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돌아온 조선의 도서
드디어 돌아온 조선의 도서
  • 김희연 기자
  • 승인 2011.12.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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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서 조선왕조도서 귀환 알리는 고유제 열려

100여 년 전 일본이 약탈한 조선왕조도서의 귀환을 알리는 환수고유제가 13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묘에서 열렸다. 문화재청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조선왕실 전통 예법에 맞게 도서 봉안 행렬을 재현했다. 최광식 문화부장관, 김찬 문화재청장, 국회 전재희, 조윤선, 박영선, 최종원 의원, 권철현 전 주일대사, 김종규 문화유산신탁이사장 등이 참석하고, 많은 시민들이 무료로 개방된 종묘에 자유롭게 입장해 고유제를 참관했다.

▲ 채여(彩輿)에 담겨 종묘 정전으로 이동하는 환수도서

행사는 환수도서가 국방부 국악대의 음악에 맞춰 전통 의장대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의례팀의 호위를 받으며 종묘 정전에 입장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뒤이어 김찬 문화재청장은 대국민 보고를 통해 조선왕조도서가 일본의 약탈로 반출되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경과를 발표했다.

▲ 대국민 보고를 하는 김찬 문화재청장

이어 최광식 문화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조선왕조도서 환수에 기여한 국내 여러 관계자들과 특히 질곡의 역사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온 일본의 가사이 아키라(笠井亮) 의원과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대사 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 축사를 전하는 최광식 문화부장관

김의정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대표는 특별히 환수에 기여한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권철현 전 주일대사에게 감사패를 전했으며,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에게도 감사패를 차후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종묘제례보존회 주관으로 본격적인 고유제가 시작됐다. 고유제는 영신례(신을 모시는 절차), 전폐례(향을 올리는 절차), 작헌례(헌관이 술을 올리는 절차), 철변두(제사음식을 물리는 절차), 송신례(신을 보내는 절차), 망료례(축문을 태우는 절차) 순으로 진행됐다. 종묘제례악보존회에서 음악을, 국립국악고등학교 학생들이 일무(문무)를 맡아 고유제를 더욱 빛냈다. 

▲ 국립국악고등학교 학생들의 일무

조선왕조도서 환수에 이르기까지 자세한 경과는 다음과 같다. 1906년과 1909년 사이 이등박문, 규장각도서 등 77종 1,028책이 다양한 경로로 반출됐고, 1922년에는 조선총독부가 조선왕조의궤 80종 163책을 일본 궁내청에 기증해 반출됐다. 오랜 시간이 지나 1965년 ‘한·일 문화재협정’에 따라 이등박문 도서 11종 90책을 포함한 많은 문화재들이 반환되었다. 이후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가 발족하고 2006년부터 환수활동을 추진해왔으며, 환수를 위한 정부와 국회의 노력이 더해졌다. 그 결과 2010년 11월 한·일 정상간 반환이 합의돼 이달 6일 조선왕조도서가 환수된 것.

환수된 조선왕조도서는 오는 27일부터 내년 2월까지 국립고궁박물관 도서특별전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