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쑤! 정옥향 명창 '우리네 가락 선보인 좋은 음악회'
얼쑤! 정옥향 명창 '우리네 가락 선보인 좋은 음악회'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1.06.1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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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찾아가는 무형문화재 이은관ㆍ최창남 가락의 멋 선사

[서울문화투데이 홍경찬 기자]'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저리 가거라 뒤태....네가 무엇을 먹으라느냐~ 이리 오너라, 업고놀자~ 얼쑤!'.

▲ 정옥향 명창이 남도민요 쾌지나칭칭나네를 김사랑 이안나 양과 열창하고 있다.

  '2011 찾아가는 무형문화재'가 지난 17일 오후 3시 종로구민 대강당에서 백여 명의 관객이 자리한 가운데 무희 5명이 북장단에 난타를 선보이며 막이 올랐다.

이어 정옥향 명창이 '춘향전' 사랑가의 한 대목을 풀어 헤치며 시작한 이번 공연은 우리네 가락의 진면목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최창남(중요무형문화재 제19회 선소리산타령 예능보유자)인간문화재의 장단에 맞춰 경기민요 뱃놀이 등이 올려졌으며 이어 김정희(어울무용예술단 단장)ㆍ유기영(살풀이 연구소장)의 교방무는 절묘한 궁합에 맞춰 환상의 손짓으로 임금이 자리한 듯 했다.

▲ 배뱅이굿 진면목을 선사한 이은관(95세) 인간문화재

 인간문화재 이은관 명창(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예능보유자)의 배뱅이굿은 이날 공연의 절정을 장식했다. 95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숨진 딸의 혼령을 소리로 불러낸 듯 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우렁차고 힘찬, 그리고 애절함이 배어있는 구슬픈 가락에  관객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외 김종만(양암원형판소리보존연구원)서울동부지부장의 판소리 '수궁가', 정옥향 명창과 함께 김사랑,이안나 양이 '남도민요'중 쾌지나칭칭나네 등을 선보이며 무대는 막을 내렸다.

이날 공연이 끝난 후 고수를 맡았던 유인상(대불대 전통연희학부) 교수는 "오늘 알짜배기 공연은 여기 다 모였다. 호응도가 좋았고 즐겁게 임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소리꾼들이 모인 것이다. '품바'와 '배뱅이굿'은 진국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춘향전 사랑가의 한 대목을 선보인 정옥향 명창.

 주민 나영계(종로구 창신3동, 79세)씨는 "우리네 가락을 들으니 아팠던 허리가 다 나은 거 같다. 정옥향 명창이 돋보였다"라고 소감을 전했으며 박원기(종로구 창신동,82)옹은 "아주 즐거웠다. 박수를 치며 흥겹게 잘 봤다"라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 앞서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인사말에서 "여기 오신 분들은 무형문화재에 감각이 있는 분들이다"며 "17만 종로구민 모두다 우리 음악을 사랑하고 계승 발전시키는데 일임을 하고 있다"라고 운을 뗀 후 "강당이 꽉 차도록 추임새를 넣어 달라"고 당부했다.

▲ 김영종 종로구청장, 조윤희 여사(종로구 박진 국회의원 부인)가 이번 2011 찾아가는 무형문화재 작은음악회에 참석했다.

  박진 국회의원 부인 조윤희 여사는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며 문화를 지키고 전승, 발전시키는 분들이 종로 여기에 다 모이셨다. 열 분의 힘이 커져서 백 명의 힘이 돼 우리 문화가 지켜지도록 애쓰고 계신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흥겨운 시간이 되기를 덧붙였다.

이번 작은 음악회를 주최한 정옥향 명창(양암원형 판소리 보존연구원 이사장)은 "효는 백의 으뜸인데 이번 작은 음악회에서 부모님 모시고 자리를 함께하는 관객이 보였다"며 "일 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준비해 호응도가 더욱 커지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2011 찾아가는 무형문화재 작은 음악회'는 (사)양암원형판소리보존연구원이 주최하고 (사)국악로문화보존회가 주관하며 한국문화재보호재단과 종로구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