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시민과의 소통 접점 만드는 서울디자인지원센터
디자이너·시민과의 소통 접점 만드는 서울디자인지원센터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1.11.14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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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태그’ 대표 작품 디자이너 인터뷰

‘디자인’을 통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시민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 9월 개관한 서울디자인지원센터 1층에는 시민과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이 특별한 공간에 들어서면 하트 모양의 천연 가습기가 상쾌한 공기를 뿜어내고 책이라고 생각했던 것에서 은은한 빛이 나오면서 조명으로 변신을 하기도 한다. 강아지 미니어쳐가 Tea-Bag을 잡고 있는 재밌는 광경을 볼 수도 있다. 

 

▲겉으로 보기엔 책 같지만 펼치면 은은한 빛이 나오는 '360도 조명'

 

기발한 아이디어와 참신함이 돋보이는 이 작품들은 모두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우수아이디어 제품화, 디자인 전문 온라인 쇼핑몰 ‘디자인태그(Design tag)'를 통해 소개되고 있는 디자이너의 작품들이다. 

나눔의 컨셉 아래 ‘LOVEPOT'을 제작한 카이스트 배상민 교수는 이미 일본 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최고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디자인태그를 통해 LOVEPOT을 대중화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백지웅/이유리 디자이너의 360Lightening과 강순모 디자이너의 Hanger Dog은 서울디자인지원센터가 지난 2009년 우수디자인 제품화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생산과 마케팅 등의 전 과정을 지원하면서 빛을 보게 된 작품이다.  

 

▲카이스트 배상민교수

 

디자인태그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실행하고 있는 'Hanger Dog'의 강순모 디자이너,'LOVEPOT'의 카이스트 배상민교수, ' '360Lighting'의 백지웅/이유리 디자이너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디어 상품의 특징과 개발과정 등을 소개한다. 

 

▲강순모 디자이너

 

먼저 강순모 디자이너의 작품 - 'hanger Dog'

-제품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차를 마실 때 정리가 되지않는 녹차 티백을 정리시켜주고 재미있게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입니다. 또한 책꽂이, 연필꽂이 등에 걸어서 열쇠, USB, 간단한 소품을 걸 수 있는 Hanger기능을 가진 강아지 소품입니다. 또한 이어폰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이어폰 줄감개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제품입니다." 

 

▲Hanger Dog, 티백이 컵 속에 빠지지 않도록 한 아이디어 제품이다.

 

-디자인 태그를 통해 판매 연계는 몇 건 정도가 이뤄졌는지요?
"디자인태그는 신진디자이너의 상품을 소개해주고 판매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통해서 국내 디자인 스토어, 유통업체를 연결되어 국내에 유통하고 있습니다.
현재 10군데의 샵에서 판매도 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몇 개를 팔았느냐 보다는 10군데의 샵을 통해서 시민과의 접점을 늘리고 한 사람에게라도 작품을 알리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이라고 하면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은 괴리감을 느끼고,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러한 사람들을 좀 더 디자인이라는 범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상생활에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인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Hanger dog처럼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때 차 한잔으로 스트레스를 풀 때에도 조금더 재미있고 조금더 웃음을 자아내게 할 수 있는 것처럼요. 그로 인해 차를 먹는 시간이 더 기다려지기도 하고 단순한 사물이었던 컵과 티백에도 일종의 생명력을 함께 불어넣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으로써 디자인이라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내게 유쾌하고 재밌고, 또 의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서울디자인재단과 서울디자인지원센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무것도 몰랐던 저를 제품을 만들 수 있게 해주시고, 디자인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법률, 유통 등 교육을 실시해 빠르게 성장할수 있게 도와주셨습니다.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전시에도 참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제품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한 때 부는 바람처럼 끝나지 않고, 학생과 디자이너들에게 희망을 주는 육성사업으로 끝까지 계속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내게 디자인은?
"내게 디자인은 우편배달부다."라고 답하겠습니다. "저는 정성이 담긴 편지같은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소비자가 애틋한 편지를 받았을 때 행복을 느끼듯이, 디자인 하나로 웃음과 즐거움, 기다림, 행복을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저는 우편배달부처럼 매일 다양한 감정이 담긴 디자인 편지를 배달하고 싶습니다."

다음은 백지웅/이유리의 작품 - '360Lighting'
(질문은 중복되어서 일부 생략함)

 

'360도 조명'의 이유리디자이너

 

"제품 이름은 '360도 조명'입니다 이름은 그냥 360도로 돌아가면서 조명이 되기 때문에 심플하게 지었습니다." 백지웅씨와 이유리씨는 대학의 선후배 사이다. 이씨는 주로 일러스트 작업을, 백씨는 제품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교류해오다 서울시에서 공모전을 열자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동작업 끝에 탄생시킨 작품이다. 아직은 상품보다는 작품적 의미가 강하지만 일본 전시 디자인 타일에 출품했을 때 많은 관심과 주문을 받아 앞으로 약간의 기술적인 문제만 해결한다면 좋은 결과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두 사람은  이 작품에 대해 "책 안에 조명이 들어가다 보니까 전기 안전적인 문제해결이 힘듭니다, 안에 LED조명을 심고 책을 돌릴 경우 책이 펼쳐지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들도 있고요. 책 안의 문제되는 부분을 해결해서 양산을 해야 하는 구조 변경이 필요한 단계이므로 아직은 상품보다는 작품적의미가 강합니다, 소재의 변경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하며 "서울디자인지원센터를 만나면서 세미나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고, 그런 기회를 통해 사업방향이나 진로에 대한 컨설팅은 물론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많은 것을 얻고 있습니다"며 고마워했다.

 

▲'360도 조명'의 백지웅디자이너

 

그들은 또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는 있지만 직접 생산까지 가기는 어렵기때문에 금전적인 지원이 확대된다면 모든 디자이너들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작품을 만들고,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때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서울디자인지원센터를 통한 여러 지원에 힘 입어 브랜드와 아이디어가 있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항상 새롭고 재미있는 접근을 통해서 작업하는 디자인그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상민교수의 작품 - 'LOVEPOT'

"러브팟은 전기를 쓰지 않는 자연 가습기이기 때문에 어떻게 자연흡수 및 증발을 극대화 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디자인을 벌집 구조로 만들어 내는 과정과 함께 친환경 소재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배교수는 작품을 개발하며 어려웠던 순간을 회상하며 "국내에서는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과의 인연을 계기로 디자인 올림픽,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등에 참여했고 해외에서도 다양한 전시 초대를 받아 진행했습니다만 디자인태그처럼 직접적인 판매로 연결되는 경우는 많이 없었다."며 공공기관이 아이디어 상품의 개발과 판매를 직접 지원해줌으로써 많은 디자이너들이 실제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배상민 교수는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3H (HEART, HEAD, HAND)를 추구하시기 바란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첫번째 HEART는 꿈, 열정을 의미합니다. 디자이너들은 꿈을 꾸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꿈이던 간에 자신만의 꿈을 만드십시오. 열정과 꿈이 없으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매일 매일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이웃의 삶을 관찰하면서 꿈을 키우십시오. 두번째 HEAD는 지식, 기술, 경험입니다. 열정만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나타낼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특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쳐야합니다. 모든 예술분야에는 신동이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 신동은 없습니다. 많은 실수와 경험을 토대로 좋은 디자이너가 탄생하는 겁니다. 세번째 HAND는 실천, 나눔 입니다. 위의 두가지 Heart, Head 만 가지고도 성공한 디자이너는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Hand가 없으면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가 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지식과 재능을 나누십시요. 동료, 소비자 뿐 만 아니라 이웃과 세상에 빛이 되십시오. 여러분이 가진 재능은 혼자만의 성공을 위해 쓰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디자인은 나눔이다. 태생적으로 디자인은 나를 위해 하는 작업이 아니라 항상 타겟유저가 있으며 그 작업의 결과로 기쁨, 이익, 편안함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고 조언했다.

배교수의 디자인 연구의 주제는 Philanthropy design (사회기부 디자인)이다. 그 중 하나가 “나눔” 프로젝트처럼 혁신적인 자선 상품을 만들어 수익금을 기부하는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제3세계를 위한 디자인이다. 배교수는 현재 케냐의 마사이 부족들을 위해 새로운 자연 친화적인 쉘터를 디자인하고 있다. 이 쉘터는 물부족 전기부족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해결할 수 있는 쉘터로 탄소 배출량이 전혀 없으며 우기시 물을 저장하여 정화된 물을 공급할수있는 집으로 디자인하고 있다. 내년에 디자인 결과물을 케냐 오실리기 지역에 공급할 계획이다. 배교수의 목표는 지속적인 사회기부 디자인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세계 최고의 사회 기부 디자인 연구소를 한국에 만드는 것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4명의 디자인태그의 상품 대표 디자이너를 포함해 앞으로도 더욱 많은 디자이너와 중소기업이 디자인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터로서의 충분한 역할을 하는 서울디자인지원센터가 될 수 있도록 기대해 본다.

 

서울디자인재단 산하의 서울디자인지원센터는 지난 9월 옛 이대 동대문 병원 자리에 개관했으며, 지식정보의 허브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신소재 정보실, 디자인 전문 도서관, 사용성 테스트 랩 및 촬영실 등의 다양한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디자인지원센터와 함께 디자인 4대 클러스터인 구로디자인지원센터/강남디자인지원센터/마포디자인지원센터/서울디자인창작지원센터는 각각의 지역 특성에 맞는 디자인 취업/창업/트렌드 등의 테마를 갖고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