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북한산 둘레길’ (2)
느림의 미학 ‘북한산 둘레길’ (2)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1.10.1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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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구간, 경관 뛰어나고 유적지도 많아 '가족나들이에 안성맞춤'

 북한산 둘레길은 북한산을 끼고 도는 기존의 샛길을 연결하고 다듬어서 북한산자락을 천천히 걸으며 대화하고, 사색하며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한 서울시민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산책로이자 휴식처이다. 북한산 둘레길은 북한산국립공원 자락 저지대 일원을 따라 서울시 6개 자치구와 경기도 3개시에 걸쳐 조성돼 있다. 가을에 접어 들며 건강을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북한산 둘레길도 찾는 이의 발길도 점차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풍철에 피톤치드의 방출량이 많아 스트레스 해소 등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천천히 사색하며 걷는 게 우울증 해소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소나무숲길, 순례길, 흰구름길, 우이령길' 등 총 4개 구간의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어 천만 서울시민의 쉼터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강북구 소재 둘레길과 주변 공원 및 유적지 등을 소개한다. 특히 강북구 소재 둘레길은 피톤치드 방출량이 가장 많이 방출되는 둘레길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을 많은 시민들이 강북구에 있는 북한산 둘레길을 찾을 수 있도록 많은 자료들을 제공해준 강북구청 관계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북한산 '우이령길'

 우선 강북구 소재 둘레길 중 '소나무숲길'은 우리 민족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인 소나무가 지천에 있어, 이 구간에 들어서면 강렬한 솔 향이 온몸을 감싸고 흐르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소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트를 통해 스트레스 해소 등의 산림욕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데다, 길이 넓고 완만하여 편안하게 온 가족이 함께 산책을 즐기기에 적합한 구간이다. 또한, 둘레길 중 유일하게 청정(우이)계곡을 따라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소나무숲길 구간은 우이령길 입구에서 솔밭근린공원 상단에 이르기까지 2.9km 길이의 길로 약 90분 정도 투자하면 다 돌아볼 수 있다. 높낮이가 심하지 않고, 평평한 길이 많아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순례길 구간은 독립유공자의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독립 유공자 묘소를 비롯하여 조국 광복을 위해 꽃다운 청춘을 바친 17위의 광복군 합동묘소까지 모두 16기의 묘역이 있으며,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분들이 잠들어 계시는 국립 4.19 민주묘지도 볼 수 있다. 계곡에 놓여진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쉴 수 있는 넓은 쉼터도 있어 가지고 간 시집을 한 권 읽거나 준비해간 도시락이나 차 한 잔 마시며 쉬어가기에도 적합한 구간이다.

▲북한산 '소나무숲길'
 솔밭근린공원 상단부터 이준열사 묘역 입구까지 약 2.3km, 소요시간은 약 70분 정도이다. 난이도는 '하' 수준이다.

 흰구름길 구간은 북한산 둘레길 중 유일하게 12m 높이의 구름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정상에 올라가지 않아도 북한산의 경관과 서울도심, 그리고 멀리 수락산 등을 구름 위에서 조망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길 곳곳에 체육시설 등이 조성되어 있어 운동을 하기에도 좋은 길로, 강북구청 자연생태 체험장도 있어 교육적으로도 좋은 코스이다. 이준열사 묘역 입구에서 북한산 생태숲 앞에 까지 이르는 약 4.1km 구간으로 소요시간은 약 120분 정도이고 노약자나 초보자에게는 약간 난이도가 있는 구간이다.

 우이령길 구간은 1968년 1.21사태(김신조 사태) 때 북한 특수부대원의 침투로로 이용된 후 지난 40년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지역으로 서울에서는 보기 드물게 자연 생태계 보전이 우수한 지역이다.

 2009년부터 생태탐방로로 재탄생하였으며, 우수한 생태계가 잘 보전될 수 있도록 제한된 인원(일일 1,000명)에 한해 탐방을 허용하고 있다. 경기도 양주시와 서울시 생물권을 연결하는 생태통로로 흙길의 정취와 숲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교현 우이령길 입구에서 우이 우이령길 입구까지 구간거리는 대략 6.8km, 소요시간은 약 210분 정도이고 난이도는 '중' 수준이다.

▲북한산 '순례길'

 <순국선열 애국지사 묘역>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 자락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애국지사들의 묘역이 있다. 이곳엔 이역만리 헤이그에서 을사늑약의 무효와 조선의 독립을 외치다 순국한 이준 열사를 비롯 3.1운동을 주도한 손병희 선생, 항일 독립 투쟁과 광복 후 좌우 합작운동을 펼친 여운형 선생, 만주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고 임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이시영 선생 등 우리나라의 독립과 건국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이 모셔져 있다.

 또한 김창숙, 이명룡, 신숙 등 독립운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분들부터 신익희, 조병옥 등 대한민국의 기틀을 다진 정치가, 조국 광복을 위해 꽃다운 목숨을 바친 17위의 광복군 합동묘까지 있어 광복과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를 생생히 보여주는 곳이다.

 그동안 이곳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게 방치되어 왔지만 지난 2009년 북한산 둘레길 코스로 순례길이 조성되면서 북한산의 자연 경관도 즐기고 애국심을 느껴 볼 수 있는 장소로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3.1운동의 발원지 '봉황각' & 민주화 성지 '국립 4.19 민주묘지'>
  
 봉황각은 1912년 의암 손병희 선생이 일제에  국권을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가와 천도교 지도자를 훈련시키는 목적으로 지었으며, 1912년 4월부터 1914년 4월까지 3년간 총483명을 수련시킨 곳이다. 손병희 선생은 봉황각에서 3.1운동을 구상하고 다른 민족대표들과 함께 준비했으며 민족대표 33인 중 15인을 배출한 3.1운동의 발원지이지만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봉황각과 부속 건물에는 그 당시의 유물이 남아있고 이곳 앞쪽 약 50m되는 산 언덕에는 손병희 선생의 묘가 있다. 봉황각 현판 글씨는 오세창이 썼다. 이곳은 지난 1969년 서울시 유형문화제 제2호로 지정됐다.

 국립4·19민주묘지는 4·19혁명에 참가하여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안장·봉안하고 그 위훈을 기리는 성스러운 곳으로 지난 1963년 9월20일 건립됐다. 1995년 4월 국립묘지로 승격되었으며 묘역, 유영봉안소, 기념관, 기념탑, 광장 등이 주변 북한산의 수려한 경관과 어울려 참배객들과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솔밭공원

 <주변 공원>

 솔밭공원은 서울 유일의 평지형 소나무 군락지로 약 100년생 소나무 1,000여주가 집단적으로 자생하고 있어, 보존가치가 매우 높고 오랫동안 시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1990년대 아파트가 들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서울시와 강북구가 부지를 매입해 2004년 솔밭근린공원으로 개장했다.

 솔밭공원은 자생하고 있는 소나무를 최대한 보존한 가운데 ▲생태연못, 그늘시렁, 산책로, 잔디광장 등 조경시설 ▲배드민턴장, 건강지압보도, 게이트볼장 등 운동시설 ▲ 장기바둑쉼터, 어린이놀이터 등 휴식시설 ▲ 야외무대, 놀이마당, 조형물 등 문화시설 등을 갖췄다.

 조용히 사색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공원이 절대부족한 서울의 현실을 감안할 때, 솔향 은은한 아름다운 솔숲을 거닐며 편안한 휴식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솔밭공원은 복잡한 도심의 일상에 지친 시민들이 즐겨 찾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솔밭공원
 2009년엔 실개울과 생태연못, 벽천, 야생화 산책로 등으로 꾸민 자연학습 생태체험장을 조성했다. 특히 북한산의 세봉우리(만경대, 인수봉, 백운대)를 바로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그 아름다움을 산을 오르지 않고서도 느낄 수 있다.

 오동근린공원의 총면적은 1,349,556㎡이며 번동과 미아동 일대에 걸쳐 있다. 도시거주지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인공적인 손길이 많이 미치지 않아 자연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다. 1982년 9월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었고 1990년 12월 공원 조성계획을 수립하여 대단위 공원으로 조성했다.

 이곳은 소나무, 잣나무 등 숲과 함께 약수터, 정자, 화장실 등 주민편의시설, 체력단련시설, 배드민턴 등 운동시설을 잘 갖추어 주민들의 아침운동과 산책 및 휴식공간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강북구에서 음악방송과 함께 산책로를 따라 피톤치드 체험장, 숲속교실, 야생초화원, 숲속놀이 체험장, 실개천 등을 조성, 아기자기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산책로 중 꽃샘길은 강북구의 한 주민이 암투병 와중에도 쓰레기 더미를 치우고 영산홍 금낭화 등 아름다운 야생화로 꾸면 놓은 길로 이용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길이다.

▲북한산 '소나무숲길'
 북서울 꿈의 숲은 한때 강북지역 최대의 가족 놀이시설이었으나 2000년 이후 에버랜드, 서울랜드, 롯데월드 등 대형놀이공원에 밀려 쇠락해 도심속 흉물로 전락한 드림랜드와 주변 공원 용지를 서울시가 매입해 지난 2008년 10월 대형 녹지공원으로 개장했다.

 강북 6개구(강북, 성북, 도봉, 노원, 동대문, 중랑)의 심장부에 조성된 북서울 꿈의 숲은 도심 속 가족 나들이 공간으로서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공원 시설은 월영지(호수), 청운답원(잔디광장), 월광폭포, 애월정(정자),  산책로, 칠폭지, 야생초화원, 꿈의 숲 미술관, 꿈의 숲 아트센터, 레스토랑, 카페, 지하주차장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전통건축물인 창녕위궁재사 건물은 원형으로 복원됐으며 주변에는 푸른 호수와 함께 정자와 폭포 등이 잘 어울리게 배치돼 있다.

 아파트와 도로로 둘러싸인 공원 경계부에는 어느 곳에서나 공원 접근이 가능하도록 포켓파크, 쌈지마당, 가로공원, 산책로, 체력단련장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조성했다. 시민들이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길수 있도록 공연장, 전시장, 전망타워 등에서는 각종 문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북한산 '소나무숲길'
 특히 공원 중심부에 우뚝 솟은 49.7m 높이의 전망대는 북쪽으로는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의 절경이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서울시내와 남산, 한강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공원 최고의 명소로 꼽힌다.

가는 길(대중교통 이용)

 강북구 둘레길은 지하철 4호선 미아삼거리역, 미아역, 수유역 구간에 걸쳐 있으며, 주요 명소들은 각 역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접근이 쉽다. 순국선열 애국지사 묘역(이준열사 묘역 기준) 과 국립 4.19민주묘지, 북한산둘레길 순례길은 수유역에서 아카데미하우스 방향 버스(1119, 마을버스 강북1번 등)를 타면 되고, 봉황각과 솔밭공원, 북한산둘레길 소나무숲길, 우이령길은 수유역에서 우이동 방향 버스들(120, 153 등)을 타면 된다. 북서울 꿈의숲과 오동근린공원은 미아삼거리역과 수유역에서 마을버스(강북 09, 강북 11)를 타면 쉽게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