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굳건히 뿌리내리는 나무들이 되도록”
“사회에 굳건히 뿌리내리는 나무들이 되도록”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4.2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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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홈 합창단 파파, 조익현 교수

“생각보다 사각지대에 있더군요. 정부에서는 점점 그룹 홈을 권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인지도가 낮고 지원도 미비한 실정입니다.”

‘날개 없는 천사’라는 호칭은 이럴 때 필요할 것 같다.

조익현 교수는 그동안 이슈가 되는 음악인들과 함께 행복나무라는 재단을 설립하고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콘서트와 음반 녹음을 통한 수익창출로 시설에 있는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왔다.

그런 그가 이제 그룹홈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그룹홈은 실제 가정에서처럼 그룹홈 엄마와 아빠가 있어 부모를 잃고 오갈 곳 없는 아이들을 돌봐주는 대형 시설의 대체 시스템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 정부차원에서의 지원도 미흡하고 대형시설처럼 사회복지사들이 모여 있어 어떤 힘을 행사 할 수 있다든지 하는 것과도 거리가 멀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조 교수의 설명이다.

“전국적으로 1500명의 아이들이 그룹 홈에 있습니다. 그동안 시설에 있는 아이들에게 대학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그것 자체만으로도 좋았지만 아이들을 진정으로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는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장학금은 한번 전달하고 사실상 끝일 수 있지만 저는 아이들이 교육을 통해 사회에서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거죠.”

대부분 시설에 있는 아이들이 그렇지만 자신이 처한 상황 때문에 특별한 꿈도 비전도 없이 살아간단다. 언니오빠들이 장학금을 전달 받아 대학에 가는 것을 보면 아이들도 큰 격려를 받는다고 했다. 

“원장님이 대학가고 싶은 사람! 하니까 모두들 손을 번쩍 들더라고요. 감동적인 순간이었죠. 그러나 저는 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상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조 교수는 그룹 홈 합창단을 창설한다. 합창단을 통해 아이들에게 좀더 친밀하게 다가가고 그들의 정서를 올바로 함양할 뿐만 아니라 끼 있는 인재들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5월 9일에 오디션을 보려고 해요. 일단은 서울 경기권을 중심으로 해서 40여명을 모집합니다. 향후에는 전국적으로 확산해 나가려는 계획이예요.”

그는 또 이 그룹홈 합창단이나 행복나무재단과 같은 사업들이 음악인들이 사회를 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된다고 했다.

보통 음악하는 사람들이 사회와 연관이 되어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데 사회에 봉사를 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또 일반적인 합창단이라는 의미 이상이죠. 행복나무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이 참여하면서 더 기쁨을 느낍니다. 참여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는 많은 사회적 기업들과 개인들이 정기적인 후원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실천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8월 10일 경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연주회를 열려고 합니다. 그룹홈 합창단 뿐 아니라 나눔 오케스트라와 우리나라에서 이름만 거론하면 다 알만한 CEO분들로 구성된 합창단도 이 공연에서 합께 연주를 하게 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장학 사업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는 조 교수는 그룹 홈 합창단을 통해 좋은 음악인들이 배출되고 이곳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아이들도 생겼으면 좋겠다며 해맑게 웃었다. “아이들이 잘 성장해서 미래에는 자기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도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