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향기 속에서 편안히 잠드소서
국화 향기 속에서 편안히 잠드소서
  • 서울문화투데이 특별취재팀
  • 승인 2009.05.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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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당신을 버리라 했지만, 우리는 당신을 버릴 수 없습니다.

휴일 아침, 전국을 들썩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은 국가 전체에 충격을 던졌다. 문인과 학자, 시민운동가와 일반 시민들은 한결같이 "믿을 수 없는 소식"이라며 당혹감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가요계 공연계 등 문화계에서도 추도의 바람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한국문학평화포럼회장이자 원로 시인인 고은씨는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더 이상 아무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한편 한국문학평화포럼은 26일 노 전 대통령 서거 49재 기일인 오는 7월10일에 맞춰 '고(故) 노무현 대통령 추모시집'을 시 전문지 '시경'과 공동으로 출간한다고 밝혔다. 시인 100명이 참여하는 이번 추모시집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추모·헌정 시집으로서는 처음이다.

또한 소설가 이외수씨는 2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이틀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접한 순간을 떠올리며 “잃어서려는데 두 무릎이 맥없이 꺾어졌다”면서 “한동안 실어증에 빠져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방송을 잠결에 들었다는 그는 “비록 그의 육신은 한 줌의 재로 돌아가겠지만 그의 정신은 만인들의 가슴 속에 푸르게 살아 있을 것”이라며 고인의 죽음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공중파 3사가 예능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하는가 하면, 가수 이하늘씨는 모 행사에서 노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중간에 퇴장하는 등 충격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 ‘디자인산업지원 마스터플랜’ 기자설명회, ‘별별가족 한마당’ 행사 등 전국 광역단체와 기초자치단체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예정된 행사들을 취소, 연기하는 등 추모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오탁번 한국시인협회장은 "아주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고 경위가 어떻든 전직 대통령의 서거에 모두 애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민족성을 회복해야한다"고 했다.

이와같이 문학계와 가요계, 영화계 등 문화 각계가 한목소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비통한 심정을 나타냈다.

발인 → 경복궁 영결식 → 서울광장 노제 → 화장장 → 다시 봉하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29일 오전 5시 시신이 안치된 봉하마을 광장에서 발인제를 시작으로 하루 동안 빠듯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영결식은 오전 11시 경복궁 흥례문 앞뜰에서 시작된다. 이 자리엔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3부 요인, 내외 귀빈, 국민장 장의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제가 치러지는 서울광장까지 광화문 일대(경복궁 동문∼청와대 입구∼동십자각∼광화문∼세종로 사거리∼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4km가량을 서서히 이동할 예정이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은 오후 3시경 경기 수원시 연화장에서 화장을 한다. 화장이 끝나면 운구차는 화장장을 출발해 오후 7시 반경 다시 봉하마을로 돌아온다.

노 전 대통령의 유골함과 영정은 인근 봉화산 정토원에서 이틀 밤을 보낸 후, 삼우제인 31일 유골함은 작은 비석과 함께 사저에서 서쪽으로 30m, 생가에서 뒤편으로 100m 떨어진 야트막한 언덕 장지에 묻히는 것으로 일정은 마무리 된다.

영결식 당일 수많은 인파가 모일거라 예상한 경찰은 ‘갑호비상 근무체제’(전 경찰 비상대기)를 가동할 방침이라고 했다.

서울문화투데이 특별취재팀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