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삽화전시 '열풍' 예술교육의 새로운 방향제시
[전시리뷰] 삽화전시 '열풍' 예술교육의 새로운 방향제시
  • 박희진 객원기자(과천시설관리공단)
  • 승인 2012.02.1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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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시즌 전시풍경이 사뭇 달라졌다. 어린이 관람객의 흥미를 유도하며 역사 속 거장들의 대형전시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세우며 관람객 몰이에 목을 매던 때가 있었지만 올해는 남녀노소 반가운 책 속에 삽화 주인공들이 전시실을 채웠다. 삽화가 아트 콘텐츠로 적절히 활용되면서 방학을 맞이한 아이들이 예술을 쉽고 재미있게 배우며 즐기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미술관 문턱을 넘기 어렵던 어른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에릭 칼의 '잉글리시 아트 스튜디오' 현장

올 겨울 소개됐던 삽화전시는 익숙한 책 속에 이야기(스토리텔링, Storytelling)를 배경으로 스토리가 연결되는 특징과 유쾌함이 공존하는 일러스트가 대유행이었다. 지난해 어른들에겐 추억을, 아이들에겐 상상의 날개를 달아주는 만화가 유행이었다면 올해는 꿈과 상상의 나라로 안내하는 동화 속 일러스트가 전시로 꾸며졌다.

이러한 전시흐름은 2009년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展의 흥미로웠던 전시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삽화가들이 소개되면서 원작이 대거 전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꼬마 니콜라’ 장 자크 상폐의 아시아 최초 일러스트 특별전과 1회 국제만화예술축제(ICAFE)가 열려 대중들의 관심을 끌며 아트 콘텐츠로서 성공의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대중이 가까이서 보고 즐길 수 있는 예술은 창의력을 키워주는 상상력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해내는 밑바탕이 된다.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상상력’과 예술을 바라보는 ‘눈’, 예술을 느끼는 ‘가슴’, 예술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자연스런 경험을 통한 교육으로 예술과 소통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술의 역할이라고 본다. 이러한 예술을 향유할 줄 아는 삶은 때를 놓쳤다 싶은 어른들에게도 이상적인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지름길을 제시하기도 한다.

따라서 필자는 대중이 소통하는 전시에 있어 주제가 되는 콘텐츠의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해 왔다. 이 점에서 최근 전시유행이 불고 있는 일러스트 삽화는 이 시대 아트콘텐츠의 교육재료로 활용가치가 높다는 생각이다.

책에서 보던 반가운 동화 속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책 속 세계여행’展과 ‘안데르센 단편동화집 바깥풍경_그림 없는 그림책’展, ‘구름빵’ 체험전, ‘에릭 칼_잉글리시 아트스튜디오’ 등이 삽화를 주제로 한 전시들이다. ‘앤서니 브라운’展은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전작 31권에 실린 일러스트 원화 280여 점이 공개됐고, ‘그림 없는 그림책’展은 안데르센의 단편동화집 ‘그림 없는 그림책’을 배경으로 전시가 기획됐다.

단순히 삽화가의 작품만을 나열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들의 작품을 더하고, 관람객의 이해과 재미를 더할 수 있는 기획이 더해졌다. ‘앤서니 브라운’展에는 미디어작가 이이남의 작품이 소개됐고, ‘그림 없는 그림책’展은 10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 더욱 유익하다.

2004년 발간돼 40만 권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 동화 ‘구름빵’의 내용으로 ‘구름빵 체험’展이 기획돼 아이들이 체험하는 즐거움을 더하고, 현대동화계의 거장인 에릭 칼의 그림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잉글리시 아트 스튜디오’도 기획됐다.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것뿐만 아니라 원어민 교사와 함께하는 영어로 교육프로그램을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에릭 칼은 미국의 아티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국내에는 ‘배고픈 애벌레’ 동화책 삽화로 알려져 있다.

우리는 전시장에 펼쳐진 예술상상을 통해 창의적 상상력을 키우는 체험을 한다. 관람객들은 그림을 보면서 그림 속에 추억과 기억을 찾고 자신만의 이미지를 상상하게 된다. 그것이 예술교육이고 예술문화를 익혀가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다. ?서울문화투데이 객원기자 박희진(과천시시설관리공단)


박희진 객원기자(과천시설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