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승우 예산군수]후대 위한 '일랑 기념관 건립' 꼭 필요
[인터뷰/최승우 예산군수]후대 위한 '일랑 기념관 건립' 꼭 필요
  • 인터뷰 이은영 편집국장/정리 이지연 기자
  • 승인 2012.02.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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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문화콘텐츠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곧 지역경쟁력”

 

◆빼어난 절경과 수많은 문화유적, 탁월한 인물이 살아 숨쉬는 땅 ‘예산’
◆추사 김정희, 윤봉길 의사... 한국 현대미술의 살아 있는 거장 ‘이종상 화백’  
◆예산군, 예산읍 석양리 일대 2만㎡ ‘이종상 화백 생가복원 및 기념관’ 세워

충청남도 중서부에 위치한 예산군은 빼어난 자연환경과 넉넉한 인심, 맛있는 황토사과로 유명한 곳이다.
예산군은 빼어난 절경과 수많은 문화유적을 간직한 가야산과 이른 가을이 되면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황금바다로 바뀌는 삽교평야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래서일까. 예로부터 예산에서는 우리나라의 걸출한 인물들이 많이 탄생했다.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실학자이자 서예가인 ‘추사 김정희 선생’과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가로 24살의 젊은 나이에 순국한 ‘윤봉길 의사’ 등이 모두 예산 출신이다. 그리고 여기 또 한 사람이 있다. 바로 ‘한국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거장’ 일랑 이종상 화백이다.
예산군은 “예산읍 석양리 일대 2만㎡에 이 화백의 생가를 복원하고 벽화연구소, 작업실, 체험학습장, 화폐전시장, 세미나실 등을 갖춘 기념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예산군이 추진하고 있는 ‘이종상 화백 생가복원 및 기념관’ 건립에 대한 주요 현안을 살피고자, 이번 일랑 기념관 사업을 추진키로 한 최승우 예산군수를 지난 15일 예산 군청에서 만나 사업의  진행 상황을 들어봤다.        

▲최승우 예산군수

 

“저는 문화예술에는 거의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에요.”라고 말하며 멋쩍게 웃는 최승우 군수. 최 군수는 말은 그렇게 하지만 문화를 일상에서 끊임없이 접하며 살아가는 참된 ‘문화인’이었다.  

외국을 방문할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그 지역의 미술관이나 박물관부터 찾는다는 최 군수. 그는 자신의 MP3안에 좋아하는 음악을 직접 다운받아 듣고 다닐 정도로, 음악에 조예가 상당히 깊다. 이런 영향을 받은 탓일까. 그의 두 아들과 딸도 플롯과 피아노를 수준급으로 연주한다. 그는 “예산주민들이 지금보다 더 폭넓고 다양한 방식으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일랑 선생 기념관 건립’을 꼭 현실화시키고 싶다”고 못 박았다. 예산과 예산주민들을 향한 애정, 그리고 문화예술분야를 깊이 지지하는 마음이 그 말 한마디 속에 모두 녹아 있는 듯했다. 아울러 최 군수는 일랑선생 기념관 건립이 예산군의 얼마나 중요한 과업인지를 설명하며, 문화콘텐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일은 철두철미하게 일상에서 실천하기로 유명하다. 무려 10년 동안이나 사비를 들여 한국전쟁에 참가한 미군들에게 감사장과 감사패를 전달한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의 이런 끈기와 고집이 결국 일랑선생 기념관 유치라는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일랑 이종상(73, 서울대 명예교수)화백님의 고향인 예산에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건립하시겠다고 발표하셨는데요?
“예. 그렇습니다. 이종상 화백님은 1997년 프랑스 문부성 초대로 루브르 박물관에서 설치벽화(6m×72m)를 선보여, 3회나 연장전시를 한 세계적인 화가입니다. 뿐만 아니라 오천 원 권과 오만 원 권 지폐의 영정도 그렸습니다. 이렇게 훌륭하신 분이 우리 지역사회 출신이시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기에,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이 화백님께서도 평소 고향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기에, 어떤 방법으로든지 도움을 주려 했습니다.
기념관 건립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는 지난해 봄부터 시작되었고, 벤치마킹을 위해 공무원들과 의원들을 모아 태백산맥 문학관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예산이 이종상 화백님의 진짜 고향인 만큼, 우리도 그분이 평생에 걸쳐 이루신 예술을 기리자는데 뜻을 모았습니다.”

-10년 전에 벌어졌던 ‘일랑선생 도립미술관 유치’를 위한 1만 명 서명운동과 관계가 있나요?
“우리 지역 출신의 세계적인 화가를 기념하기 위해 주민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추진했던 운동인데, 어떻게 관계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전체 인구가 8만8천 명 정도 되는 작은 군에서 1만 명이나 서명운동에 동참했습니다. ‘한국예술사’ 전반을 살펴보아도 이와 비슷한 예시를 찾아보기 힘들어요. 그만큼 역사적으로 큰 의의가 있고, 획기적인 일이지요. 그 당시 서명운동을 추진하며 노력을 기울였던 많은 부분들이 밑바탕이 되어 오늘과 같은 결과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기념관과 생가 복원 규모는 어떻게 됩니까?
“대규모 미술관의 건립을 위해서는 약 700억 원 가량의 비용이 요구됩니다.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으로는 상당히 무리입니다. 예산군은 이를 감안해 약 200억 정도를 투자해 소규모 기념관을 건립할 예정입니다. 약 2만4131㎢에 달하는 이 화백님의 출생지 인근인 석양리 일대에 생가를 복원하고, 작업실과 소규모 기념관, 세미나실, 화폐전시실 등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2014년에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공사기간은 3년에서 4년 정도가 걸릴 것 같습니다.”

-현재 사업은 얼마나 진행된 상태인지 궁금합니다.
“후대를 위한 ‘문화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해 ‘시설규모 및 소요사업비 산출’과 ‘단계별 세부추진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기본계획용역’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화백님께서 나름대로 미리 구상을 하셔서,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 놓으신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폐관련 전시실’, ‘기념관 벽화’ 등이 그렇습니다.”

-생존하고 있는 작가를 기리기 위해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건립하는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나 우려는 없었는지요?
“저 한 사람만의 이득을 추구하고자 벌인 일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들께서도 그런 제 마음을 알아주셨나 봅니다. 다행히 큰 반발은 없었습니다만, 기념관 건립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이 1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무형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곧 국가 경쟁력입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일랑 선생님 같은 거장을 기리고, 작품세계를 기념하는 것은 무척이나 가치 있는 일입니다. 우리 예산주민들이 바로 이 뜻 깊은 일에 함께 동참하고 있어 주민들과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거쳐 추진하고 있습니다. 군수로서 제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들도 일부러 합의를 거치고 있습니다. 건립될 기념관은 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영원히 예산주민들께서 향유할 곳이니까요.”

-예산문제는 의회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건데 의회 쪽과 어떻게 조율하셨습니까?
“주민들의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의회에서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의회는 태백산맥 문학관의 ‘옹석벽화’처럼 눈에 보이는 확실한 보상물을 원합니다. 그러나 저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신뢰를 더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나라 당대 최고의 예술가를 모시는 일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고 봅니다. 일랑 선생님 본인께서도 애향심이 무척 강합니다. 지난날 예산에서 벌어졌던 ‘1만 명 서명운동’에 관해 예산주민들께도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를 의회에 전달했고, 또한 기념관 건립이 장기적으로 우리 지역사회에 가져다 줄 많은 이익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며 조정했습니다.”

-세계적인 화가의 생가복원 및 기념관 건립으로 예산의 관광·문화예술 인프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당연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저희 예산은 작업실을 비롯한 일랑 선생님의 생활터전을 꾸릴 예정입니다. 일랑 선생님께서 가끔씩이라도 방문만 해도 예산의 관광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작품만 턱하니 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저 곳이 바로 일랑 선생님께서 작업도 하시는 곳이다.’라고 홍보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서 결과물인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되어가는 과정도 볼 수 있으니 말 그대로 생동감 넘치는 기념관이지요. 여기에 화폐 전시실까지 생기면, 전국 각지에서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교육을 시킬 겁니다. 기념관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 같은 것도 마련될 겁니다. 일랑 선생님을 존경하고 따르는 각계각층의 제자들도 예산에 자주 방문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예산이 하나의 ‘문화도시’로서 부상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게다가 그 분 생전에, 그분의 뜻을 구체적으로 반영해 건립되는 기념관인 만큼 그 결과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이 사업을 통해 예산의 문화수준이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발표하신 내용을 보면 복원하려는 생가의 주소가 일랑 선생님의 원래 생가 터와 다른데 이 부분에 대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그것은 지명의 이름과 주소가 달라져서 어쩔 수 없는 문제입니다.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저희는 기념관 건립을 위해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의견을 물으며, 조정하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성심성의껏 일을 진행해 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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