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백야의 도시이다!
서울은 백야의 도시이다!
  • 서울문화투데이 시민기자단
  • 승인 2009.05.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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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을 밝히는 강남, 홍대 거리, 종로, 동대문...
불철주야 땀의 현장, 가락시장, 노량진 수산시장


우리에게 주어진 두 번째 미션은 “서울은 ○○ 이다”라는 ‘서울의 키워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고심 끝에 찾아낸 이미지는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도시, 서울.
서울은 역동적이며 살아 숨쉬는, 쉼이 없는 도시이다. 서울의 밤거리는 밤과 낮의 구분이 무색할 정도로 사람들의 물결로 넘쳐난다.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는 늦은 저녁, 잠자리에 든 새벽녘에도 서울 곳곳에서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서울은 백야의 도시이다’라는 이미지에 맞춰 ‘밤의 도시 - 젊음의 거리’, 그리고 ‘불철주야 - 땀의 결실의 현장’을 찾아 황혼녘에서 새벽까지 서울의 곳곳을 누볐다.

#01. 밤의 도시 - 젊음의 거리

서울의 활기차고 열정적인 밤문화는 생산성 높은 관광자원 중 하나이다. 1차 미션에서 우리는 서울 유흥의 거리에 젊은 외국인들이 상당수이며, 그들이 외국에서는 경험해볼 수 없는 클럽문화나 술자리 등 서울의 밤문화를 새로운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의 밤 - 젊음의 거리’를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바라보는 시각으로 ‘서울의 밤’을 취재하려고 했다.

◆ 젊음으로 불야성을 이루는 거리, 강남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유흥의 거리 가운데 강남은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내국인들에게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금요일 저녁과 주말은 물론이고 주중에도 젊은 회사원들과 학생들의 약속과 만남으로 인산인해, 불야성을 이룬다.

첨단을 선호하는 강남답게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진 초현대식 건축물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그리고 곳곳의 극장, 음반판매점, 서점은 물론이고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각국의 음식점과 카페 따위가 모여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그 젊음이 모여 강남을 활기차게 만든다.

◆ 문화예술과 클럽문화가 공존하는 거리, 홍대 주변

홍익대 주변은 음악, 미술 등 예술에 관심이 많은 젊은 국내외국인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런 만큼 미술관, 소규모 공연장 그리고 클럽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고, 활기차고 신선한 문화예술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젊은 예술가들은 쌈지스페이스나 대안 공간 루프 등에서 자신들만의 신선한 예술을 선보이기도 하며, 프리마켓이나 작은 상점에서 자신의 작품을 팔기도 한다.

홍대 거리가 대한민국에서 유일무이한 점은 ‘한 달에 두 번 밤을 잊는다’는 것이다. 바로 춤과 음악 그리고 밴드 공연으로 치장한 '클럽데이'와 '사운드데이'라는 이벤트가 한 달에 두 번 열려 젊은이들의 눈과 귀와 영혼을 사로잡는 것이다.

* 클럽데이
'홍대 클럽 하나 되는 날'이라는 슬로건 아래 2001년 3월 시작된 이 행사는 매회 1만 명의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서울에서 다섯 손가락에 손꼽히는 행사이다. 15,000원짜리 티켓 한 장으로 13개의 다양한 장르의 클럽들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이 행사는 서울의 밤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이다.

클럽데이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열려 있어 국적과 인종에 상관없이 춤이라는 언어로 교감하는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홍대 주변의 클럽들이 밀집되어 있는 홍대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행사이다.

* 사운드데이
매월 둘째 주 금요일은 밤새도록 시끌벅적한 라이브 공연 축제를 즐길 수 있다. ‘클럽데이’와 같이 15,000원으로, 참여 클럽 10군데 중 아무 곳에서나 즐길 수 있는 라이브 공연 축제이다.

클럽음악에서부터 재즈나 락 일렉트로닉 등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공연들을 한 장의 티켓으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음악 축제이다.

춤을 즐기는 '클럽데이'와는 다르게 '사운드데이'에서는 디제이들이 만든 음악에 취해 음악을 즐기는 것이 목적이다.

◆ 눈요기와 먹거리로 젊음을 충전하는 거리, 종로와 동대문 야시장

강남과 홍대 일대를 둘러본 후, 우리 캠퍼스기자단은 서울 밤거리를 밝히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따라 종로와 동대문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서울, 젊음의 도시로 유명한 이곳의 종로와 동대문 야시장은 한밤의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로 붐빈다. 하늘은 이미 어두워졌지만 화려한 네온사인이 지상의 밤거리에 빛을 더하며 그들이 가는 길을 밝혀준다.

젊은이들을 사로잡는 것은 낮에는 즐길 수 없는 또 하나의 서울의 밤문화이다. 새벽이 되어서야 더 활기찬 동대문 야시장과 종로는 그 문화의 중심이다. 우리 기자단은 스스로가 서울의 젊은이들 중의 하나로 여느 취재 때보다 즐거운 기분으로 한밤의 데이트를 즐기기로 했다.

새벽 2시, 시원한 청계천 물소리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침이 꿀꺽 넘어가는 맛있는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북적거리는 인파들 사이로 보이는 떡볶이, 순대 그리고 김치전 등이 행인들의 눈과 발을 멈추게 한다.

밤샘 취재로 피곤한 우리의 발길을 붙잡은 곳은 동대문 야시장 먹거리 골목. 줄지어 늘어선 밝은 전등불들이 우리를 오라 손짓한다.

“먹고 부족하면 말해. 더 줄께~!”

여수집 아주머니의 인심만큼이나 따끈한 어묵 국물. 그리고 손맛 가득 배인 매콤한 떡볶이와 순대는 우리의 지친 몸과 허기진 배를 달래기에 충분했다.

아주머니의 인심 가득 담긴 야식을 기분 좋게 즐기고 나니 신발, 액세서리, 옷 등 각종 쇼핑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젊은이들의 웃음소리, 깎자는 손님과 한푼만 더 쓰라는 상인들의 승강이 소리로 북적북적한 거리는 낮보다 오히려 활기찬 듯하다.

거리를 밝게 빛내는 조명과 젊은이들의 열기로 인해 서울의 밤은 마치 대낮 같다. 한밤중에도 태양이 지지 않는 백야(白夜)가 연상된다. 서울은 바로 백야이다.

한밤의 태양은 새벽 4시쯤이 되어서나 아침의 태양과 교대를 한다. 젊은이들은 이제 데이트를 마치고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화려한 서울, 밤의 태양은 사람들과 함께 사라지고 다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태양이 뜬다.

#02. 불철주야 - 땀의 결실의 현장

쉴새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일터, 가락시장

오후 예닐곱 시쯤 되면 대부분의 일터는 불을 꺼지고 문을 내린다. 그러나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은 그때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지하철을 타고 가락시장역에 도착했다. 경매시간에 늦을까봐 노심초사하며 뛰어 올라가는 계단에서 희미한 흙냄새와 농산물의 향기가 바람을 타고 전해져 왔다.

오후 6시. 농산물을 한 가득 실은 트럭들이 수도 없이 시장 안으로 들어오고,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하는 농산물은 순식간에 산더미를 이루어 넓디넓은 가락시장을 좁게 느껴지게 한다.

실제로 가락시장을 가본 것은 처음이었던 우리들은 끝도 없이 넓은 가락시장을 가득 채운 농산물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양파와 파, 오이, 고추 등의 농산물이 모든 서울 사람들의 식탁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될 만큼 엄청난 양이기 때문이었다.

밤 10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면 이때부터 경매가 시작된다. 이곳에서 처음 본 경매는 우리가 그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경매를 진행하는 사람이 전광판이 있는 기계에 올라서더니 마이크를 들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데, 그것으로 경매가 시작되었다.

그 앞에 모여든 입찰자들이 리모컨 모양의 응찰기로 사고자 하는 가격을 입력하면 그중 가장 높은 가격을 입력한 사람에게 팔리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경매된 농산물은 경매 완료 즉시 그 자리에서 도매로 거래되거나 중간 도매인의 점포로 옮겨져 판매된다고 한다.

경매가 도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매상인들은 경매가 끝날 즈음에 모여든다. 소형 트럭들이 몇백 대? 아니, 몇천 대? 암튼 그 시간 가락시장은 트럭들로 넘쳐났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경매 현장의 소음, 자동차 경적소리,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 호통치는 소리, 그 와중에 “따끈한 커피 있어요!” 하는 호객 소리 등등이 가락시장의 바쁜 이미지를 잘 나타내고 있었다.

가락시장은 과일·채소가 하루 평균 7천여 톤, 금액으로 따지자면 100억 원 정도가 거래되는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또한 하루 이용 인원은 13만6천여 명, 출입차량만도 4만4천여 대에 이르는 서울 최대의 농산물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가락시장은 단순한 시장을 넘어선 우리의 삶의 터전이자 일터였다. 쉴새없이 움직이고 물건을 나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서울을 땀과 삶의 열기로 채우고 있었다.

새벽을 여는 희망의 열기, 노량진 수산시장

새벽 4시. 택시를 타고 뻥 뚤린 서울을 가로질러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향했다. 밤을 낮 삼아 일하시는 기사님과의 진솔한 이야기가 끝날 즈음, 어둠에 쌓인 새벽 공기가 가득한 노량진 수산시장에 도착했다. 피곤했지만 우리는 생생한 새벽시장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생산되는 수산물뿐만 아니라 먼바다에서 잡은 수산물이 판매되는 수산물 전문 도매시장이다.

가족의 밥상에 신선한 생선을 올려놓고자 하는 어머니의 마음과 퇴근길 수산시장에 들려 신선한 회 한 접시에 시름을 날려버리는 아버지들의 모습이 있는 곳.

새벽 4시부터 열리는 경매를 보기 위해 들어선 노량진 새벽 수산시장은 낮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평소에 도매뿐만 아니라 소매도 이루어지고 있는 이곳은 밤낮 없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새벽은 조용하지만 활기로 가득했다. 시장을 가득 채운 해산물의 신선함. 곳곳에서 올라온 움직이는 활어들과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했으며 새벽 공기의 싸늘함과 이곳의 생동감이 한데 어우러져 숨쉬고 있었다.

부지런히 경매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힘차게 또 다른 하루를 준비하는 상인들의 모습이야말로 희망과 열정이 가득하였다. 이곳저곳 카메라를 들이미는 우리를 보고 말을 건네시는 분들도 계셨다. 힘든 얼굴을 뒤로하고 미소를 띄운 채 반가운 인사를 건네시던 아주머니.

“아이구~ 이쁜 아가씨들이 이 시간에 여긴 왠일인가?” 취재를 하고 있다는 우리의 대답에 “고생이 많네~ 회 한 접시 들고 가~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이 제일 싱싱할 때야.”

아주머니는 싱싱한 광어를 들어 보이셨다. 아주머니의 손에서 퍼덕이는 활어의 반짝임보다 환하게 웃는 아주머니의 얼굴이 더욱 더 빛나 보였다.

서울의 새벽을 취재하며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열기’였다. 새벽의 일터는 고달픔이 아니라 하루를 시작하는 밝음이었으며, 그곳에서 일을 하는 그분들의 얼굴에는 희망의 빛이 번졌다.

서울의 화려한 도시 속에 감춰진 우리의 삶의 모습은 다양하다.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은 남들이 자는 사이에 밤을 밝히고 새벽을 깨웠던 사람들이 노력한 결실이었다. 불철주야로 일하는 그분들의 땀을, 가끔은 잊어버리고 사는 우리 주변의 땀과 열정이 가득한 삶을 바라볼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서울문화투데이 시민기자단/ 서울관광대상 캠퍼스기자단
숙명여자대학교 문화관광학 전공 김아나. 박수진. 성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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