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는 누구편? (2)
미키마우스는 누구편? (2)
  • 서문원 기자
  • 승인 2011.11.16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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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북 속에 숨겨진 세상

미키 마우스는 누구편일까? 이를 증명하려면 월트 디즈니의 장편만화영화 '정글북'보다 헝거리출신 졸탄 코르다 감독의 정글북(1942)을 보는게 훨씬 유리하다. 우리가 아는 정글북의 주인공 모글리는 실상 달콤한 시럽과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팔아서 만든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색이 필요했다. 근대가 아닌 현대에 맞는 주인공 말이다.
                                  

▲ 헝가리출신 졸탄 코르다 감독이 연출한 영화 정글북(1942)은 원작과 비교했을때 인간다운 면이 보인다. 반면 월트 디즈니社에서 제작된 만화영화 정글북(1967)은 원작을 넘어 미국산 패스트푸드같은 느낌이 든다. 한 마디로 원작자 조지프 키플링의 인종차별의식을 포함한 신자유주의적 발상이 돋보인다.

졸탄의 정글북은 지난 1942년 미국에서 제작되고 상영된 영화다. 정글에서 자란 어린 모글리가 우연히 인간을 만나고 그들사이에서 갈등하다 다시 정글로 돌아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잘보면 헝가리 태생의 졸탄 코르다 감독의 연출이 원작자 키플링의 희망사항을 깨끗히 삭제한 셈이다.

반면 1967년 월트 디즈니와 볼프강 라이터만에 의해 제작된 장편만화영화 '정글북'은 원작자 바램대로 호랑이 쉬어칸과 사투를 벌이는 등 온갖 역경 끝에 인간으로 처음 만난 샨티(shanty)를 찾아 인간마을로 돌아가면서 끝을 맺는다.

두 작품을 놓고 보면 원작자 조지프 키플링이 좋아할 영화는 당연히 디즈니社가 제작한 정글북이다. 

디즈니 만화영화 정글북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장면은 곰 아저씨 발루가 어린 모글리에게 한수 가르쳐준다며 부른 'The Bare Necessities'(곰아저씨 필수품)이다. '야만'을 미화시킨 것도 모자라 달콤하기 그지없는 시럽을 듬뿍 넣은 영상이다. 우선 이것부터 보고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보자.

               

정글북, 영화와 만화사이에 드러난 현실과 정체성

졸 탄 코르다 감독의 영화 정글북과 볼프강 라이터만 감독의 만화영화 정글북, 이 두 작품들은 상반되는 관점이 존재한다. 하물며 소설 정글북의 주인공 모글리는 가관이다. 내용을 보면 주인공 모글리가 우연한 사고 끝에 정글 속에 버려졌고 늑대부부에 의해 성장한다. 성인이 된 모글리는 인간이 사는 마을까지 갔지만 그곳으로부터 차별받고 쫓겨난다. 그리고 다시 마을을 나와 쉬어칸은 물론이고 몇몇 짐승들을 죽이고 정글의 왕이 된뒤 다시 마을로 돌아간다.  개선장군처럼 말이다.

소설 정글북을 다시 뜯어보면 한심한 이야기

소설 정글북은 철저한 식민사관(제국주의)이 뭍어난 스토리다. 생면부지의 모글리를 키워준 대자연의 주요핵심을 제거하고, 인간취급도 안하던 인간들이 사는 마을로 돌아간다는 설정은 요새로 치면 신자유주의 첨병 글로벌금융전문가다.

이를 우스개소리로 만들면 이렇게 된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철수가 재미교포 영희와 팬팔 끝에 그녀를 찾아 키워준 국가를 버리고 미제국주의에 합류해 온갖 인종차별을 겪고 그곳에서 경영학을 전공한다. 그뒤 글로벌 금융사 입사하고 다시 모국으로 돌아와 전기.상수도를 공급하는 공기업들을 매각, 민영화한다.

이후 매각 수수료를 달러로 마련해 미국으로 돌아와 재미교포 영희와 결혼한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불체류자 멕시칸들이 단속을 피하며 파는 또르티자를 우적대며 먹고는 캘리포니아주 말리부 별장과 뉴욕 아파트를 오가며 행복하게 살았단다. 

PS : 철수의 모국은 멕시코처럼 망했고, 현재 수 많은 마약 딜러들이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야쿠자 혹은 흑사회 지령을 받아 한국어린이들을 성매매하고, 중국.일본 부자들에게 성노리개로 내다 팔고 있으며, 수 백명의 청소년들이 길거리에서 총격전 끝에 살해되는 형편이다. 브라질의 대도시 리우데자네이로 빈민가와 조폭들의 잇권다툼을 다룬 영화 '시티 오브 갓'(2002, cidade de deus)이 한반도에서 부활한거다. Bravo..

딱 위같은 거다.

조지프 키플링, 제국주의의 첨병에서 노벨상 수상자로 영국을 빛내다
                                         
   
▲ 인도 봄베이에서 태어난 조지프 키플링은 인도를 한심한 나라로 생각한 기자출신 작가다. 심지어 그는 노년기에 이르러 제국주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찬양론자로 돌아섰다. 그의 작품 정글북은 그런 분위기에서 탄생된 졸작이다.
소설 '정글북'을 집필한 조지프 키플링은 인도 봄베이 태생의 영국인이다. 그런 그가 인기작가로 유명해진뒤 한 잡지사 인터뷰에서 제2의 고향이나 다름 없는 인도를 놓고 다음과 같은 평가를 한 적이 있단다. "인도는 야만과 퇴행적 문화로 평가받은 나라다" 

키플링의 이력과 당시 상황을 곱씹어보면 제국주의적 사고가 생각보다 깊게 자리 잡았다. 그런 키플링의 편협한 사고를 바탕으로 나온 소설 정글북은 인도는 몰라도 영국에서 큰 인기를 모았었다. 바로 이 소설을 월트 디즈니가 오랜간 기획.각색하며 영화제작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결국 1967년 월트 디즈니 사단의 핵심으로 떠오른 볼프강 라이터만이 제작.연출했다. 참고로 정글북은 디즈니 스튜디오를 제2의 전성기로 이끈 작품이다. 식민앞잡이의 잔인한 이면을 미화시킨 작품으로서 원작자 조지프 키플링은 그동안 집필한 시집으로 지난 190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나이 41살로,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로서 현재까지 그 기록을 깬 인물은 없다.

21세기 월트 디즈니와 미키 마우스는 어디로?

월트 디즈니는 현재 ABC방송국을 이용해 드라마시리즈로 돈을 벌고 있다. 대표작으로 최근 8시즌을 넘긴 위기의 주부들, 그레이 아나토미, 로스트(2004~10)로 인기를 끌었고, 이외에 브리튼스갓탤런트 혹은 아메리칸 아이돌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운용되온 디즈니 스튜디오의 자랑거리  '미키마우스클럽'(The All New Mickey Mouse Club)에서 90년대와 2000년대를 이끌던 팝아이돌 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저스틴 팀버레이크, 크리스티 아귈레라 등이 배출됐다.

21세기들어 월트 디즈니는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 이면에는 지금까지 예상하기 힘든 그러나 디즈니랜드 마니아라면 충분히 이해할만한 스토리가 존재한다. 바로 판타지아를 통해 소개된 이들의 정체성이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