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기행-59]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박물관 기행-59]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 한국박물관연구소
  • 승인 2011.09.1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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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옛 판화의 보고

우리는 예로부터 판화를 사랑한 민족으로, 유·불·선 3교의 전파를 위해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비롯해 수많은 목판 작품을 남겼고 서민들을 위한 복제예술로 발전한 목판화도 민화판화로 발전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날 고판화의 명맥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 고판화박물관

 이러한 현실 속에 한 가닥 희망의 빛으로 다가온 것이 2004년의 치악산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의 개관이다. 이 빛은 1996년 중국에서 우연히 만난 고미술품에 매료된 선학스님(한선학, 고판화박물관 관장)의 수집활동으로부터 시작되어 오늘날 세계적으로 유래가 드문 아시아 고판화를 종합적으로 소장하고 전시하는 아시아 옛 판화 전문 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보통 판화는 판을 활용해서 찍어낸 그림을 의미한다.

  인쇄된 그림이 판화이다 보니 고판화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초등학교나 중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배웠던 고무판화를 생각하다 많이 당황하고 놀라는 편이다. 판화가 인쇄문화와 궤를 같이 하기 때문에 단순히 고무판화를 연상하던 관람객들이 찬란했던 옛 아시아 인쇄문화를 보고는 많이 당황하고 놀라는 것이다.

▲ 고판화박물관 내부

 고판화박물관은 인쇄문화의 발생지이자, 인쇄문화를 찬란하게 빛낸 아시아의 인쇄문화를 골고루 볼 수 있는 고인쇄 박물관이자, 미술의 한 장르인 판화의 세계를 볼 수 있는 미술사 박물관에 속한 곳이기도 하며, 나아가서는 옛 책과 목판 속에 녹아 있는 삽화와 문양을 통해 현대 디자인을 창작할 수 있는 디자인 콘텐츠의 보고이기도 하다.

 고판화박물관은 국내 800여개에 이르는 국·공립·사립·대학 등 등록 박물관 가운데 하나 밖에 없는 판화 전문박물관으로서, 아시아 고판화 강국들의 우수한 작품을 비교 연구할 수 있도록 총 3500여점의 소장 자료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이 중에는 한국 판화 700여점을 비롯해 중국 1500여점, 티베트·몽골 700여점, 일본 300여점, 인도·네팔 300여점이 있다. 전체적으로 목판 원판 2500여점, 인출 판화 700여권, 판화본 300여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요 소장 자료로 국내 유일의 조선시대 최고 목판인 ‘오륜행실도목판원판’과 최초의 한글 책인 ‘용비어천가 효종본 1·2권’ 등을 꼽을 수 있다. ‘안심사판 제진언집’(강원도 유형문화재 151호), ‘덕주사판 불설아미타경’(152호), ‘용천사판 불설아미타경’(153호), ‘안심사판 옥추보경’(154호), ‘만연사판 중간진언집’(강원도 문화재자료 146호), ‘불정심다라니경’(147호), ‘예념미타도량참법’(148호) 등 강원도 지정문화재 7점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자료로는 ‘불정심다라니경’(성화 13년, 1477년 판) 판본, ‘아미타내영도목판’(남송시대 목판 추정), ‘구구소한도목판’(중국의 대표적인 년화판) 등이 있고, 일본 것으로는 ‘조엄 조선통신사행열도목판본’(1763년 판)이 대표적인데 국내 최초로 공개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우끼요에 판화도 소장하고 있다. 

▲ 고판화박물관박물관 전경
 티베트·몽골의 대표적인 소장 자료인 ‘석가모니불과16아라한도’ ‘지옥변상도 판본’도 눈여겨볼만 하다.
  고판화박물관은 국내전시는 물론 해외 교류에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8차례에 걸친 다양한 국내전시와 2006년 ‘판화의 원류를 찾아’를 주제로 세계적인 고판화 관련 학자들을 초청한, 국제 고판화 학술대회 역시 국내에서는 처음개최 된 고판화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로 그 성과는 매우 컸다는 평가다.

 한편, 관장으로 있는 선학스님은 단순히 박물관을 운영하는 경영자에 그치지 않고 판화전문 연구자로서도 잘 알려져 있다. 사립박물관의 활성화는 박물관이 소장품 해석을 통한 교육적 기능을 극대화하는데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박물관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바 있다.

  또한, 2005년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의 ‘사회문화예술교육기관’ 선정, 2010년 서울시교육청 ‘서울시 현장 체험 학습교육기관’ 선정 되는 등 성인은 물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활동에서 앞장서고 있다. 

  4월-7월에 개최된  ‘인쇄문화의 꽃 - 불화 판화의 세계’전 역시 전시와 함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받은바 있다.

위치: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황둔리 1706-6  (033)761-7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