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시민회관,'유쾌한현대미술'참여작가 릴레이 인터뷰-변대용
과천시민회관,'유쾌한현대미술'참여작가 릴레이 인터뷰-변대용
  • 박희진 객원기자(과천시설관리공단)
  • 승인 2011.09.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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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작가, '난 쥐 없으면 못살아'
과천시시설관리공단이 주최하고 <서울문화투데이>가 후원하는 ‘2011 과천시민회관 전시실 새단장 기획전 ’
   

전시는 과천시민회관 갤러리의 재개관을 기념하고, 지역시민과 함께하는 이상적인 문예회관의 전시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시도로 미술계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친절한 전시를 통한 미술계 대중화와 전국문예회관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서울문화투데이>에서는 본 전시에 선정돼 초대된 작가들의 면면을 스페셜로 소개하고자 한다. 대중과 소통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노력을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만나보자.  *선정작가 : 김나래, 변대용, 서웅주, 신명환, 임지빈, 위영일, 장현우, 최윤정, 최하윤 (가나다 순)

 '쥐'를 소재로 작업하는 변대용작가. '쥐'가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었을 거라 한다. 아래는 변작가가 '쥐'와 겪은 일화로, 자신이 직접 작성한 글이다.

 킁킁... '수상한 미키월드'

▲변대용 作 <수상한 미키월드>

 흔히 사람을 동물에 비유를 하고는 한다. 동물의 생김새와 행동습관처럼 이 사람은 무슨 무슨 동물 같다 라고 한다. 그리고 흔히들 가장 많이 비유하는 동물이 있다면 욕으로도 쓰이는 개가 많다. 부지런하다면 소를 말하기도 한다. 쥐는 영특한 잔꾀가 뛰어난 동물로 비유되고는 한다.

 쥐의 크기는 사실 크지는 않지만 쥐가 나타나게 되면 소스라치게 놀라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은 겪어 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긴 꼬리와 더러운 곳에서 사는 징그럽다고 느껴지는 이 쥐를 가장 사랑스럽게 만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미키마우스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미키마우스 이후로 영화 라따뚜이에 나오는 사랑스러운 쥐도 기억난다. 

 쥐는 호기심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먹는 것들을 마치 다람쥐처럼 모으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귀여운 외모의 미키는 보기에는 반들반들한 표면과 사랑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지만 유심히 보면 잔인한 장면들도 보인다. 특히 미키의 큰 두상의 뒤편에는 잔인하게 죽은 쥐의 장면들이 보인다. 호기심이 많아 커다랗게 검은 코모양의 탑들에 모여서 무엇이 그리도 궁금한 것인지 많이들 모여  킁킁 대며 코를 대고 있다.

 호기심이 많아 좋을 때는 열광을 하거나 가지고 놀다 재미없으면 마치 놀이마냥 물어뜯어 죽이는 잔인함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미키가 마우스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비유가 적절할지 않을까.

▲변대용 作 <수상한 미키>

■episode ⅰ
 지금의 작업실 이전에 부산의 '아트팩토리'라는 공장에서 작업을 했었다. 말 그대로 공장이어서 800평이 되는 곳에는 여러 작가들이 모여서 먹고 자면서 작업을 하는데 음식물이 있는 곳에는 어디서든 쥐가 나타나기 마련이었다. 하루는 몇 명의 작가들이 밥 먹기위해 식당에 모였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휙 돌아봤더니 ... 커다란 쥐와 마주쳤다. 우리도 놀라고 쥐도 놀랐다. 그때부터 우리는 쥐와 한바탕 전쟁에 돌입했다. 어찌됐든 이 쥐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다들 밀대걸레며 빗자루며 닥치는대로 붙잡기는 했으나 살이 통통 오른 거대한 쥐는 우사인 볼트보다 빠르게 내달렸다. 다 큰 남자 성인들이건만 쥐가 막상 달려드니 어디든 올라가려고 난리치는 이 작가들을 보면 웃음도 났지만 충분히 이해도 됐다. 나도 쥐가 징그럽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작은 햄스터는 귀엽다고 하면서 이렇게 집쥐, 시궁쥐들은 왜 징그러울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루는 작업을 하다 뒤통수가 간지러워 돌아보니 한쪽 벽에 나를 쳐다보며 기어가는 작은 쥐가 있었다. 순간 '아, 귀엽다'고 생각했다. 쥐가 귀엽다는 생각은 생전 처음이었다. 무엇이 쥐에 대한 나의 의식을 뒤집은 것일까? 그것은 바로 크기의 차이였다. 큰 쥐는 좀 더 디테일해서 징그러움이 돋보였다면 작은 쥐는 상대적으로 앙증스럽게 느껴지는 그 무엇이 있기에 귀엽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희한하게도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내 마음은 바뀐다. 그만큼 쥐라는 동물에 대한 편견이 컸던 걸까. 키티와 미키는 서로가 이렇게 공장에서 내가 쥐를 만났을 때처럼 그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쥐의 몸에 사랑스럽게 보이는 미키의 탈을 쓰고 있는 쥐와 쥐의 입장에서는 무서움의 대상인 고양의 머리에 순해 보이는 키티의 탈을 쓴 고양이를 만났을 때 그들은 과연 어떤 느낌을 가지게 될까 하는 상황을 만들어 보았다. 쥐의 색이 초록색인 것도 그 공장의 바닥이 초록색 방수 페인트로 전부 칠해져 있어서 쥐가 잘 안 보이는 보호색 역할로 유머러스하게 표현 한 것이다.

■episode ⅱ
 쥐는 다람쥐처럼 수집하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부자가 되는 것을 쥐로 비유하는 나라도 있지않나. 다대포라는 곳에서 개인 작업실로 이사했다. 작업특성상 주택가보다는 공장지대가 작업하기 편하기에 공장 2층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습관처럼 쥐가 있나 없나를 둘러보는 나는 1년 동안은 쥐의 출몰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드디어 쥐가 다녀간 현장을 목격했다. 저 수상한 검은 알갱이들이 뭘까? 혹시하는 마음에 확인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것은 쥐의 똥이었다. 이때부터 쥐와의 2라운드 전쟁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쥐를 잡기란 쉽지 않았다. 끈끈이를 설치했지만 엉뚱하게도 새가 붙어서 죽어 있질않나...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더 강력한 쥐 덫에 스모크 향이 진동을 하는 맛있는 햄을 달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무 수확이 없었다. 그렇게 1주일이 지났고 매일 쥐가 잡혔나 확인하는 습관은 서서히 시들해지고 있었다. 아무 기대 없이 습관처럼 덫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무엇인가! 덫에 걸려있는 검은 덩어리...쥐가 잡힌 것이다. 아, 이 통쾌함!

▲작업 중인 변대용작가

 사람이 활동하는 주간에는 쥐의 활동이 뜸하지만 불 꺼진 야간이나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아마 이 녀석들은 신나게 돌아다닐 것이다. 그건 생각하기도 싫다. 지금 나는 이러한 상황을 작업으로 옮기고 있다. 10월에 있을 개인전에는 TV의 화면 조정배경에 작은 쥐 한 마리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입체작품으로 보여줄 생각이다.

 왜 이런 '쥐 작업'을 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왜, 혹시 내가 쥐띠여서? 쥐띠는 맞다. 그래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난 '쥐 작업'에 나를 투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Byun, dae-yong>  

■ 부산대학교 미술학과 조소전공 졸업 동대학원 졸업
■ 수상
2010 부산청년작가상(부산예총)
2010 송은 미술 선정작가(송은문화재단)
2010 퍼블릭아트 선정작가
2008 제19회 부산청년미술상 수상(부산청년미술상 운영위원회)
2000 중앙미술대전 특선(호암갤러리)

■ 개인전
2010 너는 나다. 나는 너다(갤러리 로얄/ 서울)
2010 그럼에도 ..꿈을 꾼다(롯데갤러리/부산)
2009 호기심 많은 인어(센템시티 신세계 갤러리/ 부산)
2009 빌린장갑 (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 부산)
2009 장화신은 두루미와 아이스크림 먹는 백곰(공간화랑.생각꿈틀 미술관/부산. 서울)
2008  nekton & plankton (송은 갤러리/ 서울)
2008  붉은 곰 - 존재와 상징(한향림 갤러리/ 헤이리)
2007 동상이몽 - 보색 (킴스 아트 필드/ 부산)
2007 “갈증이 나다”(롯데갤러리/ 부산, 광주)
2006 “갈증이 나다”- EBS space공모수상전(EBS스페이스/ 서울)
2000 변대용의 꿈에 의한 개인전 (부산대 전시실/ 부산))


■ 단체전
2011 Hi(롯데갤러리/부산 광복지점)
     Fun & Toy (가나아트/ 부산)
     에코씨의 그린빌리지(일현 미술관/ 양양)
     압솔루트 아트 콜렉션- 로컬작가 선정(예화랑/ 서울)
     가벼운 미술(킴스아트필드미술관/ 부산)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한국아트미술관/ 부산)
    
2010  OH! Happy Day (롯데갤러리/ 안양)
      Hi Hero (부평아트센터/ 인천)
      한국 현대 조각 (춘천MBC)
      DECEM-SATISFACTION 팝아티스트 10인(이배갤러리/부산)
     「퍼블릭아트」 선정작가 36인 '헤이리'에서 날다(한길갤러리/부산)
      부산비엔날레연계전시- 본능의 진화(아트팩토리 인 다대포/부산)
      일상의 행복- 비타민(알바로시자홀/안양)
      Wow ! Funny Pop (경남도립미술관/창원)
      호모루덴스 (전북도립미술관)
      드림바이러스 (예술의 전당 7갤러리/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