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문학’ 텃밭 원로시인 김규동 세상 떠나...
통일문학’ 텃밭 원로시인 김규동 세상 떠나...
  • 이소리 시인
  • 승인 2011.09.2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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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낮 2시 30분쯤... 발인 10월 1일 아침 8시 삼상서울병원 장례식장 19호
▲故 김규동 시인

이북에
누님 두 분 계십니다
큰누님은 이름이
김용금(金龍金)이고
작은누이는
김선옥(金鮮玉)이라 합니다
누구시든지 혹 소식 아시는 분은
안 계시는지요
이 넓은 천지지간에
손톱만큼이라도
소식 아시는 분
안 계실런지요
안 계실런지요 -‘누님’ 모두

<나비와 광장>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원로시인 김규동(87) 선생이 28일(수) 낮 2시 30쯤 이 세상을 떠났다.

시인 김규동(金奎東)은 호가 문곡(文谷)이며 1925년 2월 13일 함경북도 경성에서 태어나 1948년 <예술조선> 신춘문예에 시 ‘강’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46년 연변의대를 마쳤으며, 경성고보에 다닐 때 시인이자 스승인 김기림(金起林) 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1951년에는 시인 박인환, 김경린 등과 함께 <후반기> 동인으로 참여했으며, 1955년에는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우리는 살리라’,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포대가 있는 풍경’이 당선되기도 했다. 1960년 자유문협상을 받았으며,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민족문학작가회의 고문을 맡았다.

문학평론가들 평가에 따르면 김규동 선생 시작활동은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 비와 광장>1955), <현대의 신화>(1958) 등을 펴냈던 1960년 들머리까지다. 선생은 이때 ‘포대가 있는 풍경’, ‘어느 병상의 연대’ 등에서 전쟁, 도시문명 비판의식, 현실 비판 등 모더니즘와 비슷한 시를 많이 발표했다.

둘째는 1960년대 뒤부터다. 이때부터 선생 시는 많은 변화를 겪는다. 특히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고문을 맡으면서 많이 달라진다. 통일문제, 노사문제, 학생시위 등 현실 문제를 시에 담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펴낸 시집으로 <죽음 속의 영웅>(1977), <깨끗한 희망>(1985), <오늘 밤 기러기떼는>(1989) 등이 있으며, 평론집으로는 <새로운 시론>(1959), <지성과 고독의 문학>(1962), <어두운 시대의 마지막 언어>(1979) 등이 있다. 그 뒤 시집 <생명의 노래>(1991), <길은 멀어도>(1991), <흰각시분꽃>(1993), <느릅나무에게>(2005) 등이 있다.

장례식장은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9호(강남구 일원동)이며 발인은 10월 1일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강춘영 여사, 큰아들 윤, 둘째 아들 현, 셋째아들 준이 있다. 연락처는 1599-3114(장례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