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거지?~ 통영 ‘벅수골 소극장’에 연극 보러?
갈거지?~ 통영 ‘벅수골 소극장’에 연극 보러?
  • 홍경찬 기자
  • 승인 2009.05.17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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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5~15일 동랑 유치진 정신 이은 "통영연극예술축제에 빠져 봅시다"

▲ 늘 미소를 머금은 벅수
 통영 세병관 입구에는 독특한 모습을 한 돌장승 하나가 서 있다.

 이 돌장승은 1906년에 마을사람들이 풍수지리적으로 동남방이 허하다고 하여, 마을의 재앙을 막고 평안을 기원하려고 세웠다고 전해진다.

 돌 벅수는 마을의 전염병과 액운을 막기 위한 비보장승으로 동남방이 허하다는 풍수지리설에 따라 1906년(고종10년) 세병관 입구인 이곳에 벅수 계를 만들어 세운 것이다.

 화강암으로 만든 벅수 뒷면에는 '광무 10년 병오 8월 동락동립(同樂洞立)'이란 문구가 음각되어 있다.

 1906년 벅수가 세워진 곳이 '동락동'(지금은 통영시 문화동)이였나보다. 대한민국 민속문화재 자료 제7호 벅수, 행정적으로는, 학술적으로는 이렇게 부른다. 하지만 통영 사람은 그냥 벅수라고 부르고 벅수같은 놈이라는 욕을 한다.

▲ 통영 세병관 입구에 서있다.
 '멍청하게 실실 웃기만 하는 놈. 에라 이 벅수같은 놈아!' 늘 웃음을 주는 얼굴이기에 지나가다 자세히 볼수록 귀엽기만 하다.

 처음 방문하는 이는 소극장이 있으리라곤 전혀 생각지 못할 곳에 소극장 하나가 있다.

 통영 중앙시장 내 ‘노점’을 펼쳐 놓고 생선과 야채를 파시는 할머니들이 맡아 논 자리 사이로 노란색이 돋보이는 ‘벅수골 소극장’간판이 보인다.

 우리네 모습이 보이는 시장 통에 자리 잡은 벅수골 소극장은 세병관 오르는 길에 묵묵히 서있는 벅수장승마냥  문이 항상 열려있는 누구에게나 개방된 따스함이 머무는 곳이다.


 벅수골의 자부심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충만한 서울의 문화와는 아랑곳없이 오랜 기간 통영 시민의 사랑을 받아 왔다.  벅수골 소극장을 이끄는 장창석 대표가 '통영연극예술축제'를 이끄는 집행위원장이기도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0여년간 통영 연극 한 길만 걸어온 그 이기에 가능한 시도가 아닐까?

 통영 시민들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벅수극장을 찾는 사람들에겐 '보여줘야할 연극'을 꼭 보여줘야만 한다는 뚝심으로 좋은 연극을 성실히 무대에 올렸다. 올해로 2회째 맞이하는 이번 통영연극예술축제가 지방연극의 중심지 통영으로 또 한번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중이다. 

  무대가 보이는 객석에서 장창석(극단 벅수골)대표를 만나 30여 년간 통영 연극을 위해 몸바쳐온 '벅수골 소극장' 의 지나온 발자취와 오는 6월 5일 부터 15일까지 열리는 '통영연극예술축제2009'에 대해 그의 솔직함이 배어 나오는 긴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자.

통영’ 연극 브랜드 가치를 확고히 하겠다.

▲ 극단 벅수골 장창석 대표
-6월에 열리는 제2회 ‘통영연극예술축제’의 집행위원장이신데 축제준비로 바쁘신거 같다. 이번 공연 취지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통영은 연극인 동랑 유치진선생이 태어난 곳이고 문학도 중요하고 음악도 중요하지만 서민들에게 연극으로 삶의 활력을 주며 대중 속으로 스며드는 곳입니다.

 지역마다 예술도시가 아닌 곳이 어디 있나요? 다 예술도시라고 자부하죠 안그래요? 하지만 우리는 실제적으로 유명한 분이 많이 배출된 도시이고, 거두절미하고 진정 문화예술도시입니다.

 통영에 맞는 감각브랜드를 맞추어 나가자 이겁니다.“ 라며 강한 강세를 던지며 대화를 이어갔다.

 "'통영연극예술축제'가 통영의 대표적 극단인 벅수골이 선두에 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소극장 공연을 발전시키기 위해 2005년부터 개최해오던 통영전국소극장축제를 한국 신연극 100주년(2008년 우리나라에 최초의 서양식 극장인 원각사에서 최초의 신극인 은세계가 공연된 지 100주년째였다)인 2008년을 맞아 확대한 것입니다. 

 지난해 통영연극은 전국적으로 굉장히 호응이 좋아서 많은 분들이 보고 즐기고 느끼며 통영이란 곳을 각인시켜드렸습니다“라고 말하며 예술의 도시에 통영연극축제를 첨가하는 '강하며 신선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동랑 유치진선생님(1905~1974년 통영출신 극작가 1931년 희곡 ‘토막’을 발표 국립극장장 역임)이 우리나라 연극사 100년사에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금 저희들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해야 정확하지 않나요?

 축제위원장인 임영웅(산울림 대표)씨도 두문불출하며 축제의 홍보를 위해 노력하고 계십니다. '시작이 반이다'처럼 늦었지만 차근차근 확실하게 신명나게 즐길 준비를 했습니다." 전국의 극단 관계자들과 서울에 계신 대가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다는 것도 잊지 않고 덧붙였다.

 “지난 제1회 동랑희곡상 선정작에 상금 천만원을 시상했습니다. 상금이 중요한게 아니라 통영에서 초연되는 극작가들의 창작여건 마련과 창작극의 활성화의 장을 열어 한국연극 미래의 100년을 새로이 준비하는 디딤돌 역할을 다 할 겁니다.

 이 상을 수상한 개막작이 ‘태풍이 온다‘가 6월 5일 오후 7시 30분과 6월 6일 오후 3시에 통영시민회관에서 초연됩니다. 폐막작은 우리작품(벅수극단) ’장벽‘(작 유치진 연출 장창석)이 6월 15일 문화회관 대극장에서 7시 30분에 예정되어 있고요.

 통영시민들하고 세계 문호의 만남 이란 모토 아래 100년을 연극으로 이어왔으니 미래 100년을 이어간다는 취지로 저희들이 도전하면서 달려간다는 의미로 준비 하고 있습니다.” 
 

▲ 소극장 입구에 걸려있는 벅수의 마중인사

 “작년엔 기다림을 보여주는 ‘노란 손수건‘처럼 시내 곳곳에 현수막도 붙이고 지역의 축제분위기가 물씬 나오게 홍보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노란색에 파란색도 살짝 첨가 하고 플랭카드를 통영 전 지역에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에 문의 전화가 많이 옵니다. 단체 학생들 섭외가 들어오고, 통영국제음악제는 매니아층이 단단하지만 연극은 사실 다양합니다. 많은 걸 보여드리고 많이 호응해줄 수 있다는 게 이런 '다양성'이 더욱 많은 연극의 매니아 층을 만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미 ‘넌 특별하단다’는 벌써 매진입니다. 가족이 다 볼 수 있는 아동극인데 유치원 섭외로 이어진 게 만석입니다. 고마울 따름이죠.“

 “음악은 자기가 전문지식이 있으면 더 좋은데 연극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들 아닙니까?

 누구나 접할 수 있는 겁니다. 한번만 연극을 보기 시작하면 그 이후로 감명을 받아서 계속 볼 수 있는 거예요, 통영국제음악제처럼 통영연극예술축제 또한 통영문화예술도시에 큰 축이 되고 있습니다.“

 섣불리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무형자산이 우리 통영경제에 큰 이바지 하는 바로 이 순간이 그 동안 노고에 반대급부가 아닐까!

 "경남곳곳은 거창국제연극제가 20년 넘게 확실히 자리 잡고 있고, 밀양연극축제 또한 15년째 자리 잡고 있는 마당에 통영연극예술축제가 있는 이유는 바로 통영 문화예술도시의 브랜드 가치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변명하는걸 싫어 하지만 그동안 진정 우리는 재정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었어요. 통영은 연극축제가 사실 빨리 있어야 하는데 늦게 태동한 거죠, 다른 곳에서는 20~30년 시작해와서 이미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분명한건 첫 걸음마 치곤 통영연극예술축제의 진도가 훨씬 빠르게 느껴집니다. "

 "통영연극예술축제는 늦었지만 우리 지역에 통영연극이란 끈으로 똘똘 뭉치게 한 구심점은 극단 벅수골이 굉장히 많은 역할을 해왔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부분에서 장창석대표는 그간의 어려움이 베어 나오는 듯 눈이 밝게 빛나며 장차 통영연극축제가 성공할 거란 아니 성공해야만 하는 강한 긍정의 텔레파시를 보내는 듯 했다.

 “2008년은 굉장히 좋은 관객과 통영 시민 학생들의 반응이 느껴졌고 올해는 업그레이드를 하자는 겁니다. 오랫동안 준비된 기획과 연출 배우가 있기에 더불어 통영이라는 하드웨어가 있기에 자신 있습니다. 자신이요!" 이 대목에서 장기간 극단 벅수골을 지켜온 장대표가 있었기에 가능했지 않았을까?

◆관객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좋은 소극장이 필요하다.

▲ 통영 중앙시장내 위치한 벅수골소극장

-30년간 이어져온 벅수골극단을 소개 한다면.

 벅수골의 시작에 대해 물어보자 그간의 어려움을 표현하는 듯 말문을 어렵게 열었지만 웃으면서 라이터를 꺼내 들었다.

 “벅수골의 시작은 81년 3월입니다. 지금은 고인이된 친형 故 장 현 형이 5년간 이끄셨죠. 형이 돌아가신후 벅수골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81년대 초 하면 여전히 군부정치이고 사회활동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그때에 재야단체 비슷하게 우리만의 이념을 만들던 곳이었습니다.

 표현하지 못하는 억눌림을 저희가 시민들에게 대리만족 시켜 드리며 우리만의 지하를 이끌어 온 겁니다.

 연극도 하며 소주도 한잔 하며 하나의 주제로 대화의 장을 만들어 동아리 형식으로 태동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인 80,90년대를 보내다 보니 힘든 고비들이 무진장 많았죠. 단원들도 고생도 많았고 말로 하자면 구구절절하고 또한 청승맞죠“하며 크게 웃으며 말끝을 흐렸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중앙시장 그것도 지하에 중앙 시장측에서 창고로 쓰던걸 극장으로 만들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실평수는 80평정도이며 옛날 건물이다 보니 기둥이 많고 천장이 낮습니다. "

 기자에게 전하길 이 공간도 지난 매미 태풍때 바다물이 들어와 반 이상 차서 새로 꾸민 것이라 한다. 객석은 100석정도이며 의자를 깔면 50석정도 관객들이 촘촘히 앉아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그만큼 관객과 가깝게 호흡한다는 설명이다.

 “항상 연극을 해오고 있었으니 관객 분들이 확실히 호응할거라는 자신감으로 무장돼 있죠. 잘 준비된 공연을 보여드리고자 모시고 싶습니다. 상주하는 직원 세 사람, 전문배우 열 분이 있으며, 더불어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이 공연준비 하시는 배우 열 분 등 총 23명 정도가 벅수골 소극장을 위해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정도 인원이 돼야 골고루 작품이 올라 갈 수 있죠. 직장을 다니면서 연극을 준비 하시는 분들이 시간이 안 되면 전문배우들이 맡아서 공연해주시고 이런 방법으로 벅수골극단이 장기간 유지되고 있습니다."

“전문 배우가 아닌 직장인이라도 연극 표현(배우의 자질)을 못해도 된다면 당연히 안되죠. 무대에 오르면 관객들이 금방 알아차립니다. 요샌 소비자가 더 무섭자나요. 그러기 위해서 전문적인 보수에 대한 ‘페이‘는 꼭 지급합니다.”

 “지금은 2009년입니다. 나름대로 정착되어 간다고 할까? 예술은 정착이 아니라 옛날 보다 주변 환경이 많이 나아진 거죠.

 지금의 극단은 기획에서부터 마케팅까지 자본이 투입되지 않고서는 대기업의 영업 마케팅을 따라 갈 수 없지 않습니까? 살아남으려면 주먹구구식으로 하면 안 되고 고급인력들이 어디 돈이 없는 곳에 붙겠습니까? "

  향후 무대와 관객이 원활하게 의사소통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사도 가야 되지 않느냐는 조심스런 질문에 대답은 너무나 완벽했다.

 “통영연극을 향한 지원이 된다면 모든 게 갖추어진 시설, 좋은 무대서 당연히 공연하고 싶죠. 하지만 더욱 중요한건 벅수골 단원들의 편안함보다  진정 벅수골을 찾아주신 관객들이 좀더 편안한 의자와 공간에서 공연을 볼 수 있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분명 손때가 많이 묻은 소중한 곳일 텐데 흔쾌히 관객을 향한 배려에 또 한번 기자를 놀라게 했다.

▲ 통영연극예술축제의 집행위원장 직책도 맡은 장대표

 ◆통영을 보여주는게 세계적인 축제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는?

 “우리는 통영연극예술축제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조건 다 해봅니다. 관객들 호응이 정말 절실하지만 이런 멋진 무대가 통영에서 열린다 는걸 알려야 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축제가 너무나 안 많습니까? 축제가 살아남으려면 이 지역의 특성 아니면 살아남을 수가 없거든요~ 통영의 것을 보여주는 게 이것이 세계적인 축제가 안 되겠습니까?”라며 강한 어조로 구심점인 통영사랑이 지극했다.

“예술의 도시인데 거창한 예술인데 통영은 디다보면(들여다 보면- 경상도 사투리) 문화공간이 여전히 부족합니다. 안그렇습니꺼?

 다른 지방 도시에서도 예술인이 드문 곳도 갖추고 있는데 통영을 볼 때는 하드웨어는 너무 좋은데 소프트웨어가 부족해 통영은 문화공간이 부족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통영연극예술축제가 보여드릴 것이 크나 큰 중심,축이 되는 바로 연극 소프트웨어입니다.”

“우리가 통영시 예산으로 하다보니 너무나 부족하고 항상 긴장해야 하고 그렇습니다. 이 축제가 커지게 되면 2~3년 후면 도비,국비도 받아야 합니다.  문화관광부에서 받기 위해서 저희도 노력을 하겠습니다. 30여 년간 준비한 노하우로 보여드리고 준비하겠습니다.

 그전에 이 축제가 발전이 가능한 축제인가에 따라 판단 안 해 주시겠습니까?

 우리는 통영에서 이곳 벅수골 극단에서 오랫동안 연극한 죄(?)가 있기에 연극하는 여기 통영이 ‘바로 프랑스 아비뇽 영국 에든버러 바로마(통영 사투리다) 연극! 음악! 문화라면 ‘통영’은 엄청나다‘ 이런 것에 일부분 역할을 다한다는 사명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하의 어둡고 작은 공간에서 출발해서 여전히 변함없는 관객이 있기에  지금 자신감은 당연할 것이다. 

“서울문화투데이’처럼 문화에 강한 신문이 저희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십시오. 항상 감사하는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저희는 30년간 축적된 노하우로 전국의 관객, 전세계인들의 이목을 이곳 통영으로 집중시키겠습니다."

▲ 인터뷰가 끝난후 서울문화투데이 지면을 보고 있다. 무대위서 바라본 객석

 3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벅수골 소극장은 숨겨진 내공이 분명 뿜어져 나온다. 각종 축제가 난무하는 요즘 시기에 장기간 운영된 벅수골의 진면목이 이번 제2회 ‘통영연극예술축제 2009’를 통해 ‘통영브랜드’의 막강함을 반드시 보여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뱃고동 소리가 들리는 통영서 벌써 표가 ‘완전매진‘이라는 예매처의 안내판이 눈에 선한다.  대한민국 6월은 약속장소를 통영으로 많이 바뀔 듯싶다. 통영을 가까이서 보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복잡한 일상을 뒤로하고 배낭하나 메고 통영으로 훌쩍 떠나기를 실행해도 대 환영이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다.

 통영연극예술축제2009 공식 홈페이지(www.bsg.or.kr)

벅수골소극장 스케치사진들

▲ 입구를 지나면 벅수 사진이 보인다
▲ 오래된 풍금과 무대에 올려졌던 공연 포스터
▲ 공연된 연극 사진들
▲ 극단을 찾은 손님들이 쉬는 공간
▲ 배우들이 여유롭게 쉴수 있는 공간에서 보이는 술과 찻잔들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홍경찬기자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