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들, 먼저 떠난 이들 추억하며 눈시울 붉혀
원로 배우들, 먼저 떠난 이들 추억하며 눈시울 붉혀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05.1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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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예술극장 집들이, 강부자, 최은희 등 명대사ㆍ에피소드 소개

▲ 명동국립극장과 관련한 에피소드와 연극 속 명대사들을 선보인 배우들. 왼쪽부터 윤석화, 최은희, 강부자
오는 6월 5일, 명동예술극장의 정식 개관을 앞두고 연극인들이 집들이를 가진 가운데 먼저 떠난 그리운 이들을 추억하며 과거 명동국립극장의 영광을 부활시킬 것을 다짐했다.

명동예술극장(극장장 구자흥)은 앞으로 명동예술극장을 함께 키워갈 주인공이자 옛 명동국립극장 무대의 영광과 함께 해 온 원로 및 중진 연극인, 그리고 신진 연극인들을 초청해 명동예술극장을 가장 먼저 선보이고 한국연극의 명동귀환을 축하하는 흥겨운 잔치를 마련했다.

무대에 오른 김벌래, 김정옥, 노경식, 정하연, 권성덕, 윤복희, 정동환, 윤석화 등은 명동국립극장에 대한 에피소드와 연극 산불, 달집 등에서 '나를 취하게 한 명대사'들을 들려주며  명동예술극장이 다시 탄생하게 된 것에 감개무량함을 표명했다. 아울러 김장환 명동상가번영회 명예회장과 복원을 위해 힘쓴 분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강부자는 명동국립극장의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시절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간호원들이 연극을 보러 떼거지로 몰려왔다고 해서 진짜 믿었는데 알고 보니 하얀 시트가 씌워져 있는 텅 빈 좌석을 말하는 것 이었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특히 2009 명동예술극장 개관작 '맹진사댁 경사'에 함께 참여하게 될 원로배우 최은희는 “참으로 감격스런 순간을 맞아 지금 함께 할 수 없는 먼저 떠난 이들이 생각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이날 명동예술극장에서는 과거 국립극장시절 공연을 시작하던 방식대로 시종 징치기를 거행했다.

▲ 명동예술극장 개관을 앞두고 집들이를 가진 연극인들이 관객석을 가득메웠다.
또 정재일 등은 축하공연으로 추억의 영상 스크린을 보여주며 과거 명동국립극장에서 공연됐던 주요 공연 음악들을 연주해 연극인들을 향수에 젖게 했다.

연주는 지난 1975년 명동국립극장에서 마지막으로 공연됐던 '한네의 승천' 중 '사랑가'와 2009 명동예술극장 개관작인 '맹진사댁 경사' 중 '도라지 꽃'을 연주해 마지막 공연과 새롭게 시작하는 공연의 연장선을 이끌어냈다.

구자흥 극장장은 이날 환영인사를 통해 명동예술극장의 역사와 비전을 소개했다. 구 극장장은 "시민들로 부터 사랑받고 연극인들 스스로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극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제가 뒷바라지 하는 자리에 있는 만큼 극장이 확실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충실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후배 연극인들이 안정된 속에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고흥길 위원장은 이에 화답해 "유 장관이 신청한 명동예술극장과 관련한 예산에서 10원짜리 하나 깎지 않겠다"고 말해 좌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명동예술극장은 1934년 일본인 건축가에 의해 바로크 양식의 석조 건물로 신축되어 연극전용극장으로 우리나라 대표 극장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1975년 대한종합금융에 매각되었고 신사옥 건립계획 발표로 헐릴 위기에 있었다.

이에 명동상가번영회 김장환 회장을 중심으로 100만인 서명운동과 정당, 서울시, 문화관광부, 국회청원 등 다각도의 노력을 거쳐 지난 2003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재매입하고 재건축에 들어갔다.

명동예술극장은 오는 6월 5일 정식 개관될 예정이며 명동예술극장 개관 작으로 20세기 한국 희곡을 대표하는 작품 오영진(1916~1974)의 '맹진사댁 경사'를 무대에 올린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