던  비행기, 탱크등 총15점의 대형 장비를  전시하고 있다. 직접 들어가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곳곳에 벤치도 마련돼 있어 조용히 쉴수도 있다.

본관 건물에 들어서기 전 재미있는 동상 하나와 만나게 된다. ‘벨기에 오줌 누는 소년상’이 그것인데 6.25참전국인 벨기에와의 우호증진을 위해 6.25전쟁에 참전했던 벨기에 장병들의 기부금으로 2003년에 세워졌다.
로비에 들어서면 대형 이미지부조 12와 마주하게 된다. 일제통치 해방에서부터 6.25전쟁발발과 휴전하기까지의 역사적 사실을 부조로 표현하고 있다. 짧게나마 우리 역사를 차근차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1층에 마련된 특별전시실에서는 2011년 자유수호평화박물관 기획전시회 <한국전쟁과 동두천>이 진행 중이다.

한국전쟁 당시 동두천은 38선과 인접하고 3번 국도가 남북으로 지나는 등 서울을 방어하는 중요한 요충 지역으로 6월 25일 전쟁 발발과 더불어 소요산과 동두천을 중심으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또한 중국군이 서울을 재차 점령하기 위한 대춘계공세시에도 전략적 거점인 동두천을 사수하기 위하여 국군과 더불어 UN군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진행 중인 특별 기획전시회에서는 칠봉산 전투지역에서 출토된 한국전쟁 유해발굴품과 중공군의 무기류인 기관총,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 하봉암동에 주둔하고 있던 노르웨이 야전병원에서 사용했던 의료기구 등 관련 전시품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 동두천 야전병원과 유물들을 눈여겨볼 만하다. 과학서적과 수술가방, 수술도구 등 야전 의료 유물들을 만날 수 있는 흔치않은 자리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노르웨이 정부는 UN측의 요청으로 의료지원분대를 파견하기로 하고 1951년 3월 중순에 노르웨이군 당국의 지원을 받는 외과병원을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1951년 5월 31일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의 제1대대가 항공편으로 일본에 도착하였고 6월 22일 총 83명으로 편성된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은 한국에 도착하였다. UN군사령부 예하 의무당국자들의 협의를 거쳐 미(美) 제8군 예하의 미(美) 제1군단지역 내에서 병원을 운영하게 되었고 병원은 동두천시 하봉암동에서 노르웨이 육군 이동외과병원(NORMASH)이라 했다.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NORMASH)은 병원 및 행정의 두 중요부분으로 분할돼 있었다. 각 제대별 근무기간은 6개월간이며 한국전쟁 기간 중 7회에 걸쳐 제대교대가 있었다. 병원의 설립 기초부터 미국 연락장교가 병원에 파견돼 미 제8군과 업무연락을 담당하고 제반 협조사항을 처리했다.. 또한 NORMASH는 그 당시 거의 완벽한 최신 의료지원 갖추고 있어서 모든 부상자들을 수술하고 치료할 수 있었다고 한다.
 
2층 주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UN참전국들의 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전투지원국과 의료지원국을 한눈에 분수 있는 자리다. 각 나라별로 정리된 부스에는 그 당시 참전국들의 참전현황과 그와 관련된 유물, 또 각 나라의 다양한 군복 디자인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또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선진국들 외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룩셈부르크, 에티오피아 등 우리가 소위후진국이라 믿고 있는 나라의 장병들도 멀리 한국 땅 까지 와 피를 흘렸음을 알 수 있다.

3층 전시장으로 올라가는 복도에는 6.25관련 사진자료 들도 전시돼 있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있었지만 그 너머로 희미하게 보이는 평화의 기운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싶다. 3층 전시장은 소상영관과 인천상륙작전관련 영상과 자료들, 그리고 동두천의 어제와 오늘을 만날 수 있다.

자유수호평화박물관은 가벼운 마음으로 들를 수 있는 박물관은 아니다. 필연적으로 전쟁과 마주 해야 하며 어떤 명분으로도 전쟁이란 우리에게 너무 많은 대가를 요구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휴전’이란 이름하에 아슬아슬한 평화가 계속되고 있지만,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종교의 이름으로 인종의 이름으로 또는 수많은 이유와 이유들로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물관을 내려오는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다.


관람요금
개  인 : 1,000원(성인), 500원(청소년/군인), 400원(어린이)
단  체 : 800원(성인), 400원(청소년/군인), 300원(어린이)
동두천시민 : 500원(성인), 250원(청소년/군인), 200원(어린이)
단, 단체 30인이상, 군인-정복 착용자
감면대상 : 국가유공자, 장애우, 경로우대자, 미취학아동

관람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가능시간 : 종료 30분전까지
휴일
1월 1일, 설날, 추석
매주 월요일(공휴일일 경우 익일)

문의 : 전 화 : 031)860-3330~3 /
       http://www.ddc21.net/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