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K-POP열풍의 1등 공신은 팬이다
[기자의 눈] K-POP열풍의 1등 공신은 팬이다
  • 서문원 기자
  • 승인 2012.03.1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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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댄스, 리엑션동영상 등 국내외 팬들의 성원, 몇몇 사건으로 물거품 위기

’최근 한류스타들의 폭행과 폭언이 도를 넘어섰다. 팬은 안중에도 없고, 비난여론에 따른 ‘사과발언’도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더구나 현재 논란이 되는 JYJ 사생팬은 국내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해외팬들의 호응에 힘입어 한류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몇 년부터 시작된 남미팬들의 K-POP사랑은 유투브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열정과 긍정적인 시선에 과연 한국가수들이 성숙한 모습으로 다가갈지 의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K-POP 가수들의 신곡 발표 마다 유투브 동영상에 등장하는 ‘커버댄스’(Cover Dance)와 ‘리엑션’(Reaction Music Video) 동영상이다. 이는 한류음악의 특징이기도 하다.

K-POP 글로벌화? 아직 멀었다!

현재까지 드러난 K-POP가수들의 유투브 조회수와 해외 인지도 면면을 보면 K-POP가수들은 세계적인 가수들에 비해 아직 도약단계에 불과하다. 한 마디로 ‘월드스타’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부풀린 모습이 역력하다.

가령 소녀시대가 지난 해 발표한 싱글 ‘더 보이즈’(the Boys) 유투브 조회수 3천6백만회 돌파를 놓고 국내매스컴이 앞다퉈 보도한 사례를 보자. 이는 지난 해 11월 영국가수 아델의 노래 ‘Rolling in the deep‘을 커버 곡으로 불러 유투브 조회수 5천3백만회를 돌파한 11살의 소녀가수 안젤라 바즈퀘즈(멕시코, Angela Vázquez)에 비하면 평범한 수준이다.

11살의 멕시코 소녀 안젤라 바즈퀘즈와 남매가 만든 아마추어 커버그룹 ‘바즈퀘즈 사운드’는 현재 멕시코 뿐 아니라, 멕시코는 물론 미국 뉴스쇼에도 방영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래가 조회수 5천만회를 돌파한 화제의 동영상 ‘Vazquez Sounds의 Rolling In The Deep (Cover)’다.

               

참고로 영국출신 가수 아델의 노래 ‘Rolling in the deep’ 유투브 뮤직비디오 동영상 조회수는 10일 현재 2억 5천7백만회를 기록중이다. 더구나 레이디 가가와 비욘세는 뮤직비디오 한편 당 유투브 평균 조회수가 1~2억 회를 훨씬 넘는다.

해외 음반시장은 아시아 인기가수가 영어로 노래를 불러도 쉽게 호응하지 않는다. 게다가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만든 ‘후크송’이라는 장르에 싱크로율 90%에 가까운 댄스로 어필하는 K-POP은 관심갖고 호응해주는 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오늘날 K-POP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배경에는 해외팬들의 커버댄스와 리엑션 동영상이 크게 기여했다.

K-POP 리엑션 동영상을 주목하라

지난 달 말부터 국내 아이돌그룹 빅뱅이 신곡 ‘블루’(Blue)와 ‘배드 보이’(Bad boy),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를 잇따라 발표하자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의 반응이 뜨겁다. 유투브 조회수로 보면 1천만회를 넘긴 뮤직비디오는 ‘블루’ 한곡 뿐이지만, 해외 팬들의 다양한 반응으로 인기가 확산 중에 있다.      

아래는 미국의 케이팝 커버댄스그룹인 ‘McFlyFreak1227’가 담은 슈퍼주니어 ‘Mr. Simple 리엑션’ 동영상이다. 이들의 반응은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그 중 대표적인 인기 리엑션 동영상을 업로드 하는 K-POP팬은 미국의 두 여고생들이다. 아이디는 ‘McFlyFreak1227’다. 이들은 슈퍼주니어 팬으로 K-POP 커버댄스를 유투브 동영상으로 제작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다음으로 ‘코트니’, ‘자스민’이라는 이름을 가진 20대 미국 여성들이다. 이들의 아이디가 ‘2MinJinkJongKey’로 봐서 샤이니 팬이다.

‘2MinJinkJongKey’가 아이디로 올린 아래 리엑션 동영상은 현재 조회수 4만7천 회를 기록중이다. 영상에 나오는 두 미국 여성은 빅뱅의 신곡을 접하고 ‘좋았던 점’과 ‘이건 오버다’ 싶은 내용을 담아 2주 전 유투브에 업로드 했다.

             

이들 두 그룹의 반응을 보면 반응이 각기 다르다. ‘McFlyFreak1227’은 커버댄스가 가능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좋아한다. 슈퍼주니어와 틴탑 뮤직비디오에 여러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봐서 SM타운출신 아이돌스타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더불어 ‘2MinJinkJongKey’는 힙합, R&B를 선호하는 편으로 싱크로율 90%를 상회하는 댄스그룹 보다는 개성 강한 보이스와 스타일리시한 패션을 앞세운 샤이니와 빅뱅, 2ne1을 좋아한다.

이밖에 20대 독일출신 여성팬 ‘MelScha2704’는 인기 리엑션 동영상을 업로드 해왔다. 이들 두 여성은 국내에 거주하면서 K-POP매니아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소개된 K-POP팬들처럼 장르를 따지지 않고, 다양한 반응으로 촬영된 리엑션 동영상을 유투브에 올려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경우는 유럽 K-POP팬들의 특징이다. 참고로 유럽 팝시장은 록음악과 테크노뮤직을 제외하고, 모든 장르를 섭렵하는 팬들로 가득하다. 재즈음악을 듣고 바로 포르투갈 파두에 빠지는가 하면, 일렉트로닉사운드에 심취하다가 클래식 공연에 열광하는 면을 보이는 등 다양한 음악을 즐기는 편이다.

이처럼 세계 K-POP팬들은 기존 팝시장의 거대함에 굴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한국가수들을 알리기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해외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제 막 피어오르고 있는 한류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들이 터져나왔다.

지난 주 국내외 K-POP팬들의 가장 큰 이슈는 JYJ 맴버의 사생팬 폭행동영상 캡쳐화면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폭행과 폭언은 자제되야만 한다. 하지만 현재를 보면 일부 한국가수들의 무분별한 언행과 사생팬의 범죄와도 같은 스타 사생활 침해는 이미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너간 것 같다.

연예기획사, 한류가수들 정신차려야..

지난 주 인기아이돌 그룹 JYJ맴버들의 폭행사건이 공개되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난 여론이 일자, 국내 팬들도 ‘실망스럽다’는 댓글을 달며 “지난 십수년간 세계 곳곳에 동영상과 사진들을 올려준 보람이 일순간에 사라졌다”며 개탄하기도 했다.

덧붙여 위 같은 절망섞인 팬들의 반응은 지난 달 블락비 ‘태국 비하 발언’ 당시에도 나타났다. 단순히 “그래 미안하다‘와 같은 사과 한 마디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심지어 십수년간 한류열풍 카페에서 활동해온 국내 한류팬들은 사과발언 마저 ’뻔한 언론플레이‘라며 몇 달 안에 또 다시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자조섞인 글들이 올라왔다.

연예기획사와 가수들이 스스로를 되돌아볼 차례가 됐다. 국내외 한류팬들의 호응에 힘입어 그들이 성장했다. 그런데 이제와서 몇몇 아이돌그룹들이 팬들을 무시하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는다면 한류열풍은 바로 중국과 다른 나라로 넘어갈 수 있다.

유행이란 원조를 허락하지 않는다

아시아 제 1의 음반시장을 가진 일본도 이미 ‘ABK48’같은 전형적인 일본아이돌풍을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아이돌그룹을 키우고 있다. 그럼 멀지않은 훗날 한국 가수들은 한 때 인기를 누린 일본어 가수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더 노력해서 훌륭한 아티스트로 거듭날 것인가?

현재 일렉트로닉 댄스음악과 현란한 춤으로 무장한 K-POP은 이제 한국만이 가진 특징이 아니다. 더구나  유행이란 원조가 없다. 복고풍이 어느새 새로운 장르로 전환되고, 그런 분위기를 통해 인기를 끄는 아이돌스타들은 세계 곳곳에 널렸다.

한국가수들과 배우들이 어느 순간 자만하고 제 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하면 해외 팬들의 시선은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다.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외처럼 수많은 파파라치와 광팬들의 범죄에 노출된 외국인 스타들에 비하면 기획사가 인성교육부터 경호까지 성심껏 관리 해도 무난히 넘어갈 일이 대부분이다.