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을 흔드는 이중 언어, 글로벌 인재를 만든다!
요람을 흔드는 이중 언어, 글로벌 인재를 만든다!
  • 김예리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사무국장
  • 승인 2009.04.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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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언어는 모유와 같은 것이다.

 여러 학자들을 통해 출생 후 최소 18개월 동안 주양육자(엄마)와의 정서적 친밀감, 즉 엄마와의 안정된 애착(attachment)형성은 자녀의 전생애를 거쳐 성격과 인성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중요한 시기에 엄마가 가장 자신 있는 언어로 아이에게 다양한 자극과 사랑을 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며 중요한 발달과업 중의 하나이다.

▲ 김예리 동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사무국장
 육아를 담당하는 엄마의 역할은 그저 아이에게 제 때에 먹이고 입히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가정교육을 하는 중요한 책임을 맡고 있으며. 엄마가 가진 사소한 일상의 경험을 통한 지혜와 어릴 때의 추억 등은 자녀에게 좋은 훈육의 자료가 된다. 일상을 통해서 엄마의 철학과 인생관을 자녀에게 전하는 이 과정, 엄마로부터 말을 익힌 아이는 엄마의 냄새와 향기, 빛깔을 얻게 되며 사회에 살아가는 방법을 무의식적으로 터득하게 된다. 엄마가 자신 있는 언어로도 훈육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은데, 과연 언어적인 경험이 부족한 현지어로 충분히 만족스럽게 훈육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에 의하면 엄마가 아이를 키우면서 사소한 것을 가지고도 무궁무진하게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어야 아이의 언어능력이 발달한다고 한다. 이는 아이와 대화를 할 때에 엄마의 온갖 경험이 다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엄마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깊은 커뮤니케이션 관계를 맺는 아이는 학령기가 될 때까지 설사 현지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 이러한 아이는 이미 엄마로부터 언어에 대한 절대적인 감각을 충분히 익혔을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생활초기에는 한국어만을 접하고 자란 아이들에 비하면 이들의 한국어 구사능력과 학습능력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이들이 학습에 참여할 정도로 제2언어를 습득하게 되면 오히려 단일 언어만을 구사하는 어린이보다 학습능력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앨버타 주 에드먼튼 시의 경우 영어와 우크라이너어의 이중 언어를 교육한 결과, 가정에서 우크라이너어의 사용을 하고 학교에서 영어를 구사하도록 교육받은 아동들은 영어만 하고 자란 아이보다는 영문의 애매한 부분을 지적해 내는 능력이 더 뛰어 나다라는 것이다.
 
 현재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은 결혼이주여성의 사회적응과 생활안정에 쏠려 있으며, 자녀들을 위한 지원정책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다문화가족 자녀를 양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겸비한 우리사회의 미래성장 자원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며, 아버지, 어머니 나라의 문화와 언어에 대한 교육을 동시에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 실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아이들에게 어머니 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고 양국의 언어와 문화, 그리고 그 차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아이들은 건강한 문화정체성과 다중언어 능력을 지닌 이사회의 건강한 사회구성원, 글로벌시대의 훌륭한 인적 자원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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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지난 10호부터 다문화가정도 우리 국민이자 가족이라는 인식을 갖고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다문화칼럼'을 지속적으로 싣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