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가 김근희, '무형문화재 제53호 경기검무 보유자'
무용가 김근희, '무형문화재 제53호 경기검무 보유자'
  • 홍경찬 기자
  • 승인 2011.08.2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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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에 맞는 옷 입었고 제 발에 맞는 신발을 신은 경기검무 인간문화재"

[서울문화투데이 홍경찬 기자]"경기검무는 교방청 궁에서 영향을 받아서 시작됐고, 무용 시조인 한성준 선생과 태평무 제92호 무형문화재 보유자인 강성영 선생이 추셨죠. 50년 넘게 무용을 하면서 경기검무에 순수한 우리말로 무용 춤사위를 표현했어요. 특히 저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무용 용어는, 춤꾼은 한국인인데 다 한문풀이였어요. 한국 전통춤 용어를 굳이 한문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에서 이를 바꾸는 노력을 했어요"

▲ 김근희 무용가가 무형문화재 제53호 경기검무 보유자 인정을 받았다

 인간문화재로 인정받은 무용가 김근희 선생이 전한 말이다. 무형문화재 제53호 경기검무 보유자 인정을 축하하는 행사가 지난 19일 금요일 서울 장충동 앰버서더 호텔에서 진행됐다.

 권혁기 연출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무용계의 인사들이 총 출동했다. 홍기용 중원대 총장(전 대진대 총장), 전황 전 국악협회 이사장, 임이조 서울시립무용단장, 이영희 한국국악협회 이사장, 최진용 의정부예술의 전당 사장, 송수남 순천향대 석좌교수, 김숙 한성대 교수, 전미례 용인대 무용학과 교수, 김숙 한성대 교수, 양선화 세종대 교수, 김말래 교수, 양종승 서울시문화재 위원 등이 참석했다.

 김근희 선생은 "'두루 엎음 사위', '거드랑 추임새' 등 우리네 언어 안에서 무용에 춤 사위 명칭을 한문이 아닌 한글로 접목시켰다"라면서 그간 춤사위를 순 우리말로 표현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간 인간문화재 지정에 대한 감회를 묻자 "역사성 학술성 다 증명이 돼야하니 서류 작성만 10년이 걸렸다. 행정적으로 정확해야 하고 자료 정리에다 동작 하나하나 글로 표현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저희 스승들은 연구위원들이 스승들을 연구 해왔는데 지금은 무용인들이 직접 신청하고 서류 작성까지 다 해야한다. 이런 과정이 힘들었지만 역사성을 알게 되는 공부가 됐다"고 답했다.

 춤을 접하게 된 계기를 묻자 "10대 때 '김백봉 혹부리영감' 무용을 봤어요. 너무 좋아서 아버지한테 춤추고 싶다고 했죠. 무용을 좋아했는지 그 당시 미군부대들 있잖아요. 거기서 담배 은종이를 빼다가 오려서 상자에다 담아서 무당굿을 한 적도 있어요. 무당굿을 보면서 같이 뛰기도 하고, 약장수가 동네에 오면 해질 때까지 꼼짝 않고 봤죠. 움직이는 게 좋고 나이 들면서는 무용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지역과 세계를 잇는 교류에 앞장서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중원대 홍기용 총장은 축사를 통해서 "축하의 자리에 참석을 많이 했지만 오늘처럼 기쁜 날이 없다. 오늘 주제를 말하자면 '끼'라고 생각한다. 춤꾼들의 모임이자 살아가는 삶이 끼로 가득찬 자리다"라면서 "대진대 총장 재직시 김희근 선생과 4년을 지내면서 솔직히 가깝지 못했다. 이유는 총장이라서 그런지 예술하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다가 가기가 힘들었다. 헤어지고 나서 학교 퇴직 후 이심전심으로 우정의 싹을 틔웠다"라고 김희근 선생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 전황 전 국악협회 이사장은 최승희 선생의 제3기 제자라고 밝히며 무용가 전황으로 불리어지는 게 좋다라고 말하고 있다.

 전황 전 국악협회 이사장은 "국악협회 이사장을 지냈지만 저는 무용가 전황입니다. 최승희 선생님의 제3기 제자이고, 1.4 후퇴 때 내려와서 여러분들과 함께 무용인으로서 호흡하고 있다. 김근희 선생이 17살 때 인연이 됐어요. 총명하고 창작을 잘했고 국악을 들을 줄 알았어요"라면서 운을 뗀 후 "이번 문화재 지정은 김근희 선생 본인의 재주요, 본인의 노력 없이는 이루지 못했다. 故 한성준에 이어 강성영, 김근희로 내려오는 3대에 걸쳐 전승되는 의미다. 경기도무형문화재가 제일 받기 어렵다. 무용계 전체가 기뻐해야 될 일이다"라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 지난 19일 서울 장충동 엠버서더호텔에서 무용가 김근희씨가 무형문화재 제53호 경기검무 보유자로 인정받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다.

 양종승(서울시문화재 위원, 경기도문화재 위원)박사는 "특정 계파 춤만 전승되는 무용계는 문제가 있다. 이 부분을 보완해 나가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 한성준, 한영숙에 이어서 이소희 선생이 2006년 돌아가셨다. 강성영,김근희 선생도 이 분께 무용을 배웠다"라면서 "이 자리는 사실 한성준 한영숙 강성영 선생이 이룩해낸 업적이다"라고 말했다.

▲ 김근희 경기검무 보유자와 최진용 의정부예술의 전당 사장

 또 "무용계가 무용계를 잡아 먹고 있다. 무용가가 무용가를 인정하지 않고 무용가가 무용을 짓밟고 있다"라며 글을 쓰고 문화재 위원을 지내면서 이 슬픈 현실을 타파해야 된다고 늘 강조했음을 덧붙였다. "김근희 선생은 존경받아야 될 인물이다. 전통무용을 계승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타파하고 미래 발전을 위해서 함께 나가자"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무용가 김근희 주요 약력>

 경희대 대학원 무용과 졸업
 United States Sport Academy 교육학 박사 취득
 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 및 보존회 부회장
 한국무용협회 이사, 김근희 무용단 대표
 예술평론가 협의회 이사 겸 편집위원/한국무용협회 부회장 역임/경기도 도립무용단 예술감독 역임

포천국악협회 고문/ 2000~2010 대진대학교 무용예술학부 교수 재직/ 87년 9회 대한민국 무용제 영의 세계 대상 및 연기상 수상/90년 한국무용가평론가협회 최우수상 수상/

91년 이탈리아 민속무용상 최우수상 수상/ 2008년 대한민국 한국무용계 예술가 대상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