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 최고 작가는‥역시 백남준
한국 현대미술 최고 작가는‥역시 백남준
  • 김희연 기자
  • 승인 2011.12.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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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명 미술평론가, 한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 설문조사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최고 작가는 누구일까? 김달진미술연구소가 53명의 미술평론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백남준이 38표, 김환기가 22표, 이우환이 21표를 받아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4위에는 박수근, 공동 5위에는 이중섭, 권진규, 박생광, 오윤, 김수자, 박이소, 서도호 등이 꼽혔다. 지난 12월 5일부터 14일간에 걸쳐 이뤄진 이번 설문조사는 1명당 3표를 표기해 누적 합산하는 방법으로 진행됐으며, ‘2000년 이후 한국미술 현장 진단’을 주제로 실시했다.

▲ 백남준(1932~2006). 세계 비디오 예술의 선구자로 예술을 새롭게 정의했다.

▲ 김환기(1913~1974). 한국 추상미술의 제1세대로서 세련되고 승화된 조형언어로 파리와 뉴욕으로까지 그 이름을 알렸다.

▲ 이우환(1936~) 일본의 미술운동인 모노파의 이론과 실천을 주도하며 국제적 활동을 펼쳤다. 2011년에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열렸다.

설문조사를 주관한 김달진미술연구소 김달진 소장은 “예술을 순위로 매기긴 어렵지만 한국미술의 흐름과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설문결과에 대해서는 “설문조사에 답한 미술평론가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져 근대 작가보다는 현대 작가들에 대한 관심이 더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0년대 들어 많은 활동을 보인 김수자, 서도호 등과 사후에 높은 평가를 받는 권진규, 박생광, 오윤, 박이소 등이 높은 순위에 랭크됐다. 이는 평론가 집단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현재 한국 미술 평론계의 시선과 관점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 현대미술작가 중 재조명해야 하는 작가 1위로는 차학경, 2위에는 김구림, 박현기가, 3위에는 정찬승, 4위에는 이승택 작가가 선정됐다. 김달진 소장은 “1위 작가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작가 층을 두텁게 탐구해야 한국미술의 발전이 있다”면서 "지금까지 비교적 주목받지 못한 작가들도 재조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차학경(1951~1982) 부산에서 출생해 11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문학, 개념 미술, 퍼포먼스, 신체예술, 비디오 예술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했으며 페미니즘 예술을 제시하기도 했다. 31세로 요절했으며 1992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회고전이 열렸다.

젊은 작가(만45세 이하) 중 향후 가장 기대되는 작가로는 정연두 작가가 1위를, 박찬경, 양혜규, 이용백 작가가 그 뒤를 이었다. 정연두 작가는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초대전을 가진 후 큰 기대를 받고 있으며, 다큐멘터리 영상사진 작가인 박찬경과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참가자인 양혜규,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이용백 작가도 주목받고 있다.

2000년 이후 가장 기획력이 돋보인 전시는 2010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주관한 ‘고려불화대전’이 꼽혔다. 한 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국내외 불화 108여점을 선보였던 기획력에 큰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고려불화대전’은 2011년 월간미술대상 전시기획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2005년 주관한 ‘한국미술100년1부’가, 3위에는 2002년 광주비엔날레가 순위에 올랐다.

▲ 2010년 열린 고려불화대전

이번에 이뤄진 설문조사는 김달진미술연구소 10주년을 맞아 실시됐다. 김달진미술연구소는 지난 2010년 한국미술정보센터를 개원해 국내외 미술 관련 도서, 간행물, 기록물, 자료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 김달진미술연구소의 김달진 소장

 

설문에 응하신 분들 (가나다 순)
강선학(미술평론가), 강승완(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팀장), 고충환(미술평론가), 김노암(아트스페이스휴 대표), 김미경(강남대 교수), 김병수(미술평론가), 김복영(미술평론가), 김상철(미술평론가), 김선정(한국종합예술학교수), 김성희(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 김영석(월간 아트프라이스 대표), 김영순(미술평론가), 김영재(미술평론가), 김영호(중앙대 교수), 김종근(아트앤 콜렉터 발행인), 김종길(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 김지연(학고재갤러리 기획실장), 김찬동(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책임심의위원), 김학량(동덕여대 교수), 김형숙(서울대 교수), 김홍희(미술평론가), 류한승(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박영택(경기대 교수), 박천남(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반이정(미술평론가), 변종필(미술평론가), 서성록(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 송미숙(성신여대 명예교수), 신항섭(미술평론가), 오광수(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오세권(대진대 교수), 유진상(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 윤난지(이화여대 교수), 윤우학(충북대 교수), 윤진섭(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 이대범(미술평론가), 이선영(미술평론가), 이은주(독립큐레이터), 임창섭(부산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장동광(독립큐레이터), 정영숙(경희대 겸임교수), 정용도(미술평론가), 정준모(미술평론가), 조광석(경기대 교수), 조선령(독립큐레이터), 조은정(한남대 겸임교수), 최금수(네오아트닷컴 대표), 최병식(경희대 교수), 최 열(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회장), 최은주(국립현대미술관 사업개발팀장), 하계훈(단국대 대학원 교수), 홍경한(월간 아티클 편집위원), 황록주(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