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 이운행렬 재현 ‘천 년의 지혜’ 되새겨
팔만대장경 이운행렬 재현 ‘천 년의 지혜’ 되새겨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1.06.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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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 D-100, 지역 · 종교 아울러 국민대통합 난국극복의지 담아

 대장경 천 년의 가치를 되살리고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11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국민대통합 기념식과 대장경 이운행렬을 재현한 행사가 사상 최대 규모로 지난 19일 서울 조계사와 인사동 일원에서 거행됐다.

▲ 2011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적 대국민통합식이 열린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이날 조계사에서 오후 1시부터 열린 ‘대장경 천년 국민 대통합 기념식’에는 김두관 경남도지사, 모철민 문화쳬육관광부 제1차관, 하창환 합천군수, 해인사 선각 주지스님, 조계사 포교원장 혜총 스님 등 신도와 시민 천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기념사를 통해 “천 년 전 이 땅 위에 거대한 문화 지식혁명으로 대장경이 발원했다. 지역과 종교를 넘어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운을 뗀 후 "대장경은 기록문화의 정수로 남아 지혜와 문명의 빛을 전해주고 있다. 법고창신과 온고지신 말처럼 옛 것에 대한 철저한 연구에, 미래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동반될 때 새로움이 창조된다. 선조들의 기록문화를 세계에 당당히 알리고 글로벌 스탠다드로 만들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또 "45일 간의 꿈같은 축제가 곧 열린다. 대장경에 담겨 있는 옛 성현의 말씀이 현대인의 가슴속에 아름답게 남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팔만대장경의 숭고한 기록문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해인사 선각 주지 스님은 기원문 낭독에서 “우리 국민은 정보화·물질화 가치관 속에, 갈등과 모순, 대립 불안, 허탈감에 깊이 빠져 부평초처럼 표류하고 있다. 민족의 팔만대장경은 불법(佛法)의 정수이며, 이 땅, 이 민족의 피와 뼈이며 혼이며 정신이며 문화와 미래이다. 세계화 시대는 우리에게 깨어있는 정신과 생명의 문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읊었다. 이어 “시대정신과 문화의 부름에 응답하고자 경상남도와 합천군 그리고 해인사는 민족의 대장경을 통한 정신과 문화의 축제의 장을 연다. 하나의 씨앗이 천개의 꽃이 되도록, 이번 축전이 이 민족 속에 한 줄기 맑은 빛이 되기를 바란다“고 낭독했다.

▲ 조선시대 600 년 전 이운행렬이 인사동에서 재현되고 있다.

 이날 국민대통합 기념식은 참석자들의 대장경 인경(탁본) 시연 후에 모조 대장경판을 옮기는 이운행렬이 대규모로 재현됐다. 취타대와 호위군, 농악대를 시작으로 합천 해인사 스님과 합천 군민들은 모조 대장경판을 머리에 이고 등에 지며 소달구지에 실어 조계사에서 인사동길, 종로2가를 거쳐 청계천로 광통교까지 약 1.5km의 거리를 2시간여 이동했다.

 이운행렬에 참여한 김용환 (합천 57세)씨는 "관광버스 12대로 새벽 6시에 출발해 6시간 걸려서 인사동에 도착했다. 매년 이운행렬 행사에 참가했고 이번 행사로 인해 팔만대장경의 정신이 더욱 알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강석희(서울 응암동 80세) 할머니는 "세계문화축전 기념식이 열리니 불심의 마음으로 모두가 화합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대장경 이운행사에 참여한 것을 자랑스러워 했다.

 차판열 (노원구 63)씨는 "고향 합천을 떠난지 40년이 됐다. 합천이 산세가 험해 외세의 침입을 막는 방패역할을 했다. 신라도 지키는 위치였다. 경남 서부 내륙의 중앙에 위치해 태백산맥의 근간인 가야산으로 인해 때묻지 않고 불가의 정신이 완연히 이어져 온 곳이다"라며 대장경이 해인사로 옮겨간 소감을 전했다.

 한편 대장경 발원 천년을 기념하는 '2011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은 오는 9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5일간 합천군 가야면 주행사장과 해인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