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그들은 왜 돌아왔는가?
[기획]그들은 왜 돌아왔는가?
  • 양훼영 기자 newsculture
  • 승인 2009.04.2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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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뮤지컬

봄의 중반에 들어섰다. 새로운 계절이 찾아오듯 새로운 공연 소식들은 늘 가득하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4월과 5월 공연달력에는 초연보다는 앙코르 공연이 눈에 띈다. 어려워진 경기 탓에 새로운 공연에 제작 투자를 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이가 없으니 이미 검증된 재공연작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재공연되는 작품들은 캐스팅이 바뀌거나 드라마를 수정하는 등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다시 무대에 오르는 공연들은 왜 다시 무대에 오르며, 어떻게 달라졌을까?

▲ 영웅을 기다리며
4월 1일부터 연장공연에 들어간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연출 이현규)는 9일간의 휴식기간을 통해 많은 부분을 수정했다. 초연 당시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모습은 확실히 보여준 반면 사회 풍자 부분이 약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연장공연에서는 웃음을 위한 웃음보다는 나라를 걱정하고 현실 사회를 풍자한 부분들이 강화되면서 적절한 완급조절을 보여줬다.

전체적인 뮤지컬 넘버도 새롭게 편곡해 분위기가 바꿨으며, 배우들의 동선이나 무대 세트는 한결 간결해졌다. 이에 맞춰 막 뒤에서 춤을 추는 등 안무 부분에서도 변화한 장면들이 눈에 띈다.

특히, 연장공연의 마지막 장면의 아이디어는 작품을 마무리하는 장면으로 활용하기에 탁월했다. 이순신, 사스케, 막딸을 연기하는 6명의 배우들은 작품에 대한 열정과 애정으로 연장공연도 함께하며, 초연배우 김도영과 함께 손명호가 새로운 멀티맨으로 들어왔다. (오픈런, 해피씨어터)

뮤지컬과 무용극의 만남으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댄스뮤지컬 [15분 23초](연출 서재형) 역시 초연에 비해 달라진 모습으로 1주일간 관객을 찾는다.

8개월만의 앙코르 공연하는 [15분 23초]는 초연 스태프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한아름 작가가 각색을 맡아 드라마적인 부분을 보완했다.

▲ 15분 23초

이번 공연 역시 극중극인 ‘견우와 직녀’의 무대 위 오작교가 무너지는 장면으로 시작되지만, 예술감독이 된 여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한다는 방식이 새롭다.

그래서 과거 장면은 무용으로, 현재는 노래와 연기로 표현해 댄스뮤지컬의 장르화에 힘썼다. (4/17~4/23, LG아트센터)

다른 얼굴, 색다른 느낌

최근 연예인들의 뮤지컬 도전이 양쪽 모두에게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작품이 상업적인 느낌이 강해진 반면 홍보나 관객 동원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 중 초연 이후 탄탄한 스토리와 뛰어난 연출력으로 평단과 대중의 호응을 동시에 이끌어낸 두 편의 뮤지컬이 연예인을 합류시키며 새롭게 무대에 올린다.

먼저 4월 28일 시작하는 뮤지컬 [빨래](작/연출 추민주)는 이주노동자와 우리 소시민의 각박한 서울살이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배우 박정환, 박시범 등의 배우들이 거쳐간 몽골 청년 솔롱고 역으로 가수 겸 영화배우인 임창정과 신예에서 스타로 성장한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더블 캐스팅 돼 화제를 모은다.

▲ 빨래

두 배우 모두 [빨래]를 직접 관람한 후, 어떤 역으로도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직접 밝혀 작품에 대한 열의를 보였으며, 다른 배우의 솔롱고와 달리 자신들만의 솔롱고를 만들기 위해 연습 중이다. 특히, 임창정의 경우 개런티도 받지 않고 작품에 임한다. (4/28~6/14,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공연은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매 공연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건 배우의 역량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관객의 호응에도 영향을 받으며, 무대에 오르고도 작품을 끊임없이 수정하는 스태프들에 의해서도 변한다.

하물며 기간을 두고 앙코르 공연되는 것은 어떠하겠는가. 지난 공연에서 들은 쓴 소리를 약으로 삼아 더 좋은 공연을 위해 수정 보완하는 스태프들과 초연 때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배우들이 있으니 관객은 같은 공연에서도 다른 감동을 얻어 갈 수 있다.

초연과 달리 새로운 배우들로 채워진 재공연도 아쉽지만은 않다. 새로 캐스팅된 배우들은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며 이를 통해 주인공의 몰랐던 숨은 매력들을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지 제작비나 이익을 얻기 위한 재공연이 아닌 무대에 오를때 마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공연이 되길 기대한다. 

newsculture 양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