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한국미술과 함께 걸어온 10년
[전시리뷰] 한국미술과 함께 걸어온 10년
  • 박희진 객원기자(과천시설관리공단)
  • 승인 2011.10.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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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아트페어 ‘KIAF2011’

 지난 21일, 10주년을 맞은 한국국제아트페어(Korea International Art Fairㆍ이하 KIAF)가 닷새간에 일정을 마치고 26일 폐막했다. 국내화랑 117개, 해외 16개국 75개 화랑이 참여해 총 192개 화랑이 참여했고, 2천여 명 작가의 참여로 5천여 점 작품이 소개돼 8만여 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국내작품보다 해외작품이 인기가 좋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한-호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국제 문화외교의 장으로 추가 기획된 전시장의 풍경은 단순히 작품을 판매하는 시장이상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10주년을 맞은 KIAF2011의 판매율은 작년대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지난해 거래량 대비 5억 원이 상승한 130억 원이 거래됐다. 관람객수와 참여대상이 2002년 첫 회 때부터 꾸준히 늘고는 있는데 비해 거래량은 2008년부터 금융위기와 함께 대폭 줄었다. 여전히 경기회복이 어려운 이 시점에서 거래에 대한 기대는 전시성에 비중을 두는 것으로 애써 아쉬움을 감추는 화랑들도 있었다.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 전시장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면서 전문 컬렉터들의 활동을 기대케 하기도 했다. 이들이 한국 미술시장의 활성을 예고하는 촉매역할이 돼 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올해도 축배를 나눌 만큼 대형거래가 활보하진 못했다. 그러나 KIAF2011은 10주년을 맞은 국내 미술시장에서 몇 가지 가능성과 긍정적인 요소들을 제시하고 있었다.

 첫째는, 소폭이지만 작년대비 판매율이 오른 것. 경제 불황 속에 하강하던 미술품 시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다. 국내 아트 페어는 지난 2008년 이후 20회 이상 개최 횟수는 늘렸지만, 총 판매액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하강선에 맥을 끊고 상승 기세를 보인 점은 연이어 개막하는 국내 아트 페어에 작게나마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둘째는, 새로운 관람 층 확보에 주목해 볼 만하다.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 측은 이번 아트페어에 20대 관람객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새로운 관람 층의 확보는 판매율을 높이는 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미술시장 확대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KIAF2011은 전시공간디자인이나 전시기획에 대해 ‘성공적이었다’고 평할 수 있을 만큼 관람자를 배려한 세심한 전시였다. 올해 첫 선을 보인 ‘ARTFLASH' 부스는 젊은 층이 주목하는 미디어 아트와 설치미술로 구성해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미술품 구매자 대열에 서기엔 아직 미술시장 문턱이 높은 이들에겐 새로운 작품을 감상하는 신선한 기회를 제공했다.

 셋째, 구매자 층을 확대하고, 새로운 작품에 이해를 돕는 소통의 노력들이 효과를 발휘했다. 학술 프로그램과 도슨트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면서 현대미술 작품들을 이해할 수 있는 루트가 형성됐다. 17개 호주갤러리가 참여한 주빈국 갤러리 코너에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은 호주 현대미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이는 실지 판매와도 연결돼 일부 호주작가의 작품이 프리뷰 당일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유난히 짧은 역사 속에 급히 달려온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구조부터 규모, 운영까지 그 영역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시선들로 평가받아왔다. 우리도 이제 미술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읽어 스스로 방향을 제시해야 할 때가 아닐까.

 2007년까지 거래량이 치솟았고, 2008년부터 하향곡선에서 2011년 다시금 상승곡선을 타게 됐다. ‘투자위주 거래’라든지 ‘특정작가 편중 현상’이라든지- 끊임없이 혹평 꺼리가 돼왔던 국내 미술시장 내에 부정적인 요인들도 변동곡선을 그리는 시기가 온 것이다. 우리 미술시장은 세계미술계에서 아시아 선발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미술시장의 활성화와 세계적인 대형거래를 유도하기 위해선 국내 미술시장부터 긍정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국내 미술시장에서부터 거품을 걷어내고, 거래수준부터 시발점이 돼 국내 화랑의 참여와 거래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때 가능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