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배우 이전에 좋은 사람이고 싶다"
"좋은 배우 이전에 좋은 사람이고 싶다"
  • 박진아 기자 newsculture
  • 승인 2009.04.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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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카라멜 마끼야또 같은 배우 ‘윤공주’

“커피 너무 좋아해요. 맛을 전문적으로 알진 못하지만. 특히 달콤한 카라멜 마끼야또를 즐겨 마셔요. 커피믹스도 좋아하고.”

커피 종류는 다양하다. 가끔 사람을 판단할 때 흔히 혈액형이나 좋아하는 커피로 성격을 예측하는 경우가 있다.

독한 에스프레소는 강하고 지적인 이들에게 어울린다. 아메리카노는 신념이 확고한 사람들의 커피다. 카라멜 마끼야또를 좋아하는 이의 성격을 점쳐 보자면, 주위 분위기까지 부드럽게 만드는 은은함을 가진 사람일 게다.

 그녀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카라멜 마끼야또의 달콤한 향과 맛을 닮은 배우 ‘윤공주’를 만났다. 

뜬금없이 좋아하는 커피를 물어본 데는 이유가 있다. 배우 윤공주가 현재 뮤지컬[카페인](연출 성재준)에서 바리스타 '세진'역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뮤지컬 내에 흔치 않은 전문직의 등장이다.

커피의 저문가 '세진'을 연기하다

“제가 바리스타에게 직접 교육을 받진 못했어요. 하지만 [카페인]의 초연 배우들은 전문적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었어요.

저는 이전에 ‘세진’역을 하며 배우신 구원영씨와 커피를 아는 분께 개인적으로 배웠죠.”  “그런데 제가 만들면 맛이 좀 없긴 하던데요.”라며 소탈한 웃음을 지은 그녀지만 극 중에서는 완벽한 바리스타다.

 ‘카푸치노’의 어원을 설명하고, ‘카페모카’로 심리 상태를 맞히는 등 커피를 이용한 장면을 완벽히 소화한다. 공연 내에 커피도 직접 내린다. 얇게 객석으로 향이 퍼져 커피를 마시고픈 욕구를 자극한다. 이는 소극장 뮤지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뮤지컬 [카페인]은 2인극이다. 무대에서 도와주는 사람 없이 단 두 명이 무대를 이끌어야 한다. 처음엔 두렵고 걱정도 많이 했다.

 "의상 체인지도 많고 쉬는 시간도 없어서 정신없어요. 리허설 때는 실수 때문에 재미있는 일도 많아요. 극 중에서 상대역인 배우 김도현 씨는 1인 2역을 해요. ‘지민’과 ‘정민’을 오가면서 변장을 하죠. ‘이’와 ‘안경’으로 변신 하는데, 이를 끼고 나와야 하는 장면에서 끼지 않고 나와서 웃음이 터져 나온 적도 있어요."

그녀는 실수를 소개해 주다가도 이내 “이것은 리허설 도중에만 이에요.”이라며 못 박았다.  음악 역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보사노바, 재즈, 팝 발라드등이 모두 담겼다. 원미솔 음악 감독도 “2명이 소화해야 하는 공연에서 아무리 솔로곡을 이렇게 많이 부르는 건 없을 거다.”라고 했을 정도다. 

사랑의 초보자 '세진'과 '윤공주' 사이

이에 대해 그녀는 “두 명이서 채우느라 가사가 헷갈릴 때도 있어요. 음악이 멜로디가 좋기 때문에 쉬운 듯도 하면서 어렵거든요. 그렇지만 노래가 워낙 좋아서 부르기가 좋죠.”라고 전했다.

극 중 '세진'은 까페 칠판에 매일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세상에 사람이 60억쯤 된다면, 사랑에 대한 정의도 그 쯤은 될 게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사랑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 윤공주'의 사랑이 궁금했다.

한참 생각하던 그녀는 "그렇지만, 사랑의 정의는 자신이 하고 있는 사랑에 따라 그 때 그 때 달라지는 게 답인 것 같아요. 요즘에는 'destiny', 그러니까 ’운명‘이 아닌가 싶어요.

“누군가를 좋아하면 노력하지 않아도, 머리 쓰고 애쓰지 않아도 이루어질 테니까요.”라고 자신의 정의를 끝마쳤다.

뮤지컬 전문가‘윤공주’

그녀는 자신과 관련된 거의 모든 질문에는 예상 밖의 대답을 내 놓았다. “주위에서 연습을 굉장히 열심히 하는 노력파로 소문이 나 있는데요.”라고 운을 떼면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타고난 것이 없어서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 거죠.”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히려 옆에 있던 김도현씨가 나서서 “공연을 위해 목을 한두 시간씩 풀어요.”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제야 그녀는 “1시간 목을 풀어야 최상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서 그렇죠. 뮤지컬을 좋아하니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제 생활이 되어서 당연한 일인 걸요.”라며 수줍게 말했다.

프로다웠다. 열정을 가지고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 애쓰면서도 노력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이 그녀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듯 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녀는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 먼저 되고 싶어요. 제가 객석에서 공연을 볼 때도 배우 분들의 연기 속에서 그 안의 '좋은 사람'이 보이거든요.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배우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라고 답했다.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고 무대 아래서는 겸손한 모습으로 주위를 향기롭게 하는 그녀는 이미 '좋은 사람'과 '좋은 배우'의 꿈 모두를 이룬 듯 했다.


[배우 정보]
이름: 윤공주
출생: 1981년 5월 20일
학력: 단국대학교 연극영화학
출연작: [가스펠], [토요일밤의 열기], [사랑은 비를 타고], [그리스], [겨울나그네], [드라큘라], [컨페션], [하루], [올슉업], [맨 오브 라만차] [미녀는 괴로워]  등
수상내역: 2006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신인상
                2007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인기스타상 

newsculture 박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