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예문화의 발전과제 IV
한국 공예문화의 발전과제 IV
  • 천호선 컬쳐리더인스티튜트 원장
  • 승인 2011.08.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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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돗자리로 알려져 있는 화문석은 삼국시대부터 제작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고려시대에는 송나라 사람들이 고려의 수출품중 화문석을 인삼과 더불어 가장 좋아할 정도로 그 품질이 뛰어났으며, 조선시대에 들어 화문석은 청나라와 일본에 보내는 선사품으로도 명성을 날렸다.

 화문석의 문양은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용, 호랑이, 십장생 등이 주류를 이루었고, 일반 가정에서는 무늬가 없는 돗자리를 주로 사용하였다. 조선조 후기에 와서 왕실에서는 화문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문양을 다양화할  것을 하명하였고, 130여년전 강화도의 한충교 장인에 의해서 산수, 민화, 원앙 등 당시의 미적 관심 대상들이 화문석 문양으로 개발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화문석의 문양은 전혀 새로운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문양이 들어간 화문석의 구입을 꺼리고, 오히려 문양이  없는 화문석을 선호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공예가 가지고 있는 예술적 특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화문석의 문양도 시대의 미적 감각에 맞는 예술성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 문제는 우리의 공예문화 발전과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겠다.

전통공예가들은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을 위하여 중요 무형문화재를 보호.육성하여야 한다’는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하여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일본강점기 및 한국전쟁에서 손상된 전통공예의 복구 및 전승 작업에 몰두해 왔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전통공예의 원형 복구작업은 크게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전통공예의 창의적 재창조를 위한 예술적 부문의 정부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전통공예 부문에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예술성, 디자인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제도의 뒷받침이 필요한 것이다. 즉 우리나라의  칠기공예의 예술적 수준을 끌어 올리고 있는 배제대학교 칠기공예학과와 같은 교육 시스템을 여타 전통공예 부문 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부여 전통문화학교의 경우에도 전통공예의 전승 교육과 함께 창조공예의 교육에도 큰 비중을 둘 필요가 있겠다.

물론 개인적으로, 또는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전통공예가와 현대적 디자이너의 공동작업을 통한 전통공예의 창의적 변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10여년 전 은병수씨의 ‘비움’ 브랜드를 통한 공예혁신운동을 시작으로, 전주시의 전통공예브랜드 ‘온’ 출발, 전라남도의 담양 채상공예 현대화작업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전통공예가의 작업을 현대 디자이너가 도와주는 형식이 되겠는데, 전통공예가 자신, 또는 그 전승자가 창의적 공예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교육제도가 뒷받침되는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문화관광체육부 산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 공예의 예술적, 디자인적 요소의 개발 및 교육제도와 공예 자료에 대한 연구를 위한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이 해결 방법이 될 수 있겠으며, 진흥원 자체의 법적 위상은 물론 연구소의 역할 등을 규정하는 법률 제정이 조속히 진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