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계가 필요로 하는 다섯 가지 소원
관광업계가 필요로 하는 다섯 가지 소원
  • 서문원 기자
  • 승인 2012.02.2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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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광협회, 28일 명동M플라자에서 박원순 시장 초청 100분토론회 개최

서울시관광협회(남상만 회장)가 28일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청해 ‘서울관광의 도약, 소통에서 해법을 찾다’라는 주제로 ‘100분 토론’을 개최했다.  

▲ 28일 오전 9시 서울시 관광협회주최 '박원순 서울시장 초청, 100분 토론회 모습'이다 왼쪽 맨앞줄 한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패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명동 M플라자 서울글로벌문화관광센터 5층 해치홀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여행업계, 교통, 숙박, 음식, 관광안내 등 5가지로 나눠 업계 관계자들이 발제를 하고, 서울시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관광업계가 서울시에 대책마련을 건의한 사안들은 다섯 가지다. ▲중국관광객 유치 관련 무자격여행사 및 저가 패키지 근절 대책 ▲관광버스 주차단속 ▲숙박(관광호텔)부족 ▲식당 표준브랜드 확립과 단일화 ▲관광특구 내 외국어 사용가능한 관광경찰 도입 등이다. 
 
관광업계가 필요로 하는 다섯 가지 소원은?

먼저 여행업계는 “국내 무자격 여행사들과 가이드들의 덤핑관광이 서울관광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다”고 밝혔고, 시는 “문화부, 지자체, 경찰과 공동으로 현장점검반을 구성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중국관광객들의 증가에 따른 대책마련도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다음 순서로 교통분야의 경우 토론회 패널들이 주·정차 문제를 거론했으며 중대형 관광버스주차공간이 부족한데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서울시 주차 단속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다”며 “시의 배려가 아쉽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에 서울시는 숙박시설 부족과 관련해 “부족한 객실이 올 해 1만5419실, 내년 2013년은 1만7,815실, 2014년 1만8,561실, 2015년 2만585실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숙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광호텔 건립을 위해 상업지역 호텔건립시 용적률을 20% 범위 내에서 완화하고, 신축개발사업시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을 권장하고 있다”고 현재 대응방안을 설명했다.

▲ 100분토론 토론자로 나선 관광자문위원들의 모습. 맨 왼쪽부터 유동수 롯데관광대표, 안병균 리버사이드 호텔 회장, 사회자로 나선 최영민 숙대 문화관광과 교수, 임두종 여행정보신문 대표, 김태희 경희대 호텔관광경영과 교수.

한편 국내 중국관광객 증가와 관련해 리버사이드 호텔 안병균 회장은 ‘한ㆍ중 양국 관광비자 조건 개선’과 관광객들을 위한 축제와 행사 부족을 지적했다.

안 회장은 특히 한국과 중국 양국을 오가며 느낀 점을 설명하면서 “한류열풍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온 현대 중국인들은 한국방문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우리가 옛날에 그랬듯이 중국관광객들도 친인척들의 부탁을 받아 한국제품을 구입하는 일이 흔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안 회장은 “중국 당국도 외국에서 많은 물건을 사와도 단속하지 않는 이 상황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밖에 그는 “한국을 방문한 중국관광객들의 말을 빌면 ‘저녁에 갈 곳이 없다’ 혹은 ‘문화행사가 없다’며 관광지로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면서 정부와 서울시의 대응에 대해 아쉬워했다.

사회를 맡은 최영민 숙대관광과 교수는 국내 음식점 문제를 거론했다. 최 교수는 “관광시장이 점차 중국으로 무게가 넘어가면서 여행만족도 측면에서 한국음식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고 전제하며, “한국음식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정작 한국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은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지 않다”고 비판했다.

▲ 음식브랜드화 문제점과 통합인증제도를 건의한 성기택 드래곤 힐즈 대표

성기택 드래곤힐스 대표가 문화부, 서울시와 각 부처별 ‘음식점 브랜드화 사업’과 관련해 모범음식점 인증제 통합을 주장했다. 특히 성 대표는 “우리 국내 식당들은 간판 마다 특징을 설명할만한 문패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단일화된 음식점 통합인증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바운드 여행사가 해외관광객들을 데려와 음식주문을 하면 남지 않는 장사를 해야 한다”고 전제하며 “일례로 고급 삼계탕용 닭고기 원가는 3,000원이지만 식사로 제공되는 닭요리 가격은 1인당 4,500원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업계가 처한 현 주소를 토로했다.

아울러 성 대표는 “저가음식제공은 어느 업계건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하면서 이에 대해 “정부부처가 왜? ‘CJ에서 구입한 ‘삼각김밥을 한국을 찾는 외국방문객들에게 하나씩 주자’고 제안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관광객이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 하 나 사먹는게 현주소”라며 문제 제기를 했다.

이에 대해 시는 “지난 1989년부터 서울시와 몇 몇 정부 부처가 자체적으로 ‘음식점 공인 인증제’ 시작해 사업자대출을 저리의 융자금을 제공하는 선에서 효과를 볼 수 있는 제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도 2010년도부터 자체적인 제도가 있었으나 효과가 없어 폐지됐다”고 답변하며 지난 “현재는 호텔건립 용적률 완화 정도가 전부”라고 말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김태희 경희대 호텔관광경영과 교수는 외식산업과 관련해 “4,500원짜리 삼계탕은 4년 전에 들었다”고 말하며, “당시 조사해 보니 폐기직전 삼계탕이 판매됐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업계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저가음식판매와 부조리 등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앞서 성 회장이 밝힌 음식점 인증제 부분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마련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인 통합은 어렵지만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준비했다면 ‘개인자유여행’(FIT)처럼 통합관광인증 제도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홍콩관광청이 추진중인 관광품질인증제도를 주장해왔으나 이마트, 홈플러스가 인증신청을 할 정도로 일부 적극적인 모습도 보이지만 실효성문제로 참여율이 저조하다”며 홍보도 안되는 현 실정을 토로했다.

김태희 교수, 서울시 답변 궁색해..

한편 김 교수는 관광협회에서 운영중인 호스피탤리티 아카데미에 관해서는 “서울시에 있는 모든 식당이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아카데미를 활성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식당과 주차도 문제가 있는데 이에 대한 서울시 답변이 궁색하다"고 비판했다.

김교수는 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단순히 단속과 수요조사만으로 하지말고 수요예측시스템을 구축해 성수기와 비수기를 위한 조사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일자 혹은 월별 수요예측과 가격차등화를 위한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 28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M플라자 5층 해치홀에서 개최된 서울관광협회 주최 '100분토론회' 1부 마무리 발언을 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1천만에서 2천만 관광객유치를 위한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한 뒤 “1천만 관광객들을 수용하고 종사하는 분들에게 만족을 드려야 하는데 고민이 많다”고 먼저 이해를 구했다. 이어 “불법가이드, 불법여행사 문제는 대한민국이 21세기에 법칙과 원칙이 바로 선 사회라면 이 점은 용납하기 힘든 사회다”라고 비판하고 “특성화 고등학교를 만들어 관광전문가를 키워낸다면 일자리 창출과 함께 불법적이고 무분별한 일들이 해결되지 않을까?”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박 시장은 지난 해 관광객 1천만 명 돌파와 관련해 “향후 2천만 명 관광객유치를 위한 마스터플랜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앞서 김태희 교수가 언급했듯이 소극적인 대응으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에 따른 대응방안으로 ”관광버스는 어느 곳이건 주ㆍ정차가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마련 중이다“라고 밝혔다.

숙박시설부족과 관련해 “민박과 게스트하우스를 적극 활용할수 있도록 다방 면에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향후 대안책을 설명했다. 아울러 박 시장은 “안 회장이 설명한 것 처럼 한국을 찾은 중국관광객이 ‘저녁에 갈데가 없다’고 말한 부분만큼은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동감하고 “한국에서만 맛 볼수 있는 산낙지, 보양탕, 번데기를 전문판매점으로 육성도 필요하다”고 답변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