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큐레이터- 토크2] 인도작가 딜립샤르마,종교와 전통 뿌리 현대적 언어로 재 조명
[이은주 큐레이터- 토크2] 인도작가 딜립샤르마,종교와 전통 뿌리 현대적 언어로 재 조명
  • 이은주 갤러리정미소 큐레이터
  • 승인 2012.03.09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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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여러차례 소개됐고 전세계적 활동하고 있어
 
▲필자 이은주 아트스페이스 갤러리정미소 큐레이터

이번에 소개하는 인도작가 딜립 샤르마는 2006년부터 한국에 여러차례 소개되었던 작가이다. 인도 특유한 문화색이 가미된 화려한 색감과 조형성 때문에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렸으며, 현재도 꾸준히 전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큐레이터는 작가와 긴밀한 대화, 즉 다양한 층의 인터뷰를 하게 된다. 이번 큐레이터 토크에서는 딜립샤르마의 작품소개 외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전달하려 한다.

즐거운 소통을 위한 양면성

 마을 한 어귀, 집 담벼락 위에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채워 넣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 붓을 잡고 서 있는 한 소년. 그리고 그 소년은 화려한 색색의 물감들이 묻혀져 있는 붓을 들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딜립샤르의 작품 화면에서 우리는 화려한 색상의 특정 대상을 목격할 수 있다. 관객은 덩그러니 놓여 있는 강렬한 색상에 매료되기도 하지만, 좀 더 세심한 눈길을 끄는 오브제는 화면 안에 자리잡고 있는 커다란 대상을 중심으로 자그마하고 변화무쌍하게 퍼져있는 대상물들이다. 

마을 한 어귀, 집 담벼락 위에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채워 넣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 붓을 잡고 서 있는 한 소년. 그리고 그 소년은 화려한 색색의 물감들이 묻혀져 있는 붓을 들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딜립샤르의 작품 화면에서 우리는 화려한 색상의 특정 대상을 목격할 수 있다. 관객은 덩그러니 놓여 있는 강렬한 색상에 매료되기도 하지만, 좀 더 세심한 눈길을 끄는 오브제는 화면 안에 자리잡고 있는 커다란 대상을 중심으로 자그마하고 변화무쌍하게 퍼져있는 대상물들이다. 
▲Jigar maa badi aag hai-ii, 187×112cm, Inkjet print on fine art paper, 2008

작가는 인도 밖을 여행하게 되면서 얻게된 풍경을 비롯하여 자신의 일상적인 재료, 그리고 공상적인 상상의 내러티브를 통해 하나의 화면을 완성해 낸다. 자신의 마음속 깊은 성스러운 소원들을 신에게 들려줌으로써 그는 자신의 작업 이야기를 매개로 신과 즐거운 소통을 꾀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작가의 경험이 주요 모티브가 되어 화면을 구성하며, 그러한 화면의 요소들은 신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다채로운 상상력이 내재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그림 안의 강렬하면서도 감미로운 여러 가지 색감들은 인도와는 전혀다른 환경에 놓여져 살고 있는 다양한

▲Jolie the fox fire-ii, 77×112cm, Inkjet Print on fine art paper, 2008.

사람들의 삶의 형태와 방식을 드러내고, 이를 통해 딜립샤르마는 인도의 종교와 전통적 뿌리의 양상들을 다시금 현대적인 언어로 재 조명하고 있다.

특히나, 그의 화면에 많이 등장하고 있는 소재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 그리고 도발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도시인의 모습이다. 인도의 전통적인 형식으로 꾸준히 작업을 해왔던 딜립샤르마는 영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고, 인도 밖을 여행하게 되면서 겪은 문화적 충격을 자신의 화면에 옮겨 내기 시작했으며, 이때부터 인도에서는 금기시되는 패션문화가 그의 화면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화면에 그 스스로가 판단하고 조망하는 인도의 사회상과 더불어 타 문화에서 발견한 아이콘들을 공존시킴으로 기존의 자아를 뿌리에 두고 변형된 자아표출을 암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렇기에 딜립샤르마는 현재 그가 겪고 있는, 즉 과거와는 또 다른 시대상의 정체성을 작업을 통해 풀어내고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 이제부터 그와 전시준비를 위해 나누었던 인터뷰를 통해 그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도록 하자.

Q: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를 통해 예술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제 작업에 등장하는 “모델”의 포즈는 모두 패션 잡지에서 발견될 만한 글래머러스한 이미지들입니다. 비키니를 입었거나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 그리고 그것을 응시하는 남성들, 플레이보이의 버니걸 등은 오늘날 모든 문화전반에서 통용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저는 신화적인 주제도 많이 다루기 때문에 제 작업은 동서양으로부터 누락되거나 잊혀진 젊은 세대의 정체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또한 제 작업을 통해서 저는 젊음이 넘치는 판타지를 면밀히 살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남녀간의 에로틱 판타지도 서술하고 있습니다.

▲Kunwarji The Mascot-ii, 77×112cm, Inkjet Print on fine art paper, 2008

Q: 작업을 살펴 볼 때, 인도와 그 밖의 문화권에서 느낀 다양한 요소들이 작업에 반영된다고 생각합니다. 작업과정에서도 해외 여행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될 듯 한데요. 그렇다면 해외여행을 통해 주로 어떤 영향을 받는지요?

A: 제 최근 작업은 2001년 유럽 레지던시 프로그램 중에 겪었던 경험에서 기인합니다. 그 여행은 인도를 벗어난 첫 여행이었는데 그곳에서 겪었던 문화적 차이가 제 작업의 주제가 되었습니다. 가령, 인도에서는 보기 힘든 다리가 노출된 여성들을 마주친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후에 인도로 돌아와 서구 문화에 매혹된 젊은 세대를 주제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그들의 패션에 대한 열망과 환상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Q: 작업에서 주된 개념에 영감을 주는 요인은 어떻게 찾아내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이국적인 문화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들과 소통한 것을 반영한 제 자화상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The golden girl, 77×112cm, Inkjet Print on fine art paper, 2008
예를 들어, 제 첫 번째 자화상 작업의 제목은 -Kunwarji가 J.J에 있을 때-였는데, 그때는 제가 J.J대학의 석사과정에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턱수염과 머리를 길게 길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었던 턱수염과 머리를 잘랐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는 언제나 의식하고 있던 제 긴 턱수염과 머리가 금새 그리워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제 턱수염과 머리칼이 마치 외부로부터 저를 보호해 주는 나뭇가지의 잎들과 한 다발의 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화상에서 머리를 나뭇잎으로, 턱수염을 작은 꽃으로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로 표현했습니다.


 

 

 

 

 

 

이은주(李垠周) Lee EunJoo

홍익대학교 대학원 예술학과를 졸업했으며 판화와 사진 전문 아트페어인아트에디션 팀장을 역임했다. 현실과 환타지의 경계시리즈(2008), 다양한 매체 속에서 탄생된 예술작품의 시나리오(2008), 비주얼인터섹션-네덜란드사진전(2009), Remediation in Digital Image展(2010), 미디어극장전-Welcome to media space(2011), 사건의 재구성전(2011), 기억의방_추억의 군 사진전(2011) 외 다수의 기획전 및 개인전을 기획했다.

전시와 출판 관련 일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아트스페이스 갤러리정미소 큐레이터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