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의원, '예술발전 위해 더 많은 고민하겠다'
김정의원, '예술발전 위해 더 많은 고민하겠다'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1.10.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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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 정부보다 기업이 나서 지원해야 발전

20일 오전 국회에서 이색 세미나가 열렸다. 국회의원 김정이 주최한 '예술/디자인 R&D가 21세기 성장동력'이라는 주제로 국회의원회관 128호 제3간담회실에서 토론의 좌장을 맡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박인석교수, 서울대 이순종학장, 홍익대 고정민교수, 문화체육관광부 최보근과장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된 것.

김정의원은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에 비해 우리 기업의 기술력이 결코 뒤지지 않을 뿐 아니라 더 뛰어나지만 디자인 분야에 대한 투자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걸음마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고, "이 자리가 우리나라 디자인 R&D 투자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또 정책적, 사회적 해결방안이 무엇인지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므로 의미있는 토론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서울대 미술대학 학장인 이순종교수가 '디자인의 시대적/사회적 역할과 R&D투자의 필요성'에 대해, 홍익대 고정민교수가 '예술과 디자인의 사회적, 경제적 가치평가'에 대해서 주제발표를 했다. 마지막으로 문화부 디지털콘텐츠산업과 최보근과장이 문화와 예술분야를 중심으로 '문화기술 R&D 지원정책'에 대해 발표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장호현 강남대교수와 박현민국가과학기술위 미래성장조정과장, 김순응아트컴퍼니 대표이사, 김정희 성신여대 미술대학 학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12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토론회는 40분 가까이 더 진행됐다. 정부의 예술정책에 대한 토의가 본격화된 것이다.

먼저 장호현교수는 관련기관과 정부부처가 기준과 제도만 중시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교육과학기술부의 편제부터 고쳐져야 예술과 디자인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부 부처와 학계가 아닌 업계를 대표해 토론자로 나선 김순응 아트컴퍼니 대표이사는 프랑스와 미국의 예를 들며 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보다 돈이 도는 시장과 기업이 나설 때 획기적 변화가 가능하고, 많은 문제점들도 일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문화강국인 프랑스가 예술시장을 정부주도로 하다 보니 제한된 예산으로 문화 발전은 커녕 예술가들을 먹여 살리지도 못해 유능한 예술가들이 민생고해결을 위해 외국으로 건너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은 기업이 미술품을 사면 세금혜택을 부여함으로써 기업은 세금혜택을 받아서 좋고, 작가는 작품을 많이 팔아 더욱 창작활동에 매진할 수 있고, 시민들은 우수한 작품들을 많이, 그리고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어 자연히 예술의 발전이 이뤄졌음을 강조하며 우리도 기업 메세나활동 지원을 통해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신여대 미술대학 학장인 김정희교수는 실적위주 교육에 밀려 예술활동이 극히 위축되어 있는 현실을 조목조목 예를 들어 반박했다. 김교수는 특히 최근 대학의 구조개혁을 실례로 들며 교육 당국이 예술대학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평가지준을 만들어 그것에 미달할 경우 퇴출시킨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고 주장하며, 중부 이남 대학들은 다른 전공의 대학으로 전환되든지, 경쟁력이 없다는 미명 하에 없어지는 대학이 많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교수는 또 "톡톡 튀는 젊은 예술가들에 의해 한류도 만들고, 전세계 디자이너계와 광고계, 미술계에 두각을 나타낸 이들이 많다"면서 "지금처럼 오로지 취업을 중심으로 하는 예술대학을 만들려면 모든 커리큘럼의 초점을 취업에 맞춰 바꿔야 하며, 이는 창의적인 교육을 말살시키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세미나를 주최한 김정의원은 토론회를 마치며 이번 세미나가 전에 없이 뜨겁고, 또 좋은 의견들을 많이 내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인사하며 "자신은 디자인과 관련하여 다음 세미나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오늘 토론회에 참석한 많은 분들이 미술과 교육에 관한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미술교육'과 관련한 세미나를 개최하겠다"고 약속하고 "오늘 제시된 문제점들의 해결을 위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