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시인 김규정... 세 번째 시집 『집으로 가는 길』펴내
농부시인 김규정... 세 번째 시집 『집으로 가는 길』펴내
  • 신숙자 기자
  • 승인 2009.04.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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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행적 수행자의 모습 닮아

◆ 농부시인 김규정
  지리산 자락 산청에서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시를 쓰는 김규정(75, 농업)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집으로 가는 길』을 펴내 출판기념회를 4월 27일 산청읍의 한 음식점에서 지역 문인들과 조촐하게 가졌다.

 산청군 산청읍 차탄리가 고향인 김 시인은 젊은 시절 10 여 년 동안 공직에 몸담았다가 뜻하는 바가 있어 농부가 되었다.

 난마처럼 얽기고 설키는 삶보다 속이지 않는 자연의 맑고 정직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 야인이 되었다는 것. 한 때, ‘산청경제 살리기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나름대로 지역발전을 위하여 발 벗고 나선적도 있었지만, 그 마저도 접었다.

 세 번째 시집의 서평을 쓴 강희근(경상대학 명예교수)시인은 김규정 시인의 시를 들여다보면서“수행승과 같은 농민의 시이며 무위자연 속에서 구도자적인 시 세계를 추구하는 시의 뿌리가 농부의 심성에 부쳐져 있다고 말하고 있다. 

 ‘늦깎이’ 란 말뜻이 본래 ‘나이 들어 뒤늦게 불교에 입문하여 스님이 된 사람’ 이듯이 예순 여덟 되던 2002년에 문학에 입문하여 이듬해 『시사문단』으로 등단, 첫 시집 『바람의 흔적』(2004년), 두 번째 시집 『노송의 독백』을 2005년에 출판했다.

 이번에 100편의 작품을 묶어『집으로 가는 길』을 내 놓은 김규정 시인의 문학행적은 그야말로 내면의 수행과 부단한 체험을 글로 빚어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다하는 수행자의 모습을 닮았다.

◆ 김규정 시집
 
 
 그는 현재 국제 펜클럽 경남지부 회원, 경남시인협회와 산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젊은 후배 문인들에게 자신의 못 다한 문학의 꿈을 거울삼아 정진하기를 주마가편 하면서도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는 자상한 문단의 선배이기도 하다.

 농부로서, 자연인으로서 항상 “내가 시를 쓴다는 것은 우스운 짓이다”라고 하면서도, 일흔 다섯의 황혼을 문학의 열정으로 불태우는 노시인의 주름지고 햇볕에 검게 탄 얼굴에 피어나는 미소가 해맑고 순수하기만 하다. 그 모습을 『집으로 가는 길』의 시편에서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인이 돌아갈 집은 어디이며, 어떤 집일까? 시인에게 시창작의 공간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자못 궁금해 진다. 시인이 거주하는 삶의 공간(집)이 창작의 공간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세계와의 유대와 자기 동일성이 형성되는 실존의 중심공간임은 분명해 보인다.

서울문화투데이 신숙자 기자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