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극단 현장 '광대들', 홍대로 무언극 태풍이 왔다.
[리뷰]극단 현장 '광대들', 홍대로 무언극 태풍이 왔다.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1.08.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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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임 광대들로 표현한 이 시대의 자화상, 그리고 희망

[서울문화투데이 홍경찬 기자]“이 시대에 광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까? 사회 구성원들이 무엇을 좇아가고 어떤 절망을 만나고 또 희망을 찾아 가는 여정을 마임으로 표현했다. 말보다 더 소중한 걸 표현하는 이 마임을 통해서 관객 분들이 그 희망을 찾아간 거 같다”

▲ 마임극 '광대들'(진주 극단 현장)에 출연 배우들. 최동석, 고재경, 박순연, 고연, 고능석(시계방향 순)

 고능석 배우(진주 극단 ‘현장’ 사무국장)가 마임극 ‘광대들’ 12회 공연을 지난 7일 마치고 홍대 산울림소극장 무대 조명이 꺼진 후 전한 말이다.

 ‘개의 하루’, ‘어떤 댄스’, ‘의미 없는 셋’ 3개의 시놉시스로 꽉 짜인 스토리는 세명의 광대들과 무언극으로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관객들에게 짜릿한 공연을 보였다.

 고재경의 눈빛 연기, 박순연의 부드럽고도 능청스러움, 고능석의 정신병원에서 어울릴만한 람보급 감초연기, 그리고 최동석의 최상급 딴따라 기질이 어우러져, 광대들의 향연장으로 산울림 소극장 무대를 휘저었다. 이들이 보여준 침묵은 금빛 연기였고 몸짓과 얼굴 표정은 보석이었다. 조용히 입소문이 퍼져 공연이 회를 거듭할수록 관람객이 늘었다.

 ‘개의 하루‘는 세 배우의 살아 있는 감정이입이 돋보였다. 욕심을 버려야 행복을 채울 수 있는 인간군상의 그 무지함을 '개'를 통해 꿰뚫었다. '어떤 댄스'는 우산,인형,사형대 올가미와 한바탕 댄스를 각기 벌인다. 까짓것 춤으로 희망만이라도 꾸자. 이렇게 배우는 무언극으로 역설한다. '의미 없는 셋'은 혹한기 겨울날, 난로가 아닌 그 인간의 추위(외로움)을 따뜻하게 해주는 유일한 도구는 당신 옆에 있는 바로 그 사람. 차디찬 의자에 앉자마자 얼어버리는 추운 상황은 막바지에 다다라 반바지에 샌들을 신고 지나가는 이로 인해 배꼽이 ‘빵’ 터진다.

▲ 극단 현장 '광대들'(작 연출 고재경)이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7일까지 홍대 산울림 소극장에서 공연됐다

 살짝 맛만 보여준 세 배우의 벌레(모기)연기는 소소하고 건강한 웃음보따리. ‘사회야 다함께 나눠 먹고 살자’. 모기들은 공연 후에 이렇게 말했다.  배우 최동석 연기는 미스터 빈이다. 완연히 물 올랐다. 경상도 사투리에 총알 같은 대사와 위트는 세대를 넘나들면서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는 마임 연기에서도 청중을 휘어잡았다.

 광대들은 오는 11월 대학로 마임축제에서 그 진가를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다. 극단 현장은 74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고 올해 37살이 됐다. 제15회 전국연극제 ‘불의 가면’(이윤택/작, 조구환/연출)로 대통령(최우수상) 수상한 바 있다. 극단 현장(경남 진주 동성동 5-5 3층 현장아트홀) 전화(055-746-7411, www.hjarthall.com)

 배우 최동석은 지난 7일 “광대들 서울 공연은 이번이 세 번째다. 저희 공연이 산울림 소극장에 우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관객들 호응은 여기가 서울인지 경남인지 구분 안 될 정도로 좋았다”라면서 “광대들은 오는 11월 초에 대학로에서 또 만나볼 수 있고 극단 현장은 진주로 가면 영호남연극제에서 또 다른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극단 현장 광대들 출연진과 스텝. 지난 8월 7일 홍대 산울림 소극장 공연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