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눈에 비친 국제관광도시 서울의 명암(明暗)!
외국인의 눈에 비친 국제관광도시 서울의 명암(明暗)!
  • 학생기자단
  • 승인 2009.05.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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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도시 서울, 1200만 관광객 유치할 수 있나


서울, 대단한 도시다. 경제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문화, 관광적인 측면에서 엄청나게 성장하여 명실공히 세계적인 도시가 되었다.
그런데 1200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서울이 과연 그만 한 자격을 갖춘 것일까? 혹시 우리끼리 자만에 빠져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드라마나 영화 속의 서울과 서울 시민의 모습이 실제로 방문한 외국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쳤을까?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선호하는 곳은 어디이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만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 실상과 실제 문제점을 정확히 알아보기 위해 서울문화투데이가 대학생기자들을 거리에 투입했다.

◆ 서울, 국제관광도시로의 변신을  꿈꾸다

1200만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는 서울은 국제관광도시로의 탈바꿈을 꿈꾸며 오늘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하이서울페스티벌 등 각종 문화 축제들이 서울 곳곳에서 해마다 개최되어 왔다. 또한 서울드림페스티벌, 서울프린지페스티벌 등 그 명칭마저 생소한 행사들이 수없이 개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화축제 및 행사들이 과연 국제관광도시 서울의 실체를 대변하는 창이 되어 왔는지에 대한 궁금함을 채울 길이 없는 것이 아쉬운 현실이다.

'국제적'이란 거창한 단어를 붙이기 위해서 단지 우리의 눈에 비춰진 영상들로만 서울을 채우려해서는 안될 것이다.

오히려 우리 시각 보다 우선시 되어야하는 부분이 바로 외국인, 특히 해외 관광객들의 시선에 비친 서울에 대해 깊이 재조명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지속적인 산업화와 경제발전과 더불어 문화, 관광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상당한 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대중문화가 세계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로 인한 막대한 부대이익과 관광수익 창출 역시 표면적으로는 눈여겨 볼만하다.

하지만 급격한 양적성장에 질적수준이 접목되어 왔는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당장 드라마나 영화 속의 서울과 서울 시민의 모습이 너무 과장되게 비춰진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상적인 모습만을 상상하던 외국인이 막상 서울을 방문 했을 때 과연 어떤 느낌이었을까? 우리는 그들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 할 수 있었을까?

서울이 세계의 관심을 받을 만큼 수준 높은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는지에 대해선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자문과 더불어 외국인의 눈 속에 비춰진 서울의 모습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거쳐야만 할 것이다. 국제관광도시의 시민으로서 지녀야할 자세는 무엇인가? 외국인들이 진정 선호하는 곳은 어떤 곳이며,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외국인은 서울에 대해 어떤 이야기들을 내뱉고 있을까?

그들이 말하는 명소와 문제점 등 국제관광도시 서울의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 서울문화투데이 시민기자인 세명의 대학생(성혜윤, 김아나, 박수진)이 나섰다.

◆ 외국인이 즐겨찾는 명소 , Hot Places는 어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뽑은 서울 최고의 관광지를 알아보기 위해 본지 시민기자들은 무작정 거리로 나섰다. 누가 뭐래도 직접 발로 뛰며 얻은 자료들이야 말로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고 생각한 이들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을 것 같은 이태원거리, 명동 그리고 남산으로 향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이태원, 일본인들에게 인기 많은 명동, 그리고 서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남산에서 문화관광인의 자존심을 걸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짧은 인터뷰를 시도했다.

처음에는 모르는 외국인에게 말을 건다는 것이 쑥스럽고 힘들었다. 젊은 동양 여성 3명이 연발 “Excuse me”를 외쳐가며 가는 길을 붙잡는 통에 외국인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길만을 던질 뿐이었다. 칠전팔기! 수차례 인터뷰 거절을 당하며 기죽어 있던 삼총사는 어느새 외국인들과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핫 플레이스를 알아가고 있었다.

시민기자들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총 5회의 1:1 길거리 취재를 통해 다양한 연령과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의 서울에 대한 생각을 알아볼 수 있었다. 100여명을 상대로 한 인터뷰를 분석해 본 결과,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서울의 관광지는 고궁이었다.

그 다음은 인사동, 이태원, 남산 등이 순서대로 선호되었다. 연령별 특징으로는 20대는 주로 강남, 이태원, 홍대와 같이 한국의 젊음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선호하였으며, 30대 또한 20대와 비슷한 선호도를 보였으나 20대 보다 고궁을 선호하는 수가 많았다. 반면 중. 장년층인 40대와 50대에서는 고궁과 남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고궁과 인사동 등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로는 한국 고유의 건축물을 통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으며, 한국 고유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령별 특징으로 보았을 때 많은 외국인들 특히, 젊은 연령층에게서 서울의 ‘유흥 거리’를 통해 선호 지역을 선정함을 알 수 있었는데, 이는 다양한 음식과 놀 거리가 젊은이들만의 밤 문화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이었다.

그 밖에 선호 이유로는 쇼핑의 편리함과 좋은 거주 환경 등이 있었다. 외국인들에게 서울은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미는 물론 화려한 도시적인 유흥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퓨전적인 도시로써 긍정적으로 비춰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서울, 변해야 산다!

한편 본지 시민기자들은 서울의 여러 문제점들이 긍정적인 면과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은 ‘세계적인 관광도시 서울’을 위해 채워 나가야 할 것들과 현재 서울이 가진 ‘관광도시로써의 문제점’에 대해 지난 4월 13일부터 동월 27일까지 이태원, 남산, 명동에서 총 5차례의 인터뷰조사(한국거주외국인 100명 대상)를 통해 알아보았다.

▲외국인에게 비춰진 서울의 문제점

첫 번째는 교통문제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너무 많은 차들로 인한 복잡한 길, 소음, 또 그에 따른 대기 오염문제를 가장 실망스러운 점이라고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이 답변하여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녹지대의 부족이었다. 외국의 경우 특히 유럽의 많은 도시에는 숲과 공원이 다수 존재한다. 이들 공원들은 도시민들의 휴식처로써 생활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서울의 공원들은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관광지로써의 역할 정도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외국과 달리 국토가 작은 우리나라와 외국을 비교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수도 있지만, 이는 외국인의 눈에 비춰진 삭막한 서울을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에 주목해야만 한다.

세 번째는, 서울 시민들이 갖춰야 할 생활태도에 관한 문제였다. 많은 한국 거주 외국인들이 낯선 사람과의 신체접촉으로 인한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상 이는 외국인이 아닌 모든 사람에 해당하는 ‘개인의 영역의 침범’에 대한 것으로써 사회 구성원간 서로가 지켜져야 하는 기본 예절중의 하나이다. 이 문제를 인구가 많은 혼잡한 도시에 대한 책임만으로 돌린다면 문제의 본질이 우리의 태도에 있다는 것을 외면하는 것이 될 것이다.

상대방을 고의든 타의든 어떠한 신체접촉으로써 불쾌하게 하였다면 사과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나가는 우리에게서 외국인들은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노골적인 시선으로 외국인을 쳐다보는 것이 불쾌하다고 느끼는 것에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우리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 '한국의 아줌마'는 무서워요

그 밖에도 많은 문제점이 나왔다. 인도를 달리는 오토바이, 건물 외관을 어지럽히는 무분별한 간판들, 쓰레기통 없는 거리, 언어의사소통의 불편함 등이 설문에서 조사 됐다.

이밖에 한국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은행이 부족하다고 느껴 불편함을 호소하는 외국인도 있었다.

이는 국제적인 도시, 세계 관광도시로써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주목해야 할 점이 아닌가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답은 ‘한국의 아줌마’였다.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아줌마’라는 대답을 해 우리를 놀라게 했다.

예상치 못했던 재미있는 답에 한참을 웃었지만, 현실은 그리 유쾌하지 못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줌마의 ‘자리쟁탈전’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던 외국인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져 씁쓸한 미소를 남게 했다.

서울은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기적의 도시이며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가진 세계의 도시이지만 아직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있기에 더 많은 가능성을 잠재한 도시 서울! 세계속의 서울, 국제적인 관광도시를 꿈꾸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변화해 가는 우리의 모습 속에서 서울의 밝은 미래를 기대 해 본다.

서울문화투데이 학생기자단 / 숙명여대 성혜윤ㆍ김아나ㆍ박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