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도 문화다 [1]
광고도 문화다 [1]
  • 서문원 기자
  • 승인 2012.01.0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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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면‧기아차 쏘울, 단순 홍보에서 자발적 시민참여 광고로 이어져..

현대 광고는 상업성과 문화적 경향을 동시에 갖고 있다. 광고가 기존의 양적인 외형확대에서 질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문화에 대한 영향력이 확산된 것이다. 이는 지난 2006년부터 UCC동영상과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기존 미디어환경이 사용자중심으로 바뀌고, 사용자가 제품과 홍보물에 대해 직접 반응하고 참여하면서 유행문화를 주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해 국내최고히트상품으로 선정된 ‘꼬꼬면’과 세계최대동영상사이트 유투브에서 조회수 1천만회(2012년 현재 1천2백만회)를 돌파한 기아차 ‘쏘울’광고가 대표적이다. 한편 국내외 광고시장을 살펴보면 경기불황에도 불구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시장규모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문화와 광고계의 상호작용과 급성장하고 있는 광고산업 및 동향, 그리고 광고와 문화의 연계성 등에 대하여 시리즈로 게재한다.    -편집자 주-

▲ 2011년 KBS예능프로 '남자의 자격' <라면의 달인>편에서 준우승을 한 이경규씨의 꼬꼬면이 같은 해 8월 한국야쿠르트를 통해 출시됐다. 특히 꼬꼬면은 '하얀국물'열풍을 일으키며 하반기 라면시장에서 판매, 선호도 1위로 올라서는 등 음식문화를 뒤바꾼 계기를 마련했다. 한화는 꼬꼬면으로 하반기 매출 600억원을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얀 국물’ 열풍을 일으킨 꼬꼬면

지난 2011년 8월에 출시돼 4개월 만에 약 600억원대 매출을 올린 ‘꼬꼬면’(한국야쿠르트)은 지난 4월 KBS2TV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라면의 달인’편에서 준우승을 한 개그맨 이경규씨의 작품이다.

특히 꼬꼬면은 국내식품업계에서 삼양사의 나가사키짬뽕과 함께 기존 ‘빨간 국물라면’에서 ‘하얀 국물라면’으로 라면과 음식문화를 바꾼 주역이다. 그리고 이 라면을 세상에 알린 매체가 기존 TV와 신문광고도 아닌 스마트폰이다. 사용자들이 ‘라면시식후기’ 등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으로 확산시킨 것이다.

동영상사이트에서 인기를 모은 기아차 ‘쏘울’

기아자동차 ‘쏘울’(Soul)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를 모은 경우다. 특히 쏘울 자동차 광고는 지난 2009년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PETA’로부터 ‘좋은 광고상’, 글로벌시장조사기업인 닐슨사가 주관하는 ‘올해의 광고상’(자동차부문) 2년 연속수상 외에 지난 해 12월 영상업로드 3개월 만에 유투브 동영상 조회수 1천만회를 돌파했다.

▲ 기아차 쏘울 '햄스터 광고'는 지난 2009년부터 북미는 물론 호주, 유럽TV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위 사진은 지난 2010년 기아차 쏘울 북미지역 햄스터광고 2편으로 현지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뒤이어 지난 해 8월 '기아차 쏘울, 햄스터 동영상 시리즈 3편'이 유투브 동영상에 업로드되자 넉 달만에 조회수 1천만회를 돌파했다.

참고로 쏘울은 독일 폴크스바겐의 아우디 총괄디자이너출신의 페터 슈라이어 기아차 부사장의 디자인으로 4년 전 출시됐다. 처음 반응은 ‘의심 반, 기대 반’이었다. 이미 일본에서 유행한 ‘박스카’개념인데다 세계경기불황 여파로 판매수요가 증가할지도 의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3월부터 북미판매전역에 걸쳐 햄스터를 등장시킨 광고영상물 3편이 게재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 영상을 각종 TV채널과 유투브 동영상사이트에 광고하면서 차량판매호조(2011년 북미박스카 판매 1위)로 이어지는 등 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으로 확산됐다.

이런 현상은 비단 위 두 가지 예문으로 그치지 않고, 사용자에 의해 단순한 제품광고가 아닌 문화현상으로 파급되고 있다. 패러디영상부터 간접광고(PPL)가 보편화된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까지 영향을 끼치는 등 다양한 반응으로 나타나고 있다.

       

위 동영상은 지난 해 12월 유투브 동영상 조회수 1천만회를 돌파한 '기아차 쏘울 햄스터 광고 3편'이다. 현재까지 위 동영상과 관련해 북미지역 동영상 마니아들의 '패러디 동영상'이 업로드 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2012년 1월 현재 조회수 1,245만회다. 이 모델은 지난 해 북미자동차 시장 박스카부문 1위를 차지하며 기아.현대자동차 타모델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외 광고시장도 성장

국내광고시장도 크게 성장했다. 지난 해 12월 ‘2011 광고산업통계조사’(문화부-KOBACO)에 의하면 지난 2010년 기준 국내 광고시장 규모는 전년 9조1869억원 대비 12.37% 증가한 10조3232억원을 기록해 10조원 대를 돌파했다. 또 광고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광고산업 사업체 수 역시 2009년도 4532개에 비해 10.6% 증가한 5011개를 기록했다. 업계 종사자 수도 3만4438명으로 전년도 3만3509명 대비 2.8% 증가했다.

온라인포탈 네이버(NHN)의 연간광고매출규모는 2010년을 기준으로 1조1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전체광고매출의 14%, 온라인광고매출의 70%를 차지한다. 또 지상파 방송사인 MBC, KBS 광고매출을 합산한 것 보다 더 많은 규모다. 참고로 포탈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국내광고매출(2010년 기준)은 3,450억원이다.

해외의 경우 국내광고시장과 달리 규모면에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최대 광고에이전시 ‘제니스 옵티미디어 그룹’(Zenith Optimedia)에 따르면 세계광고시장이 경기불황에도 불구 ‘브릭스’(BRICs, 브라질, 인도, 러시아, 중국)국가들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올 해 5천109억 달러에서 2015년 6,17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덧붙여 2012년 광고비 보유국 1위로는 미국으로서 1천487억 달러, 2위 일본이 426억, 3위 독일이 252억 달러 규모에서 각각 3% 성장이 예상된다.

광고문화, 일방적 홍보에서 능동적 시민참여로
 
광고는 상업성과 문화적 파급효과를 동시에 갖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 발달된 현재, 음식문화는 물론 IT, 자동차 및 각종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통구조를 통해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오를 만큼 사용자들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

최근 광고시장은 과거처럼 일반시민들을 향해 홍보만 하는 일방적 형태에서 IT기술의 발달로 시민들이 광고홍보물과 관련하여 입체적으로 반응하고 참여하는 능동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아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위 같은 광고 및 문화와 관련하여 정부와 각 부처의 피드백이 약하다는 점이다. 한류열풍확산에 따른 영상 및 문화예술관련 콘텐츠개발 사업에는 적극적인데 반해 광고처럼 상업성과 문화적 콘텐츠를 두루 갖춘 분야는 업계동향 및 통계수치만 보도할 뿐, 그에 따른 적절한 정책이 없다. 물론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광고콘텐츠관련 인재육성과 ‘국제공익광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IT기술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광고시장규모와 문화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기때문에 이들을 담을만한 그릇이 너무 협소하다. 현실적인 대안과 정책이 없다. 그런 중에 국제광고대회개최가 눈에 띈다.

가령 해외사례를 보면 올 해로 55주년을 맞은 프랑스의 ‘칸느광고축제’(Cannes Lions Festival)와 미국의 클레오 어워드(Clio Award)같은 국제광고시상식이 있다. 온라인백과 위키피디아 설명에 따르면, 이 두 시상식은 오스카 영화제와 연극의 토니상 그리고 TV드라마분야의 에미상 시상식과 비교된다고 소개돼있다. 한국도 부산국제영화제처럼 대규모 국제광고축제가 개최되면 더 적극적인 인재육성책 및 관련 콘텐츠개발정책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교황청 포교성성에서 대중문화광고에 이르기까지

광고(PR)의 초창기 이름은 ‘선전’(프로파간다)이다. 지난 1622년 로마 교황청(교황 그레고시우스15세)이 당시 유럽전역으로 확산된 프로테스탄트교회의 성장에 충격을 받고 바로 신설한 ‘포교성성’(Congregatio de propaganda fide)이 시초다.

오늘날과 같은 광고로 본격 진화된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 전후다. 독일은 물론 미행정부가 자국민을 상대로 당시 유럽에서 촉발된 전쟁개입명분을 선전하고, 적대국을 비난하고자 만든 것이 계기다. 그 뒤로 브로드웨이에서 연극, 영화,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을 홍보해온 에드워드 버네이스 같은 언론인출신 기획자들이 미국 국방성과 재벌회사로부터 PR(홍보)을 의뢰받고부터 크게 성장했다. (에드워드 버네이스 ‘프로파간다’참조)

광고의 과거와 현재 미래는 종교, 정부, 민간으로 이양되는 수순을 밟아왔다. 이를 통해 이들의 상업성과 시장규모 확대는 물론이고, 문화적 패러다임이 양산되고, 그로인한 시너지 효과가 다양한 분야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대사회에 이르러 광고도 문화로서 성장 발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