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보엠 미미역 캐스팅 재일동포 3세 이천혜
라보엠 미미역 캐스팅 재일동포 3세 이천혜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1.11.14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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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남는 가수 아닌 기억에 남는 가수 되고 싶어'

재일동포 3세 소프라노 이천혜(일본명 지에 리 사다야마·31) 씨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그의 첫 한국 독창회를 열었다. 그의 재능을 아끼는 ‘소프라노 이천혜 후원회’(명예회장 오재희 전 주일본대사)가 마련한 자리다. 

 

▲재일동포 3세 소프라노 이천혜가 신라호텔에서 첫 한국독창회를 열었다.

 

이 씨는 지난해 일본의 국제음악제인 퍼시픽뮤직페스티벌(PMF) 오디션에서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수석지휘자)에게 발탁돼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주인공 미미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해  삿포로에서 전막 공연을 끝낸 뒤 도쿄 신주쿠 신국립극장 오페라시티 콘서트홀에서 하이라이트 무대도 성공적으로 마쳐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무대를 눈여겨본 일본 음반사의 제안으로 3월 오페라 아리아를 모은 첫 솔로 앨범 ‘일 프리모 레갈로(Il Primo Regalo)’도 냈다.

솔로 앨범을 낸 기념으로 여는 이번 한국 리사이틀에 대해 그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고향인 한국에서 처음 독창회를 열어 기쁘고 감사하다”며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은 적이 없다”면서 유창한 한국어 솜씨를 뽐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한국에서 앨범 발매 후 첫 솔로 공연이다. 소감은?
“오늘 한국에서 첫 공연 할 수 있어 너무나 기쁘고 감격스럽다.”

-앨범소개를 부탁한다.
“5년동안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면서 갈고 닦은 아리아를 중심으로 프랑스 아리아, 일본 가곡 아베마리아까지 그동안 인정 받았고, 또 자신있는 곡들을 선곡해서 넣었다.”

-라보엠 미미역에 캐스팅돼 화제가 됐었다. 어떤 점 때문에 발탁된 것 같은가?
“노래보다도 감정적인 표현에서 점수를 많이 딴 것 같다. 그리고 미미역에 맞는 기술이나 테크닉도 필요하지만 미미의 진정성과 마음의 변화 등을 음악에 담고자 노력한 점이 반영된 것 같다.”

-당시 일본 음악계에서의 반응은 어땠나? 재일교포로서 1호 오페라 가수라 할 수 있는데 공연 당시 출연자 모두 일본인이고 혼자만 한국인이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 시대는 함께 하기 어려운 시기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세대에 와서는 실력만 있으면 음악계에서는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시대가 변화되면서 차별 같은 걸 피부로 느끼거나 하는 점은 없다.”

-어느 매체에선가 당시 이탈리아 지휘자가 아닌 일본인 지휘자였으면 발탁되지 못했을 거라고 언급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주변사람들 중에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한 적도 없고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다. 오로지 실력으로 발탁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기록에 남는 가수가 아닌,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가수가 되고싶다는 이천혜씨

 

-이 후 음악계 동료들의 반응은 어땠나?
“다들 무척 좋아했고, 응원해주고 재일교포 성악가 대표로 일본에서 잘 하라고 말해줬다.”

-그동안 재일교포라는 것을 강조하며 살지는 않았을 것이고, 미미로 발탁되면서 재일교포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차별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까요?(웃음)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차별을 느끼지는 않는다. 앞으로 그렇게 되지 않도록 나 스스로도도 잘해야 하고."(웃음)

-어렸을 적부터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를 잘 불렀다는데 음악을 하는데 있어 가장 영향을 받은 사람은 누구일인지?
“음,,, 클래식계의 대가인 마리아칼라스를 들고 싶다.”

-그 이유는?
대가들은 많은데 마리아 칼라스처럼 가사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잘 나타내고, 목소리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것을 느껴서 마리아 칼라스를 좋아한다.

-우리나라 조수미나 신영옥 홍혜경 등 뛰어나고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성악가가 많은데 롤모델 삼은 사람이 은 없는지?
“ 조수미나 홍혜경,  신영옥 씨 모두 좋아하고 존경한다. 만난 적은 없지만 그들의 CD를 많이 듣고 참고하고 있다.

-오늘 첫 무대가 사실 오페라 전용 공연장도 아니고 정식 공연 무대가 아니어서 소리가 잘 전달이 되지 않는 등 위험부담이 큰 장소인데 공연을 강행해서 대단한 자신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가 잘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공연할 때 부담감이 있기는 한데 나는 언제나 노래할 때 어떤 장소에서나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은 테크닉, 똑같은 표현으로 감동을 주고 싶고, 노래 한 곡 한 곡에 사랑하는 마음을 담고자 하는 강한 마음이 있었기에 열심히 했다”

-자칫  평소 내 실력만큼 인정을 못 받게 되는 것 아닌가하는 두려움은 없었나?
그 두려움도 많이 없었다. 왜냐하면 어디서 하든 나의 실력은 실력이기 때문에 최상은 아니더라도 청중은 내 실력을 알아 줄 거라고 생각했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
“마담 버터플라이 중 어느 개인 날을 제일 좋아한다.”

-여담으로 오늘 저녁은 드셨는지? 다들 걱정하셔서...(웃음)
먹었다.(웃음)

-앞으로 계획은?
당연히 국제무대에서 더 설 수 있었으면 좋겠고, 어떤 곳에서 노래하더라도 한결같은 마음과 자세로 다가가 청중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사람들의 ‘기록’에 남는 가수가 아닌, ‘기억’에 남는 가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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