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공예트렌드페어 '미리 보기'
2011공예트렌드페어 '미리 보기'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1.12.08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범한, 그러나 비범한 (Extraordinary)' 전시회

짚풀 삼는 할아버지, 오직 한길만을 고집하는 장인...공예를 말할 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많은 이미지 중 하나다.

▲사랑에 옻칠-목칠

그러나 최근의 공예는 밝고 즐겁게, 그리고 다양한 얼굴과 모습으로 우리 생활 속으로 속속 들어와 있다. 이렇게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공예의 현장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바로 2011공예트렌드페어이다.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이하는 2011공예트렌드페어가 오는 12월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최정심, 이하 진흥원)이 주관하는 공예트렌드페어는 6백여 명의 공예인들이 참여하고 매년 3만여 명이 관람하는 공예 전문 전시회다. 올해는 '평범한, 그러나 비범한(extraordinary)'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시대로 진입하면서 사람이 사용하는 물건을 기계가 대신 만들어주기 시작했고, 싼 값에 많이 만들 수는 있게 됐지만 좋은 물건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더 싸게, 더 많이 만들기 위해 공장은 해외로 옮겨가기 시작했고,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조악한 물건들이 우리 생활 속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 곁엔 '마데인 차이나(made in china)'제품 뿐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도 많은 게 현실이다. 

▲Zanotta

나무의 형태와 결을 살려 정교하게 자르고 다듬어낸 대반(大盤), 적당히 솜을 넣어 몸에 꼭 맞게 지어낸 누빔저고리와 같이, 자급자족의 시대에는 재료의 특성과 쓰임을 정확히 알고 사용자의 특성까지 고려해서 물건을 만들었고, 대를 물려 사용하기도 했다. 이때의‘물건’은 소비와 생산의 매개체가 아닌 생활의 일부분이었고, 우리나라 공예는 이러한 개념의 연장선상으로 발전해왔다.

지금 산업화시대의 평범한 물건은‘한해 쓰고 버려도 아깝지 않은’소모품의 개념인 데 반해, 예전의 평범한 물건은 긴 시간 체득한 기술에 제작자의 정성이 더해진 하이엔드급 수공예품이었던 것이다. 그 평범함 속 비범한 가치의 중요성을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일깨운다.

이 전시를 기획한 이상철디렉터는 “공예트렌드페어는 전통과 현대문화를 고루 아우르면서 한국적인 삶과 문화의 기반으로서 공예의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면서 “재래시장의 민예품에서부터 현대적인 마케팅이 가미되어 젊은 감각으로 되살아나고 있는 공예품까지 생활에 침투해 있는 공예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Moormann2
해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셋업되는 창작공방관은 공예작가들의 필수 참가 전시로 자리잡고 있다. 개인에게만 문을 열었던 창작공방관이 올해는 그룹 형태의 참여도 적극 권장해, 철저한 블라인드 심사를 통해 선정된 74명의 개인 참가자와 20개 팀이 개성있는 작품을 전시한다.

 산업관에서는 공예 브랜드, 협회 및 단체, 대학교 공예관련 학과, NGO 등 112개 팀이 다양한 공예품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지자체의 참가가 돋보인다. 죽세공품으로 유명한 담양, 한산모시의 고장 서천군을 비롯해 예산군, 원주시, 이천시, 전주시, 종로구, 통영시가 지역 환경 및 사회에 기반해 발전을 거듭해온 수준 높은 공예품을 선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되는 프랑스초청전에서는 올해도 프랑스공예협회(Atelier`d Art de France, 이하 AAF) 소속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오브제 위주의 전시로 보여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소품을 위주로 생활용품, 주얼리 등을 전시하고 현장에서 직접 판매도 진행한다. 유럽 예술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공예품을 구경하고 소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프랑스와 함께 일본 지역 문화에 기반한 토산품 및 고유 컨텐츠를 활성화하기 위해 발족된 쿨 저팬(Cool Japan) 브랜드 홍보관 전시부스도 마련된다. 이와 같이 공예와 관련된 해외 컨텐츠의 점진적이고 자연스러운 유입은 공예트렌드페어가 향후 국제적인 행사로 거듭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진흥원의 한해 사업 결과물을 정리하는 KCDF홍보관도 마련된다. 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공예와 디자인의 공적인 발전을 위해 전시, 교육, 컨설팅 등 다양한 방면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KCDF홍보관에서는 진흥원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함과 동시에 8팀의 장인과 디자이너의 콜라보레이션 작품들과 한지 디자인 상품을 개발하는 한지디자인토너먼트의 결과물을 전시한다.

올해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지나칠 수 없는 부스가 있다. 2011공예트렌드페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영화배우 지진희의 전시부스가 그것. 평소 공예에 관심을 갖고 있던 지진희씨는 지난 2010년 사회 각층의 공예 애호가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버금이전’의 작가로 활동하면서 진흥원과 인연을 맺었다. 배우가 아닌 작가로서 적극적으로 공예트렌드페어 홍보에 동참한 지진희씨는 정연택(명지전문대) 교수에게 틈틈이 지도를 받으며 본인만의 작품에 몰두하고 있으며, 제작된 작품은 현장에서 전시, 판매될 예정이다. 이 소식은 벌써부터 일본 팬들에게 전해져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공예트렌드페어 현장에서는 다양한 이벤트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사일런스 옥션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가의 공예품들을 낙찰 받을 수 있으며, 수익금은 전액 사회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또 문화 나눔의 의미를 실천하기 위해 소외계층의 아동을 위한 공방체험행사를 사전에 개최하고, 그 결과물을 현장에서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