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예술활동의 새로운 이정표,문화창작발전소
한국 문화예술활동의 새로운 이정표,문화창작발전소
  • 배기형 세종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 승인 2009.04.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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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인리 화력발전소의 문화창작발전소 추진 계획이 흐지부지되고 있다. 당인리 화력발전소는 근대 서울의 상징이며, 근대문화유산의 문화공간화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설이다. 따라서 근대의 기억을 보존하면서도 미래지향적으로 활용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화력발전소 이전 지역의 주민 반대, 안보상 한강 북쪽에 발전소 필요, 지하의 복합화력발전소, 지상 문화공간 설치, 돔 야구장 건설 등으로 문화발전소 추진 계획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 배기형 세종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정부는 문화산업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미 세계는 컬쳐노믹스(culture+economics:문화+경제) 시대로 문화 그 자체가 하나의 산업으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뉴욕시는 문화예술로 연간 20조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내고 있으며, 중국은 아시아 최대 예술촌을 조성하고 있고, 홍콩도 문화산업없이는 국제금융허브는 어렵다고 인식하여 대대적인 문화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테이트모던 갤러리는 1981년 석유파동으로 폐쇄가 된 뱅크사이드 화력 발전소를 현대 문화의 상징인 미술관으로 변모시켰다. 그 결과 전세계의 작가, 컬렉터 및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는 일명 테이트(Tate)효과로 3000개의 일자리 창출과 연간 400만명이 넘는 관람객 유치로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스페인의 빌바오는 과거 제철소,광산,조선소가 있던 도시로 1997년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결과 지금까지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약 1.5조원에 달한다.

문화는 이처럼 분명 공간과 지역을 살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화가 그런 힘을 갖기 위해서는 미국 자유여신상, 프랑스 에펠탑, 중국 천안문, 영국 타워브리지, 호주 오페라하우스 등과 같이 국가를 상징화할 문화상품이 있어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당인리 발전소의 문화창작발전소 추진이다. 문화창작발전소는 한강을 끼고 인천국제공항과 바로 연결되는 서울 관문에 위치해 있고 그 주변에는 대학 문화가 중첩되어 있어 세계적 수준의 문화공간이 유치된다면 그 지역은 물론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수 있으며, 국가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문화발전은 물론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는 세계경제 위기로 인한 국내 경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군기무사령부 부지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조성 등 문화·콘텐츠산업의 육성, 박물관과 미술관의 무료 관람 등 저소득층과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체험 기회 확대 등 다양한 문화정책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정부의 문화정책이 일관성있게 추진되어 한국 문화예술활동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 그 길에 당인리 발전소의 문화창작발전소 추진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