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기행 -61] 떡 박물관
[박물관 기행 -61] 떡 박물관
  • 한국박물관연구소 제공
  • 승인 2011.10.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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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문화공간, 떡 박물관

 떡 박물관은 2002년 1월에 개관한 전통음식박물관이다. 설립 당시에는 우리나라 전통음식인 떡을 비롯하여 부엌과 관련한 살림 등을 아우른 떡․부엌살림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2008년 새롭게 단장하며 떡 박물관으로 개칭하여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물관의 설립자는 우리나라 전통음식전문가로 잘 알려진 윤숙자 선생이다.

 윤관장이 박물관을 설립하게 된 배경은 전문 학자 겸 전문가로서의 사명감에서 기인한다. 1999년 3월 안국동 백상기념관에서 개최한 “이야기가 있는 옛 부엌살림 이야기전”을 개최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관람을 한 뜻있는 손님들이 우리에게도 이러한 유물을 항시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여러 의견을 주었다.  그리로부터 3년, 윤관장은 그동안 수집해오던 2,000여점의 소장품을 가지고 지금의 창덕궁 앞에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떡은 한국인의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앉아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음식으로 그 종류도 많거니와 맛과 영양, 질감과 향을 위한 배합이 과학적이고 절묘한 전통음식이다. 떡 박물관은 이러한 떡의 맥을 잇고 우리 전통식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자 만든 공간이다.

 그리하여 떡 박물관을 찾은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추억과 향수의 공간으로, 도시인들과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사라져가는 전통음식인 떡을 통해 우리 조상들의 지혜로움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토록 노력하고 있다.

 먼저 1관, 전시실에는 시절마다 달리 만들어 먹었던 다양한 맛과 모양의 떡은 물론, 이를 만드는 방법에 따라 찌는 떡, 치는 떡, 삶는 떡, 지지는 떡으로 분류하여 떡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떡을 만들 때 필요한 조리기구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간편한 요즘 도구들에 비하면 다소 불편하고 투박해 보이지만 그 이름이며 모양에서 정감을 느낄 수 있다.

 2관인 체험관에는 맛있고 아름다운 우리 떡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아름다운 떡을 감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어보고 맛보는 기회를 통해 한국의 음식문화를 좀 더 깊이 있고 재미있게 배워 볼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외에, 전통의례에 쓰였던 음식을 전시하고 있다. 백일, 돌, 관례, 혼례, 회갑 례, 상례, 제례 등 출생에서 제의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하여 그 시기마다 쓰였던 음식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보고 있다. 

 특별히 마련된 기획전시실은 자주 찾는 관람객을 위해 항상 새로운 전시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공간으로, 2011년 가을에는 ‘떡 담는 그릇·소품'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외에도 떡 박물관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창의적 체험활동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되어있다. 유·초·중·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령대별 다양한 떡 만들기 활동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처음 접해보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전통음식 만들기 및 떡 만들기 체험활동을 영어, 일어, 중국어 등 3개 국어로 진행하고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떡 나라 이야기”는 단체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해설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시절마다 달리 먹는 떡, 만드는 방법에 따라 분류되어 있는 떡, 통과의례 상차림의 떡 등 200여 가지의 다양한 떡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가끔 교과서에서나 접하던 떡 만드는 도구와 이제는 사라져가는 떡에 관한 풍속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내가 만든 떡이 최고예요”는 학생들의 체험프로그램이다. 떡 만들기 체험은 요즘 우리 학생들에게는 낯선 음식이 되어 버린 떡을 직접 만들고 먹어 볼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이 되고 있다. 빵과 케이크의 단맛에 길들여진 학생들에게 전통의 멋과 맛을 느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떡이 만들기 쉽고 몸에 좋은 음식으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직접 만들 수 있는 떡으로는 ‘꽃산병’이 있다. 예쁘지만 처음 들어보는 이름을 갖고 있는 이 떡은 충청도 지방의 향토 떡이다. 멥쌀가루를 쪄서 친 반죽에 팥소를 넣어 둥글납작하게 빚은 다음 떡살로 눌러 문양을 만든 뒤 그 위에 노랑, 분홍 물을 드린 작은 떡 조각을 얹은 독특한 형태의 떡으로 담백한 맛과 함께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느낌을 준다.  

 다음으로는 ‘보슬산자’를 들 수 있다. 이 떡은 찹쌀가루를 끓는 물로 익반죽한 뒤 흰팥앙금, 잣, 호두, 땅콩을 소로 넣고 둥글납작하게 빚어 끊는 물에 삶아 뜨면 건져서 카스테라 고물을 묻힌다, 노랑, 분홍, 연두색이 카스테라 고물 사이로 엷게 베어 나와 우아하며 고물의 감촉이 보슬보슬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부드럽고 차진 맛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녹차가루, 딸기가루, 치자물, 백련초가루, 포도가루로 물들인 색띠로 감아 색 사탕처럼 만드는 ‘아롱이다롱’이 등이 인기가 높다.

 이렇듯 떡 박물관은 우리전통음식을 통해 우리문화의 깊이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숭고한 기능을 수행하는 박물관이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와룡동 164-2(02)741-5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