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의 일본속보]일 대사관 앞 소녀상 접근 막으면 위안부문제 해결되나?-①
[이수경의 일본속보]일 대사관 앞 소녀상 접근 막으면 위안부문제 해결되나?-①
  • 이수경 교수(도쿄가쿠게이대학0
  • 승인 2012.03.0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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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찰, 일반인들 접근 무조건 막아,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은 인류사의 과제

93주년을 맞는 3.1절날 집필을 하고 있을 때, 필자의 제자가 [오늘은 3.1 독립운동이 있었던 날]이라며 메일을 줬다. 세계 곳곳을 혼자 다니며 사회의식을 키워왔고, 필자와 사적지 답사도 같이 한 이 제자는 한국어도 꽤 능숙하게 구사를 한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역사를 더 전해주고 싶은 존재이기도 하다. 제자의 연락을 받고나서 한국 뉴스를 체크하다 보니 애국가나 우리의 역사를 모르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뉴스가 눈에 들어온다.

글로벌 시대라고 떠들면서 영어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배우지만 정작 외국에 나갔을 때 자신들의 고향이나 자국에 대한 설명도 못하면서 무슨 교류가 가능할지, 어떻게 자신이 대한민국 출신이고 어떤 역사를 가진 나라임을 설명할 수 있을까? 한류 문화나 IT선진국이라는걸 이야기거리로 교류하면 그것만으로 받아들여질까?

필자는 적어도 중요한 한국의 시대적 전환기 정도는 초등학교때부터 상식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글로벌 시대의 기초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숱한 동서양의 유학생들을 지도해 온 필자가 평소에 느껴온 것이다. 왜냐면 그들은 자신들의 역사나 정치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을 정도로 지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과 교류를 하려면 상대적으로 기본적인 자신의 역사 정도는 알아야 하고, 나라에 대한 설명도 필요할 것이다.

한편, 앞의 뉴스와 더불어 일본의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 없는 태도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1011번째 수요집회에 관한 뉴스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 2월 23일, 필자는 중국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울에 들러서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 대사관 앞의 소녀상을 보러 갔다. 계속 의식을 해 온 터라 친구가 잠도 못 자고 학교로 출근하면서 만들어 준 김치찌개를 먹고선 일본 대사관 앞으로 갔다. 그런데 소녀상을 보면서 그 뒤에 걸려진 글들을 읽고 있자니 경찰들이 와서 필자를 저지한다. 당혹스러웠다. 외국 공관을 보호하는 차원이라면 일본 대사관 앞의 도로를 경계하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소녀상이 있는 곳은 대사관의 맞은편 도로 옆이었고, 그 옆에는 일반 호텔로 가는 통행길이다.

어떤 주의 경고도 붙어 있지 않고 설명문도 없다. 그런 곳에서 일반 시민들을 저지하며 우리는 경찰로서 이럴 수 밖에 없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게다가 필자가 그곳에서 소란을 피운 것도 아니건만 무조건 안된다는 이유를 늘어 놓는 경찰들의 설득력 없는 행동에 납득이 가지 않았다.

물론 화제가 되고 있는 상징적인 소녀상이기에 경찰들이 민감하게 대응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나라가 무력했기에 희생당했던 아픔의 흔적을 주장하는 그 소녀상을 양심있는 일본인도 반성의 차원에서 일부러 방문하는 곳이건만 너무 예민하게 대응하는 것 같아서 씁쓰레했다. 이것도 해결하지 못한 역사를 안고 있는 이 사회의 불행한 모습일까? 국가 위상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는 듯하여 그곳에 모여들던 경찰들 모습이 아직도 서글프게 뇌리에 남는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