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왜 출판기념회에 열 올리나?
정치인들, 왜 출판기념회에 열 올리나?
  • 김호부(문학in 본부장)
  • 승인 2011.09.17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원회 금지... 출판기념회 사실상 선거자금 모으는 창구

정치인들 출판기념회가 잇따르고 있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여야 주요 정당인들이 9월 들어 출판기념회를 앞 다투어 여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들은 왜 다른 일보다 출판기념회에 그렇게 열을 올리는 것일까. 아마도 2012년 19대 총선에 앞서 ‘세몰이’와 ‘실탄 마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6일까지 보름 정도 기간에 모두 11건에 이르는 출판기념회가 잇따라 예정되어 있다. 지난 23일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저서 <김진표, 뚜벅걸음이 세상을 바꾼다>)를 시작으로 같은 당 김부겸 의원이 9월 2일(<나는 민주당이다>) 출판기념회를 연다.

9월 1일에는 한나라당 정의화 국회 부의장 <이름값 정치>, 6일에는 정몽준 전 대표 <나의 도전, 나의 열정>과 권택기 의원 <권택기의 꿈, 약속, 실천>,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 <세상과 달리기-나는 쉬지 않는 거북이>에 따른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도 <중산층 빅뱅> 출판기념회를 31일 열 계획이었으나, 요즘 서울시 교육감 문제를 두고 당내에서 파장이 일자 한발짝 물러난 상태다.

 전직 국회의원 및 정당인들도 내년 선거를 겨냥한 출판활동에 여념이 없다. 이제학 전 양천구청장은 지난 26일 <불꽃처럼 365> 출판기념회를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수뇌부가 총출동 한 가운데 열렸다. 유기홍 전 의원과 이승훈 전 충북정무부지사도 30일 출판기념회를 열였다. 민주당 성북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3선 중진 신계륜 전 의원도 9월 1일 <내안의 전쟁과 평화>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원내외 인사들이 출판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염두한 정치적인 행보로 읽힌다”라며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출판 기념회에서 대권 도전을,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당권 도전을 시사할 것으로 보이며, 여타 의원들의 경우는 지역구 ‘세몰이’를 통해 내년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쌓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비용을 끌어모이기 위한 일종의 후원회 성격도 짙다”라며 “출판기념회에선 책값으로 통상 적게는 1만~2만 원, 많게는 10만 원씩 내기 때문에 합법적인 정치자금 모집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1000~1500명의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한번에 억대의 자금도 끌어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모금 비용은 공개되지 않아 출판기념회를 통해 얼마나 걷혔는지는 알 수 없지만, 후원회가 금지되면서 출판기념회가 사실상 선거자금을 모으는 창구로 활용된다”며 “이를 돕기 위해 해당 의원의 지역구에서 관광버스로 지역인원을 동원하는 사례도 있으며, 축사를 누가 해주느냐에 따라 자금 모집 규모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선거법상 선거 90일 앞부터는 출판기념회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여야 공천심사위원회가 2012년 1월 꾸려질 것으로 보여 정치권에서 여는 출판기념회는 올 가을께까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