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발전을 위한 문화예술인 좌담회(1)
문화예술발전을 위한 문화예술인 좌담회(1)
  • 최환 객원기자
  • 승인 2012.02.24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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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문화예술로 어떻게 먹고 사나요?

 

2012년 2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지 꼭 4년. 지나온 4년과 더불어 현재의 문화예술계의 현실을 되짚어보고, 진정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위해 어떠한 정책과 대안이 필요한지를 문화예술 각 분야의 떠오르는 젊은 예술가와 전문가들 7명이 모였다. 주제는 ‘문화예술로 어떻게 먹고 사나?’라는 본지 기획연재의 대 주제 아래 형식에 얽매임 없이 자신들의 생각들을 풀어 놓았다. 이들은 현재 자신들이 속한 영역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반성을 통해 문화예술이 곧 희망이고 인간을 치유하는 기능을 발휘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국가의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참석자 - 김천욱 상명대 뉴미디어학과 겸임교수(작곡)/이은영- 서울문화투데이 대표(언론) / 이은주 갤러리‘정미소’큐레이터(미술) 이지영-가수,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예능)후보/이희문-‘이희문컴퍼니’대표(국악)/  최환- 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 극장장(공연)/한류리- ‘발레fit’ 이사 (무용)(가나다 순)

 

▲ 문화예술계 발전방안 모색을 위해 7인의 문화인이 모였다.

 

김천욱 
-문화예술계 청년실업과 보수적인 서열관계에 대하여
-인간문화재 부문, 사람에 줄 것이 아니라 단체에 주어야

이희문: 요즘은 퓨전국악을 다양하게 하는 자아가 강한 젊은 친구들이 많은 반면 선생님 밑에서 선생님만 바라보고 있는 후배들도 많다. 그런 친구들 중에도 굉장히 예술적 으로 재능이 뛰어난 친구들도 있지만 선생님의 눈 밖에 난다는 것은 곧 불안한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온갖 수발과 충성을 다하는 모습이 꼭 일종의 종교집단 과도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김천욱: 그런 문제가 비단 전통국악뿐만이 아니라 모든 각 예술분야가 다 그런 것 같다. 지금은 사실 전통적인 걸 지켜왔던 세대랑 거기에 다양한 관점을 갖고 있 는 중간세대랑 거기서 더 색다른 것을 추구하는 신세대가 다 섞여 있다. 지금 그 상태에서 정책적으로 봐서는 균형이 깨져 있기 때문에 이 세 세대를 다 호응을 해줘야 되는데, 각자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각 세대가 스스로 큰 목소리를 내지 않으 면 안 된다. 그것은 아직 정책적으로 보완이 안됐기 때문이라고 본다. 중간에 이희문 선생님처럼 이 모든 것을 수렴해서 새로운 문화형태를 창출하려고 하시는 분들은 사실 굉장히 힘들 수밖에 없다.

 

▲ 이희문 씨
이지영: 일종의 예술 기득권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류리: 아까 얘기하신 선생님 밑에 있어야 안정된 미래가 보장되는 시스템은 무용도 마찬가지다.

이희문: 내 생각에는 전통에서는 인간문화재라는 타이틀이 가장 문제이다. ‘농악’은 기능에게 문화재 타이틀을 주는데, 소리에 있어서는 사람에게 타이틀을 주고 있다.

이은영: 그런건 어차피 사람한테 줄 수밖에 없지 않는가?

이희문: 아니다. 예를 들어 ‘경기민요’ ‘판소리’, 한국무용 ‘승무’등 그 기능한테 문화재 타이틀을 주면 협회를 만들어 이사진을 만들어 기간을 정해 선출하면, 여러 사람이 바꿔 가면서 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한 사람한테 주니 그 한사람이 죽을 때까지 장악한다. 예전에는 인간문화재 받을 사람이 많지 않았으나, 지금은 굉장히 방대해졌는데 한 사람만이 독차지해서 죽을 때까지 하고 있으니 본인들도 나름 인정받기 위해 스승에 게 충성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 문제이다. 사람에게 주지 않고, 기능에게 준다면 사람별로 집단이 흩어지지 않고, 계파도 생길 수가 없을 것이다. 이 형태가 바람직한 환경이다.

이은영: 그것이 권력이기 때문에, 사람에게 준다면 그런 문제들이 있겠다. 그러기에 단체나 협회를 만들어 그쪽으로 그 기능을 주어서 다양한 사람이 혜택을 받는 제도가 필요 하겠다.

 

▲ 이지영 씨

 

-국가 예산지원의 현실과 문제점
-120 다산콜같은 문화예술 관련 전문 안내 시스템 필요

이지영: 그럼 전통적으로 자리를 잡으신 분들 말고, 이희문 선생처럼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차원에서 퓨전을 하시는 분들에게 예산을 좀 더 지원을 해준다거나, 장소를 열어 준다거나 하는 제도가 없나?

이희문: 지금 ‘서울문화재단’이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기금을 신청해서 지원을 받긴 하는데, 기금 규모에 비해 지원 받아야 될 사람이 너무 많기에 애로사항이 많다.

김천욱: 예전에는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 음악교육을 시켰는데, 요즘은 없어졌다. 고등학교에 가면 수업과목에도 없는 곳이 많을 정도다. 이것은 어렸을 때부터 전문인력을 키우는 목적이 아니라 예술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야 나중에 이들이 성장해서도 문 화예술을 즐기는 감성을 가지게 된다. 이는 곧 바로 미래의 문화예술시장을 형성하 는 밑거름이 되기에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있어서도, 방법이 우리처럼 계보를 찾아서 온다거나 인맥을 통해서 오는 것 이외에 다른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맥이 아닌 정책과 제도가 시스템화 되어 지원을 해야 된다. 

▲ 이은주 씨

이은영: '지원금'하면 이은주 선생님이 할 말이 많을 것 같은데.

이은주: 지금 ‘정미소갤러리’는 대안공간이다. 대안공간이라고 해서 문예진흥기금을 ‘예술 전용공간지원’ 명목으로 해서 1년 단위로 지원받고 있다. 거기에 젊은 작가든 중견 작가든 그분들이 각자 서울문화재단의 기금을 지원받아, 년간 주제나 컨셉을 정해 서 함께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금 자체가 소액다권이라는 기준으로 형식적으로 생색내는 수준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실제로 예술가들이 예술을 할 수 있는 집행조건이라든지 공간지 원금은 아직은 예술가들이 만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에서 주는 공간지원금 700만 원, 1000만 원을 지원받아도 꾸려나가는 과정과 정산 부분들이 너무 복잡하고 까다로워서 많은 예술가들이 지원받기를 꺼려하고 있 다. 이런 지원 시스템들이 진정 예술가들을 위한 행정이라기보다는 문광부 직원 자신 들의 편의를 위해 피상적으로 제도를 만들어서 실제로는 예술가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 더 보완되고 만들어져야 한다.

이지영: 현실이나 실질조사에 대한 부분을 확실히 짚고 나서 법을 만들어야겠다. 그냥 언론이나 이런 데 드러난 것 몇 개만 가지고 만들었다가는 오히려 도움도 안되고, 힘들어지는 경우만 지속될 것이다.

이은주: 행정절차의 편의와 현실성을 생각한다면, 서울시에 있는 ‘다산콜센터’같은 형태의 기금 지원 센터를 만들 필요가 있다.

▲ 한류리 씨

이희문: 제가 아는 독일 같은 경우에는 공연 행사가 거의 100% 기금으로 이루어진다고 한 다. 또한 관객 수에 따라 다음 지원의 기준을 두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예술에 대한 평가로만 운영되고 있다.

이은영: 국가에서 세금을 지나치게 예술인들의 편의를 위해서만 편성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 그러기에 관객들에게 얼마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가와 아무리 실험적인 작품들일지라도 사실은 평가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다만 그 평가방법이 관객 수로 대중성과 작품성 등에 대한 판단을 한다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하고, 좀 더 객관적인 평가방법을 찾아 볼 때라고 생각한다.

이지영: 사실 일반인들이 공연정보를 접하는 것은 신문기사나 공연정보를 담은 잡지를 보고 찾아다니고 있는데...

이은영: 언론도 마찬가지다. 문화예술 분야가 돈이 안 되서 문화예술 전문 매체가 활성화가 안 되고 있다. 사실 문화예술 분야가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이 문화예술을 알리고, 계속해서 정보를 줄 수 있는 문화전문 매체에도 기금을 통 한 예산을 일부 지원해 준다거나, 또는 공연들의 지원금에 홍보비용을 일부 포함시켜 그 비용이 우리 같은 문화전문매체에 수익으로 들어와서,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하여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대기업들의 횡포에 대한 부분인데.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지역 행사들을 대형 언론사들이 그들의 매체 파워를 앞세워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요즘 문제가 되고있는 대기업의 빵집 등 문제 이상의 대책이 필요하다.

▲ 최환 씨

최환: 현재 대기업에서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 년간 기업마다 문화접대비라고 해서 100억 대가 넘는 비용을 지출하는 기업도 여럿 있다. 하지만 방법과 시기에 있어서 너무 형식적인 것이 문제다. 연말에 세제 혜택 받기 위해서 11월, 12월에 집중 지원이 되 고, 아는 인맥을 통한 지원금의 쏠림 현상들이 심해, 지금처럼 젊은 예술가들이나 인맥이 없는 사람들은 혜택을 못 받게 된다. 이 경우의 제일 큰 문제는 시스템이다. 정권이 바뀌던, 장관이 바뀌던 상관없이 지원금이 공정하게 분배될 수 있도록 공평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집행을 한다면, 100%는 아니더라도 훨씬 많은 사람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이지영: 저도 이벤트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서 가끔 아는 선배들을 통해서 오더를 편하게 따는 경우도 있었다. 아까 이은영 대표께서 말씀하셨던 그런 부분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좀 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이 된다.

이은영: 현재 한류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일정의 액수를 기부를 해서 기금을 만드는 형식은 어떨까싶다.

이지영: 나는 지금 한류세금을 조성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요즘 내가 경제민주화를 생각하고 있고, 민주통합당에서도 경제민주화를 생각하고 있는데, 일단 '예술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한류세금이란는 것을 만들자. 현재 SM 같은 곳은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여기서 일부분을 떼서 문화육성발전기금을 만들어서, 대중 한류 문화에 비해 뒤쳐져 있는 클래식이나 전통국악 부분에 투자를 해주는 방안도 필요하다.

이은영: 내가 전에 문화예술위원회 간담회에서 제안을 했었던 건데, 뉴욕의 브로드웨이에 비용을 좀 투자해서 상설 공연장을 만들고, 대중 한류 공연뿐 아니라 아직 그들에게는 생소한 한국 전통 문화나 유망한 한국의 젊은 예술인들에게 해외공연의 기회도 주자. 한국 브랜드도 알리고 젊은 예술가들의 세계화도 이루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