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생생한 '한국 연극의 순간들'
사진 속 생생한 '한국 연극의 순간들'
  • 김영찬기자
  • 승인 2011.09.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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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예술가의집 명예의 전당에서 개최

 한국 현대연극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산울림 '환절기'(1975년) 지금은 고인이 된 김무생선생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오광수, 이하 ARKO)는 대학로에 위치한 예술가의집 내 명예의 전당에서 9월 28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한국 연극의 순간들 - 공연사진으로 본 연극사' 2부 전시를 개최한다.

 한국 연극사 중에서도 광복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까지의 공연사진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국립극단을 비롯하여 극단 신협, 동랑레퍼터리, 산울림, 실험극장, 연우무대, 연희단거리패, 현대극장 등 28개의 단체와 개인소장자 2명의 도움을 받아 수집한 자료들로 구성되었다.

 예술가의집 2층 명예의 전당에 마련된 전시실에는 한국현대연극 연보를 시작으로, 극단 신협의 '목격자'(1947), 국립극단의 '원술랑'(1950), 극장 드라마센터의 '햄리트'(1962), 실험극장의 '맹진사댁 경사'(1969) 등의 생동감 있는 공연사진이 벽면을 따라 배치되며, 전시실 가운데 극단 산울림의 활동을 소개하는 특별전시코너가 마련된다. 그리고 전시공간이 협소하여 미처 액자로 전시되지 못한 사진들은 관람객이 자유롭게 열람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실 내 컴퓨터를 통해 소개된다.

 2부 특별전시 코너에서는 극단 산울림의 공연 무대사진을 비롯하여 이제껏 공개되지 않았던 극단 소장 공연관련 기록과 자료들을 선보인다.

 극단 산울림은 1969년 연출가 임영웅을 중심으로 김인태, 김무생, 장종선 등이 창단하여 그해 12월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창단공연으로 출범한 극단이다. 1985년 신촌에 소극장 산울림을 개관하였으며, 현재까지 창작극과 현대극을 포함하여 140여회의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고도를 기다리며'(1969), '가위바위보'(1974), '건강진단'(1974), '환절기'(1975), '밤으로의 긴 여로'(1976), '위기의 여자'(1986),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1991) 등 산울림의 주요작품의 생생한 무대사진을 액자와 디지털 화면을 통하여 만날 수 있다.

 신촌에 소극장 산울림을 개관한 1985년 극장의 전경과 극장 실내 사진, 그리고 개관기념공연 포스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특히 이 포스터는 85년 제작, 사용된 이래 처음 대중에 공개되는 것이기도 하다. 포스터 뒷면에는 85년 3월 3일부터 9일까지 소극장에서 열린 개관공연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개관을 축하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축하메시지가 담겨있다. 이를 통해 연극 뿐 아니라 무용, 문학, 음악 등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를 수용하는 공연전문 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임영웅 극단 산울림 대표의 끈질긴 노력과 의지를 느낄 수 있다.

 ARKO 오광수 위원장은 “이번 전시가 그동안 소홀했던 우리 연극사 자료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 전시를 통하여 명예의 전당이 연극인과 예술인은 물론 청소년과 시민들에게 우리 예술의 흐름을 돌아보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대 위 배우들의 표정과 움직임, 생생한 현장의 느낌을 전달하는 이번 전시는 12월 31일까지 이어지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전시도록은 예술가의집으로 문의하면 구할 수 있으며, 전시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예술가의집 홈페이지(artisthouse.arko.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