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로 먹고살기] “문화예술로 어떻게 먹고사나요?”
[문화예술로 먹고살기] “문화예술로 어떻게 먹고사나요?”
  • 김희연 기자
  • 승인 2012.01.19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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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청년 취업자 인터뷰 연재 시작

과거에는 꿈이 영화감독, 무용가, 미술가라고 하면 ‘딴따라’ 된다고 뜯어말렸다. 그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문화예술 분야를 보는 시각과 대우가 상당히 달라졌다.

▲ '찾기 힘든 지원정보, 골치 아픈 예술경영, 막막한 일자리'라는 콘셉트로 열린 2011서울예술지원박람회에 몰린 인파
이제 문화예술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성장 동력으로까지 인식된다. 전체 예산에서도 문화에 관련된 예산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와 2000년 이르러 전체 예산의 1%를 넘었고 올해는 공연부분의 예산만해도 1조원을 훌쩍 넘기는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먹고살기에 급급했던 예전에 비해 삶의 질을 높이려는 흐름이 지속돼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 수요와 함께 그 위상도 높아진 것이다.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보는 일반 대중의 시선도 바뀌었다. K팝 열풍을 이끄는 연예인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대접을 받고 있고, 미술·영화·무용 등의 종사자도 예술가로 인정받은 지 오래다. 요즘 어린이들에게 문화예술 관련 직업은 동경의 대상에 가깝다. 작년 한 교육사이트 설문조사에서는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1위가 연예인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그렇다면 실제 취업전선에 있는 청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2011년에 시행된 문화체육관광부의 청년실업자 대상 여론조사에 따르면 취업 예정자 31.3%(1위)가 문화콘텐츠산업을 가장 유망한 직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청년층에서도 문화예술 관련 직업에 대한 관심이 높음을 엿볼 수 있다.

문제는 같은 조사에서 문화콘텐츠산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은 불과 16.8%로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문화콘텐츠산업 분야 취업을 꺼리는 이유로는 능력 부족, 일자리 부족을 비롯해 열악한 근무환경, 적은 일자리·공채, 실무 경험 장소 부족 등이 거론됐다.

2010년 문화예술 전공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러한 어려움이 확인됐다. 조사 대상 전체의 36.5%가 구직에 있어 ‘전공과 연계된 일자리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던 것. 문화예술 대학 전공자들조차 일자리 기근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담당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문화예술계는 신규 진입을 비롯해 인력 순환이 잘 안 된다”고 하면서 “문화예술기관들이 자체적으로 재정 조달이 돼야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혀 이 문제가 단순한 사안이 아님을 시사했다.

이렇게 미래 한국을 이끌어갈 추동력으로 문화예술이 각광받고 있는 화려한 이면에는 청년 취업자들의 고충도 존재한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 하는데 배 좀 고프면 어때”하는 인식도 있고 해서 문화예술 종사자들의 일자리 부족과 복지 문제는 제대로 이야기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단적인 예를 지난해 문화예술인 복지에 대한 이슈를 불러일으킨 영화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 씨의 죽음에서 볼 수 있다. 작년 최고은 씨의 죽음으로 문화예술 관련 전공자 상당수가 정규직 취업을 하지 못하고 고정 수입이 없을 뿐더러 그나마 있는 수입수준도 매우 낮다는 문제가 겨우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열정 하나로 문화예술계에 뛰어들기에는 사회적인 인프라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래의 우리 문화예술계가 건강하게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지금 문화예술계에 종사코자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그들이 미래 한국의 문화 동력이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기획 연재를 통해 문화예술계 (예비) 종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총 5편의 연재를 기획했다. 본 연재는 다음 편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목차>
1-박물관·미술관 큐레이터 편
2-게임 산업 종사자 편
3-무용가 편
4-미술·디자인 종사자 편
5-연극·영화감독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