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도 문화다]프라다의 문화사랑, 베네통의 파격
[광고도 문화다]프라다의 문화사랑, 베네통의 파격
  • 서문원 기자
  • 승인 2012.01.1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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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도 문화다 (2) - 세계적인 패션기업들의 명품 광고 그리고 메세나

해외기업들은 문화후원을 골자로 한 메세나사업에 관심이 많다. 특히 미술, 영화, 음악, 문학 등 문화사업 후원사로 적게는 몇 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까지 기부투자 한다. 그것도 모자라 카피라이터, 광고영상제작에 이르기까지 메세나와 연계된 문화 활동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그룹이 이탈리아 패션회사 프라다와 프랑스 의류업체 베네통이다. 이들의 파격적인 행보는 실상 단순 홍보차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문화를 넘어 사회, 정치까지 영향이 확산되는 추세다.

▲ 이탈리아의 패션기업 프라다가 내놓은 향수광고다. 리들리 스콧 부녀감독의 작품으로 5분짜리 단편영화다. 그러나 광고영상부분은 4분으로 압축돼있다. 종반부에서 향수제품이 살짝 소개된다. 작품속 소품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폰다지오네 프라다의 독특한 홍보후원

기업이익의 일정부분을 적립. 후원하는 밀라노 소재 ‘폰다지오네 프라다’(프라다그룹소속)의 후원방식은 다양하다. 패션계 지원은 물론, 영세음악가를 위한 음반제작 및 단편영화제작, 신예 작가 및 예술가 후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활동해왔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해서 후원된 인재들이 프라다 제품 광고제작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간접광고부터 패션쇼, 제3세계국가 식량 및 주택지원 등 다양하다.

가령 프라다의 향수광고영상을 보면 런타임이 30초에서 8분대까지 있다. 이렇게 다양한 광고영상물이 등장한 이유로 스마트폰과 인터넷확대가 있다. IT산업발달로 유투브와 비메오(vimeo) 등 글로벌 동영상사이트 사용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광고와 영화의 차이를 구분하기 힘든 다수의 작품들이 등장한 점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Thunder Perfect Mind’라는 단편영화이자 향수광고영상물이다. 이 작품은 에일리언, 블레이드러너로 알려진 유명영화감독 리들리 스콧과 그의 딸 조던 스콧이 제작했다. 내용을 보면 세계적인 탑모델 다리아 워보이(캐나다)가 주연배우로 출연하고 고대 시를 독백하면서 시작된다. 베를린을 배경으로 커리어우먼의 낮과 밤을 그렸다. 한편 이 영화는 지난 2005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소개돼 화제를 모았다. 이어 2010년 제8회 아시아나 단편영화제에 출품되기도 했다.  

          

▲ 리들리 스콧 부녀감독의 단편영화 제목인 ‘Thunder Perfect Mind’는 지난 1945년 이집트의 ‘나그 함마디’라는 도시인근에서 발견된 파피루스 문헌들 중 소개된 몇 소절의 시다. 고대 콥트문자로 쓰인 이 시(3~4세기경 집필)는 초기교회를 이끌던 영지주의자들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내용을 잠시 보면 “나는 처음과 끝, 찬사와 경멸의 대상이며, 천한존재에서 고귀한 존재다. 한 여자이자 부인이며, 엄마와 딸이다” 이 문구는 움베르코 에코같은 유명 문학작가들의 작품 속에 인용되기도 했다.           

지난 해 11월 유럽전역에 게재된 베네통 캠페인 광고 ‘언헤이트’다. 오바마와 후진타오 그리고 베네딕토16세와 이슬람 지도자 아흐메드 알 타예프가 키스하는 것처럼 합성된 이 광고사진은 ‘적과의 키스’로 국내에 소개됐다.

베네통의 파격적인 슬로건

‘유나이티드 컬러 오브 베네통’(United color of Benetton)은 글로벌의류회사 베네통의 전통적인 슬로건이다. 이 기업체도 프라다 못지않게 국제 메세나활동(기업의 예술가후원)에 적극적이다. 미술작가 지원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들을 위해 여러 전시회를 기획, 후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업체는 누가봐도 파격적인 문화 활동이력을 갖고 있다. 다름 아닌 베네통 광고다. 지난 해 ‘적과의 키스’라는 주제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언헤이트 캠페인‘(Unhate Campaign)이 그것이다.

파리시내광고판에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이슬람 지도자 아흐메드 알 타예브,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키스하는 장면 등 파격적인 문화이슈를 광고소재로 등장시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편 이 광고는 지난 1979년 구소련 서기장 레오니드 브레즈네프와 미국대통령 지미 카터의 키스장면이 원조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된 핵무기감축회의에서 소련의 지도자가 자국 관례대로 미국대통령에게 키스를 퍼부은 사건 말이다.

이밖에 프랑스 패션회사 카르티에는 지난 해 9월 향수제품 ‘비저 볼레’(Baiser Volé)를 내놓고, 한국과 아시아 팬들을 위해 한국영화 ‘장화홍련’OST에 나오는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이병훈 작곡)을 광고영상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지난 해 여름 카르티에 광고영상이 유투브에 올라오자 국내 한류사이트와 블로거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이 영상은 유투브에 업로드 되자 국내블로거들과 한류● K-POP사이트  ‘한류열풍사랑에 게재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뒤 국내매스컴에 보도되기도 했다. 

카피라이트도 알고 보면 문화

카피라이트와 결합된 광고물 또한 문화,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가령 지난 광고카피의 역사인 ‘감기 조심하세요’(판피린에스), 그리고 2001년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현대카드), ‘니들이 게맛을 알어?’(롯데), ‘여러분 부자 되세요’(BC카드) 외에 최근 ‘남자한테 좋은데, 참 좋은데.. 알릴 방법이 없네’(천호식품) 같은 광고영상 및 카피라이트의 경우 일반시민들의 호응은 높았지만 상업광고라는 이유만으로 특별히 주목받지 못했다.

외국의 경우 칸느국제광고대상시상식에는 카피라이트부문이 인쇄부문(Press)으로 분류돼있다. 또 홍보관계자도 잘 모르는 ‘국제 비지니스 대상’(International Business Awards)에는 카피라이트부문이 따로 있다. 이 시상식은 올 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이 시상식은 ‘아메리카비지니스 대상’(The American Business Awards)으로 지난 2002년에 시작됐다.

이처럼 광고의 범주는 예전에 비해 넓어졌다. 간접광고와 영상작품이 한데 어우러져 상품의 격을 한단계 격상시키기도 하고, 파격적인 문구와 도발적인 그림을 앞세워 찬반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반면 공익광고는 국가주의를 앞세웠던 지난 날에 비춰 현재는 사회공공의 이익과 인권, 환경보호운동으로 성장해왔다. 다음 회는 이 부분을 다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